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즈를 잡는 하성운의 모습을 꽤 오랫동안 쳐다봤다. 종종 그의 몸이 스르르 앞으로 기우는 것처럼 느꼈는데, 몇 번을 다시 봐도 실제 몸의 각도는 그대로였다. 게다가 그는 셔터가 열두 번이 넘게 터지도록 눈을 단 한 번도 깜빡이지 않았다. 그는 몰입하고 있었다. 카메라의 기운과 강렬하게 맞선달까, 카메라와 자신 외에 다른 것은 한 번에 확 지워버린달까…. 워너원 데뷔곡 무대 위의 하성운을 보았을 때도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끝없이 교차되는 대형 속에서 좌우로 움직이다 카메라 앞으로 불쑥 들어올 때, TV가 울컥 움직이는 것 같았다. <프듀> 시즌2 포지션 평가 무대에서 감정을 그러모아 ‘소나기’를 부를 땐 카메라가 당겨져 들어가는 것 같았다. 춤, 노래, 퍼포먼스, 태도 어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다. 하성운이 무대에서 보여주는 모습엔 잔뜩 벼린 힘과 견고한 집중이 있다. 2014년 그룹 ‘핫샷’으로 데뷔한 경력이 있는 데다 무대 경험도 많아 덕을 본 것도 있겠지만, 사람의 매력은 노력한 시간과 비례해 쌓이진 않는 법이다. 다방면의 재능을 끌어올리기 위한 하성운의 노력은 우리의 추측보다 훨씬 더 넓고 깊었을 테다. 그래서 엉뚱하게 딱 하나가 묻고 싶어졌다. “저의 재능을 한 곳에 몬다면 어디로 집중시키고 싶냐고요? 노래요. 어릴 때부터 노래로 시작했기 때문에, 만약 정말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노래요.” 수줍게 답했지만 묵직하게 들렸다. 꿈쩍도 하지 않는 토르의 망치 같은 하성운의 기운이 순식간에 후르륵 풀릴 때는 멤버들과 함께 있을 때다. 멤버 다섯 명 이상이 한 곳에 모여 있으면 어김없이 그 중심엔 하성운이 있고, 그의 말에서 웃음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갑자기 멤버들이 오종종 모여들면 그 가운데에 누가 있을진 보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갑자기 스튜디오에 흐르던 음악의 비트가 빨라지자 하성운의 어깨가 가장 먼저 들썩였다. 제이 락의 ‘Hood gone love it’의 가사를 팽팽한 입술로 조용히 따라 부르다가 멤버들의 장난에 또 와장창 웃는다.
“재능을 한 곳으로 몬다면 어디로 집중시키고 싶냐고요? 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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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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