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좋아.”, “괜찮아, 괜찮아.” 입 모양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김연경은 대개 좋다고 할 뿐이었다. 질책하거나 나무라지 않았다. 자책할 뿐. 결정적 공격을 성공시키고는 두 팔을 벌리고 코트를 휘저었다. 혼자 즐겁거나 힘이 남아서 그런 것은 아니었을 터. 리우 올림픽에서 김연경은 앞을 보고 싸우는 동시에, 뒤를 보며 북돋우고 다독였다. 경기장 밖에서는 팀 통역까지 맡아야 했다. 8강에서 탈락이 확정되자 “울지 마”라며 선배 리베로 김혜란부터 껴안았다. “당시에는 그냥 후회 없이 뛰고 나오자, 고생했던 거 힘들 때 생각하자, 그런 말을 제일 많이 했죠.” 소속 프로팀에서나마 주장 완장을 잠시 내려놓은, 여자 배구 국가대표팀 주장 김연경이 터키에서 전해온 말이다.
- 에디터
- 장우철, 손기은, 정우영, 유지성
- 일러스트레이터
- 조성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