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타엑스의 셔누는 요즘 미래를 고민한다. 원호는 시간을 손안에 넣고 싶다. 4년 차 아이돌의 하루는 매일이 뜨겁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인터뷰를 시작하니 좋습니다. 오늘 촬영이 아니었다면 여기서 뭐 했을 것 같아요?
원호 여기가 이촌동 한강공원이니까, 셔누는 아마 웨이크보드? 셔누 아, 요즘은 제 취미 중에서 웨이크보드가 좀 버려졌어요. 하하. 아무래도 내일 몬스타엑스 일본 뮤직비디오 촬영이 있어서 아마 안무 연습했을 것 같아요.
방콕 투어 콘서트 ‘더 커넥트’를 다녀온 게 며칠 전인데, 아이돌은 정말 게으를 틈이 없는 건가요?
원호 흐흐. 저는 한 달에 한 두세 번 정도? 게으른 것 같아요. 운동이나 작업이나 해야 할 것들을 미루고 오늘은 쉴까, 같은 생각을 하는 거죠. 셔누 그래도 원호는 운동을 진짜 열심히 해요. 저는 운동을 의무로 하는데, 원호는 열정으로 하는 것 같아요. 시간 투자를 많이 했으니까 더 열정적으로. 원호 저도 운동이 재밌지는 않고, 사실 고통스러운데, 그런 게 있어요. 운동을 할 때는 남들보다 한두 시간 일찍 일어나서 하잖아요. 매번 그러다 보니 운동을 건너 뛰면 그 시간이 너무 아깝고 허투루 쓰는 것 같아서….
셔누가 관찰해본 바, 원호 본인도 잘 모르는 원호만의 장점은 뭐예요?
셔누 하나에 꽂히면 그걸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점요. 운동이라든지 작곡이라든지 한번 마음 먹으면 약간 끝을 보는 스타일? 근데 이건 원호가 모르는 장점은 아닐 것 같아요. 알지? 원호 응. 셔누 아주 대표적인 장점이죠.
셔누도 미처 몰랐던 셔누의 장점은요?
원호 셔누는 제가 지금까지 본 사람들이랑 완전 달라요. 제일 포용력이 넓다고 해야 하나? 모르는 사람이 보면 약간 무덤덤해 보이거나 무뚝뚝해 보일 수 있는데, 아는 사람 모두에게는 무슨 잘못을 해도 절대 티도 안 내고, 다 받아들이고, 모두 맞춰주는 성격이에요. 그 정도가 아주 커요. 셔누 요즘은 예전보다 좀 많이 줄어들었지만, 저도 잘 알고 있는 장점이죠. 흐흐.
이제 데뷔 4년 차예요. 혹시 몬스타엑스로 데뷔해서 제일 처음 희열을 느낀 순간을 기억해요?
원호 데뷔하고 10일 정도 됐을 때, 드림콘서트에 섰어요. 무대도 엄청 크고 관중도 많잖아요. 사람들이 저희를 잘 모를 때, 셔누랑 저랑 둘이서 댄스브레이크로 무대를 시작했어요. 사람들의 환호성이 전기처럼 내 살갗으로 느껴지니까, 와….
데뷔 후 지금까지 겪어온 많은 일 중에서 슬로모션으로 기억하고 싶은 순간은요?
셔누 해외에서 투어 콘서트하는 시간들? 유럽, 남미, 미국은 가기가 힘든 나라들인데, 언제 또 와 보겠나 싶은 생각도 들어서 시간이 천천히 갔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원호 전 연습생 때 같이 데뷔 준비한 열 몇 명의 친구가 있었는데, 회사에서 그 친구들이랑 같이 밥 먹으러 내려가는 순간이요. 뭔가 되게 벅차요. 지금도 그 생각하면 좀 슬프고 가슴이 꽉 차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그때의 나를 다시 만난다면 뭐라 말 해주고 싶어요?
