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정선부터 김환기까지 삼성이 기증한 일명 ‘이건희 컬렉션’이 작가의 고향에 따라 전국 미술관에 흩어졌다. 올 5월부터 내년까지 이어지는 전시 따라 전국 순례!
5월, 양구 박수근미술관
박수근 작고 56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마련한 전시에서 기증된 작품을 공개한다. ‘농악’ ‘아기 업은 소녀’ ‘마을풍경’ 등 희소가치가 높은 박수근의 유화 4점과 드로잉 14점이다. 특히 ‘한일’은 해외로 반출된 것을 뉴욕 크리스티경매에서 낙찰받아 국내로 귀환시킨 작품으로 유명하다. 5월 6일~10월 17일
6월, 국립중앙박물관
교과서에서만 보던 국보·보물급 문화재가 특별전에서 처음 대중과 만난다. 기증이 이뤄진 2만 1천점 중 국가지정문화재 60건이다. 겸재 정선 ‘인왕제색도’, 단원 김홍도 ‘추성부도’, 고려 불화 ‘천수관음보살도’ 등이 대표적이다.
7월과 11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서울 중구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는 7월과 11월 각기 다른 기획을 통해 기증품이 전시된다. 7월 개최되는 <한국미, 어제와 오늘> 전에서 먼저 일부 작품을 선보이고, 11월 열리는 <박수근 회고전>에서도 박수근의 수작들이 공개될 예정이다.
8월과 12월 그리고 내년 3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은 올 8월부터 내년 3월까지 총 3부에 걸쳐 차례로 전시를 진행한다. 올 8월 <이건희 컬렉션 1부: 근대명품> 전을 통해 김환기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 ‘황소’ 등 한국 근대 걸작품을 선보인다. 이어 12월 <이건희 컬렉션 2부: 해외거장>을 통해 모네, 르누아르, 피카소 등을, 2022년 3월 <이건희 컬렉션 3부: 이중섭 특별전>을 통해 ‘흰 소’ 등을 포함해 이중섭의 회화와 드로잉, 엽서화 104점이 공개된다.
9월, 전남도립미술관
올 3월 개관한 전남도립미술관은 9월 전시에 이어 상설관을 만들 계획이다. 우선 9월 기증작 전시에서 고흥 출신 천경자, 신안 출신 김환기, 진도 출신 허백련, 화순 출신 오지호 이외에도 김은호, 유영국, 임직순, 유강열, 박대성 작가의 작품도 포함되어 있다. 가장 주목받는 작품은 화면을 가로지르는 십자구도가 인상적인 김환기 ‘무제’, 실험을 통해 동양화라는 매체를 넘어서고자 했던 천경자 ‘꽃과 나비’ ‘만선’이다. 9월 1일부터 두 달간.
9월, 제주 이중섭미술관
이중섭이 제주에 머물면서 그린 ‘섶섬이 보이는 풍경’ ‘해변의 가족’은 다시 제주로 돌아갔다. 제주 이중섭미술관은 아내에게 띄운 엽서화, 담뱃갑에서 뜯어낸 은종이에 그린 은지화, 수채화와 유화 등 기증작 12점을 9월 특별전에서 공개한다.
12월, 대구미술관
대구 출신 이인성, 이쾌대 작가와 울진 출신 유영국 작가의 수작은 대구미술관에 새롭게 자리를 잡았다. 이인성의 ‘노란 옷을 입은 여인상’, ‘인물: 남자 누드’ 등 1930년대 작품과 1970년대를 그린 유영국의 ‘산’ 연작, 이쾌대의 ‘항구’ 등이 포함되어 있다. 12월 특별전을 통해 이인성, 이쾌대, 변종하, 서동진 등 8명 작가의 작품을 한번에 볼 수 있다.
2022년, 봄 광주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은 내년 개관 30주년을 맞아 특별 기증작을 공개할 예정이다. 지방으로 내려간 이건희 컬렉션 중 광주시립미술관으로 간 작품 수가 가장 많은데 이응노 ‘문자추상’ ‘군상’과 김환기의 1950~1970년대 유화가 대표적이다. 김환기, 오지호, 이응노, 이중섭, 임직순 등 5명 작가의 30점 작품이 내년 봄, 관객을 기다린다. 내년 3월부터.
- 에디터
- 글/ 김윤정(프리랜스 에디터)
- 사진
- 국립현대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