올해, 소유는 홀로 뜬 섬이었다.
사용하지 못했지만 소품으로 꽃을 준비했어요. 보라색 히야신스예요. 진짜 예쁜데요. 올해 꽃을 자주 받아요.
아까 촬영한 사진을 보면서는 “진짜 못생겼다”고 말했어요. 여자 연예인 중엔 워낙 예쁜 분이 많으니까요. 근데 저 실물로 딱! 보면 괜찮아요.
2012년에 < GQ >가 선정한 ‘올해의 여자’는 씨스타였어요. 그때도 촬영하면서 “못생겼다”라고 말하던 게 기억나요. 이제는 외모 콤플렉스를 그냥 받아들여요. 어떤 선배는 자신의 댓글은 안 보고 다른 연예인 댓글을 본대요. 저도 따라 해봤는데, 완벽하게 예쁜 여자도 못생겼다고 말하는 댓글을 보면서, 제가 상처받을 필요가 없겠다 싶었죠.
소유 얼굴을 좋아하는 남자도 많아요. 그건 그냥 개인 취향이죠. 예전엔 만족하며 살려고 했는데…. 성형을 하든 안 하든 예쁜 게 짱인 것 같아요. 그래서 성형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근데 회사에서 너무 싫어해요. 사실 성형한 얼굴에 질린 분들이 저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전 평범하면서 친근하니까요.
집까지 공개해서 더 친근해요. <나혼자 산다> 섭외 들어왔을 때 제일 걱정한 건 ‘집 위치가 노출되지 않을까?’였어요. 근데 불편하면 이사 가면 되죠. 사람들은 여자 연예인들은 뭐라도 있는 줄 알잖아요. 하지만 연예인도 진짜 별거 없어요. 예뻐지려면 안 먹거나 저처럼 운동해야 돼요. 혼자 있으면 외롭고요. 올핸 너무 바빠서 외로울 틈이 없었지만요.
사실 바쁠 때 더 외롭잖아요. 잠잘 시간도 없었는데요. 그리고 얘기할 친구도 많아요.
연예인? 예전에는 연예인을 잘 안 만났는데, 이제는 좋은 사람, 안 좋은 사람 가릴 줄 알게 된 것 같아요. 원래 스트레스 쌓이면 꼭 그 사건을 말해서 풀어야 했어요. 지금은 사람들 만나서 쓸데없는 얘기를 해요. 올해 깨달은 게 있다면 지금 행복한 일, 좋은 일만 생각해도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거예요. 어차피 사는 인생 길지도 않잖아요? 정 기분이 별로면 와인 마시고 노래 크게 틀어놓고 그 우울함을 즐겨요.
우울할 때 쇼핑 안 해요? 올해 산 것 중에 가장 비싼 건 뭐예요? 올해 이래저래 돈을 많이 썼어요…. 생로랑 가방. 한국에서 안 샀어요. 미국에서 샀어요. 한국에 없어요. 저는 한번 살 때 왁! 다 사요. 근데 항상 뭔가를 사는 것보다 저한테 투자하는 걸 더 좋아해요. 운동도 PT 한번 제대로 등록하려면 비싸요. 피부과도 그렇죠.
회사에서 내주는 게 아니군요? 네, 개인 돈으로 해요. 명품 백, 옷에 투자하는 연예인이 있는 반면, 저는 먹는 것에 돈을 써요. 올해 여러모로 최선을 다해 관리했어요. 원래 앨범 나오기 전에는 운동을 열심히 해요. ‘터치 마이 바디’가 나오고 갑자기 다이어트 자극 사진으로 제 사진이 올라오는 거예요. 부담이 생겼어요. 제가 살찌면 사람들이 실망하잖아요. 예전부터 제 몸매의 롤 모델을 메간 폭스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실제로 보니까 키도 엄청 작고 너무 마른 거예요. 배신당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긴장을 늦추면 안 되겠다 생각했죠. 그래서 너무 피곤해도 헬스장 가서 운동하려고 노력해요.
올해, 정말 많이 울었던 날 기억나요? 네. (한참을 생각하고는) 한여름…. 인간관계 때문이었어요.
혹시 그 인간, 남자였나요? 전 연애할 때 거슬리는 게 많지 않아요. 짜증이나 질투가 많은 편도 아니에요.
진짜 사랑을 해본 적도 없을까요? 어렸을 때부터 성공이 최우선이었어요. 제가 잘되어야지 가족들이 행복할 수 있고, 친구도 도와줄 수 있고, 좋은 남자를 만날 기회도 더 많아지는 거잖아요? 만약 진짜 사랑하는 남자가 있는데 남자가 능력이 안 된다면 이 사람을 데리고 살 수도 있는 거죠. 당당하게. 뭐든지 잘됐을 때만 선택권이 많아지는 거예요. 초라하거나 짐이 되는 건 싫어요. 이런 마음 때문에 아파도 독하게 스케줄을 다 소화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원래 아픈 건 잘 참아요. 저, 신종 플루도 견뎌낸 여자예요.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요. 불과 3년 전만 해도 다이어트도, 인간관계도 우유부단했어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 독해졌어요. 2년 전만 해도 욕심이 없었어요. 다른 사람에게 먼저 해, 이런 식이었죠.
씨스타에서요? 네. 하지만 굳이 씨스타를 떠나서도요. 지금은 욕심이 생겼어요. 제 인생의 마지막 터닝 포인트는 아프리카를 다녀온 거예요. 봉사를 해서 그런 건 아니에요. 그때 < 여성Women >이라는 책을 읽었어요. 많이 하는 말이지만 “네 자신을 사랑해야 다른 사람도 널 사랑해준다”, 이 말이 와 닿았죠. 예전엔 노력해도 잘 안 되니까 계속 부정하게 됐어요.
2년 전에 씨스타에서 위치를 물을 때, 서브 보컬이어도 괜찮다고 말했어요. 이제 누구도 소유를 씨스타에서 서브라고 생각하진 않을 텐데요. <라디오 스타>에서 보라 언니가 저보다 서열이 낫다고 말하는 바람에 욕 엄청 먹었어요. 앞에 말을 많이 했는데 편집돼서…. 그때 말을 하자면, 이제 다 비슷비슷한 거 같아요.
예전에 너무 ‘서브’라고 강조해서 안타까웠어요. (양손 손가락을 전부 펴 보이며) 저 4 할게요. 올해는 10 중 4. 아, 아니다 저 그냥 3 할까요?
요즘도 불면증에 시달리나요? 아뇨. 잘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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