원호 “애들이랑 더 잘 지내라.” 그땐 다 데뷔할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니까…. 누구는 군대 가 있고, 누구는 연락을 잘 못 하기도 하니까…. 셔누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흐흐. 그땐 카메라도 싫어하고 끼라는 게 뭔지 몰랐고 그냥 춤이랑 노래에만 몰두했는데, 그것조차도 뭔가 방송에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연습했던 거죠.
‘내가 참 성공했구나’라는 기분이 드는 순간을 상상해본다면, 어떤 그림이 그려져요?
셔누 며칠 전에 암스테르담에서 비욘세와 제이지의 합동 공연을 보고 왔어요. 내가 저 두 명을 보고 느끼는 이 감정을 다른 사람들도 날 보면서 느끼면 좋겠어요. 그러면 성공했다고 느껴지지 않을까요?
지금 나를 은근하게 괴롭히는 고민거리가 있나요?
원호 밀린 앨범 작업. 셔누 미래요. 뭐 열심히 생활하고, 몬스타엑스도 잘 하고 있지만, 미래에 대해 구체적으로 뭔가 확신을 가지고 싶은데, 쉽지 않아요. 내일 생각해봐야지, 하고 넘어가기만 했던 것 같아요.
지금 4년 차 아이돌 몬스타엑스에게 필요한 한 가지를 꼽아보자면요?
셔누 화장품 광고? 흐흐. 원호 회사의 상장? 흐흐. 셔누 이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쉴 틈도 없이 해외 투어를 하고 있지만, 잠깐 되짚어보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해요. 앞만 보고 달린다고 잘되는 걸까? 이런 느낌이 없지 않아서요.
아이돌이 아닌, 그냥 스물일곱 나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한 가지는 뭐예요?
원호 시간! 시간이요. 시간이 너무 없어요. 시간이 남들이랑 공평하게 안 갔으면 좋겠어요. 난 좀 느리게 갔으면 좋겠어요. 항상 시간이 없으니까 잠 자는 시간을 빼서 작업을 하고 조금 자곤 하는데, 이게 반복되다 보니까 나중에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서 또 중요할 때 뭘 제대로 못 하겠고요. 셔누 정말 개인적으로 답한다면 차와 집!
그럼 원호는 지금 당장 자유시간 10시간이 주어진다면 뭐 할 생각이에요?
원호 가족한테 가야 되지 않을까요? 제가 보고 싶은 건 아닌데, 엄마가 저를 보고 싶어 할 것 같아요.
셔누는 해보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이 있나요?
셔누 전 사실 몬스타엑스에 더 몰두하고 싶어요. 주변에서 저에게 “되게 재미있다, 웃기다” 이런 말도 해주시는데 사실 예능에서 제가 웃기려고 하면 항상 망하고, 이상한 타이밍에서 다들 웃으니까 어느 땐 사람들이 날 비웃나, 이런 생각도 들고…. 하하. 저에게 예능은 사실 되게 어려운 일이에요.
아이돌이 이름을 얻는 과정에서 예능에 나가서 인기를 견인해야 하는 상황도 있다 보니 그런 부담이 있는 거죠? 이참에 몬스타엑스의 최고 강점을 하나씩 분석해본다면요?
셔누 저희만의 퍼포먼스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있어요. 그걸 발판으로 멤버들의 개성도 더 드러나면 좋겠고요. 원호 요즘 활동하는 아이돌 중에…, 사실 피지컬은 우리가 제일 좋지 않나? 흐흐흐. 그게 부각이 좀 됐으면 좋겠어요.
몇 살의 내가 제일 멋있을 것 같아요?
원호 저는 지금이요. 셔누 아, 저는 마흔두 살이라고 말하려 했는데 원호 대답이 더 좋은 것 같아요.
- 에디터
- 손기은
- 포토그래퍼
- 김참
- 스타일리스트
- 황금남
- 헤어
- 박내주 at Bit&Boot
- 메이크업
- 섭주 at Bit&Bo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