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의 노래 하면 유주 씨의 발성이 생각나요. 처음 듣는 모니터링이네요. 신기해요.
성량이 풍부해서 그런가요? 이를테면 여자친구의 노래에서 유주 씨가 부르는 부분이 도드라지는데, 그게 꼭 여자친구인 것 같아요. 다르게 표현하면 혼자만 ‘텐션’이 올라 있어요. 사실 다른 부분은 예쁘고 편안하고 자연스럽잖아요. 밝고 건강한 소녀의 모습을 표현하다보니 운동장에서 뛰놀던 제 모습이 나오는 것 같아요. 노래에 성격이 묻어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요.
어떤 성격일까요. 첫인상은 얌전해 보이지만, 누가 건드리기만 하면 뭐가 튀어나오던데. 학교 다닐 때 그런 말 많이 들었어요. 첫인상은 다가가기 쉽지 않은 이미지인데, 막상 친해지니까 정반대라고. 안쓰러울 정도로 간절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 어느 멋진 날 >의 징검다리, < 아이돌육상대회 >의 달리기에서 보여줬듯이. 원래 운동을 좋아해서 그렇지 않을까요. 저는 되게 자연스럽게 느껴요. 예능은 편하게 해야 더 잘 나온다고 생각해요.
어려서부터 수많은 노래 경연에 나간 걸로 알아요. 가수가 되기 위해 계속 문을 두드려온 간절함이 지금 노래와 방송에서 드러나는 건가 싶었어요. 영향이 없을 것 같진 않아요. 도전을 좋아한다기보다 시간을 헛되게 보내는 게 싫었어요.
그게 제가 말한 ‘텐션’의 배경 같네요. 근데 할 때는 하고 풀어줄 땐 풀어주는 게 중요해요. 풀어줘야 꽉 잡을 수 있어요. 풀어줄 때는 제 자신한테 관대해요.
낮밤 없이, 피곤하면 자는 시간도 있다는 건가요? 낮잠은 잘 못 자요. 차에서 간간히 자기만의 시간을 보낼 때만큼은 제가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해요.
어떤 걸 하는데요? 춤도 못 추고, 노래를 부르자니 멤버들도 있으니까, 뮤직비디오 찍을 때 필요한 표정연기 연습이 제일 좋더라고요. 이어폰 꽂고 발랄한 노래부터 어두운 노래까지, 상황에 맞게 빨리빨리 얼굴로 표현하는 연습이에요.
‘텐션’을 이렇게 설명할 수도 있겠어요. 준비하지 않은 사람이 보여주는 것 말고 준비한 사람이 보여줄 때 드러나는 것. 좋은 텐션이어야겠죠? 하하.
유주 씨가 그 무대(유튜브 조회수 1천만을 기록 중인, 빗물이 고인 무대에서의 공연 영상)에서 유독 혼자 넘어진 이유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똑같이 연습해서 갔고, 균형 감각도 좋은 편인 줄 알았는데 당황스러웠어요. 동작이 과격했던 거겠죠?
맞아요. 오늘 한 얘기와 연결되는데, 유주 씨는 누구보다 힘을 들이고 있었던 거죠. 안 좋은 조건을 만나니까 그 부분이 여지없이 드러난 거고요. 왜 더 힘을 들이느냐면, 정말 많이 연습했으니까. 연습에서 분명히 얻는 게 있어요. 노래 연습해서 노래 잘하고, 춤 연습해서 춤 잘 추지 않더라도 시행착오 속에서 나만 아는 게 꼭 하나씩 생겨요. 그게 값지더라고요.
무대에서 눈 부릅뜨는 건 알아요? 하하. 팬 분들이 그 얘기 진짜 많이 해요.
그 모습조차도 무슨 의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제가 봐도 그렇더라고요. 눈도 안 예쁘게 나오는데. 제 나름대로는 카메라가 비추는 짧은 컷 중 하나만이라도 눈빛으로 뭔가 전달하려는 거예요.
- 에디터
- 장우철, 정우영
- 포토그래퍼
- 김형식
- 스타일리스트
- 강국화
- 헤어
- 박지선
- 메이크업
- 서지영
- 어시스턴트
- 조혜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