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나를 화나게 한 최악의 축구 경기

2017.09.14이재위

공한증 파괴? 오만 쇼크? 삿포로 대참사? 나를 정말 화나게 했던 축구 대표팀 경기를 공개한다.

1. 알제리 4 : 한국 2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 브라질 월드컵 조별 리그에서 우리나라는 역대급 꿀 편성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대진 운이 좋았다. 그러나 결과는 1무 2패로 처참했다. 특히 알제리전에서 3대 0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을 땐 절망적인 기분이 들었다. 선수 선발부터 경기 전술까지 하나도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었다. 최악의 한 명. 홍명보 감독. – 이주원 (사회인 축구팀 ‘돌풍 FC’ 팀원)

2. 중국 1 : 한국 0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도대체 전술이라는 게 있는 건가?’ 싶을 정도로 공격 전개가 단조롭고 무기력했다. 또한 우리나라 선수들의 플레이에서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공한증’이라는 단어가 생길 정도로 압도적이던 18승 12무 1패의 전적이 무색했다. 최악의 한 명. 울리 슈틸리케 감독. – 정덕중 (사회인 축구팀 ‘데빌스’ 주장)

3. 우즈베키스탄 0 : 한국 0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우리나라는 우즈베키스탄의 두 배가 넘는 15개의 슛을 날렸지만 이중 유효슛은 4개에 불과했다. 그 동안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 골 결정력 부족은 이날 역시 여전했다. 내일모레면 마흔 살인 이동국 선수의 플레이가 공격수 중 가장 돋보였다. 이것이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의 현주소다. 최악의 한 명. 손흥민 선수. – 김재민 (고양시 축구팀 ‘주엽 FC’ 팀원)

4. 몰디브 0 : 한국 0 (2006 독일 월드컵 지역 예선) 승부의 세계에서 무승부가 최악의 결과는 아니다. 그러나 상대는 휴양지로만 알고 있던 남아시아의 조그만 섬나라 몰디브다. 몰디브는 피파 랭킹 100위권 밖의 국가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2002 한일 월드컵 4강에 빛나는 아시아의 축구 강국이 아닌가? 가히 ‘몰디브 참사’라 불릴만한 경기력이었다. 내 생에서 지우고 싶은 순간이 있다면, 이 경기를 본 90분이다. 최악의 한 명.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 – 윤용석 (스포츠 마케팅 에이전시 ‘옥타곤’ 팀장)

5. 이란 0 : 한국 0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이란전은 내년에 열리는 월드컵 본선에 자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이날 경기는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우리나라의 홈 경기였고, 이란은 1명이 퇴장 당하면서 10명이 뛰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유효슛은 0개였다. 여태껏 내가 본 최악의 경기였다. 최악의 한 명. 장현수 선수. – 박보영 (스포츠 마케팅 에이전시 대표)

6. 오만 3 : 한국 1 (2004 AFC 아시안컵 예선) 이 경기가 열린 2003년은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의 최대 암흑기였다. 2004 아시안컵 예선을 위해 오만으로 원정을 떠난 대표팀은 약체로 평가받던 두 팀에게 굴욕적인 패배를 당한다. 먼저 베트남에게 44년 만에 1대 0으로 패배하고, 오만전에서는 선제골을 넣고도 3대 1로 역전패 당했다. 이른바 ‘베트남 쇼크’와 ‘오만 쇼크’다. 개인적으로는 오만 쇼크가 훨씬 더 쇼킹했다. 최악의 한 명.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 – 김승룡 (스포츠펍 대표)

7. 일본 3 : 한국 0 (2011년 친선 경기) 축구든 야구든 격투기든 한일전은 언제나 이슈다. 그리고 기대가 큰 만큼 경기가 끝난 뒤 희비도 명확하게 갈린다. 이날 한일전에서 종료 휘슬이 울릴 땐, 나도 울고 싶었다. 이 경기 전에 우리나라가 일본에게 3점 차이로 패배한 축구 역사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열린 1974년 한일전이다. 오죽했으면 ‘삿포로 참사’가 아니라 ‘삿포로 대참사’로 불릴 정도일까? 최악의 한 명. 조광래 감독. – 김재우 (전 ‘안양 LG 유소년 축구단’ 팀원)

8. 이란 6 : 한국 2 (1996 AFC 아시안컵 본선) 당시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우리나라는 8강에서 만난 이란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어린 나이에 이 경기를 시청했지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우리 대표팀 수비가 아시아 무대에서 그렇게 처참하게 무너진 것을 처음 목격했기 때문이다. 이 경기 이후 박종환 감독과 홍명보 선수 사이에 불화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악의 한 명. 홍명보 선수. – 송영주 (스포티비 축구 해설위원)

    에디터
    이재위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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