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남자들이 쓰는 모자를 종류별로 정리했다. 명칭부터 쓰는 방법까지 알아 둬서 나쁠 건 없다.
야구모자 베이스볼 캡, 볼 캡이라고 불리는 야구모자는 머리에 꼭 맞게 만든 둥근 모자로, 주로 야구 선수들이 쓰는 모자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야구팀을 상징하는 색에 로고나 마스코트가 새겨져 있다. 처음에는 6조각의 천을 이어 붙여 만들었다. 1970년대 이후, 모자 뒷면에 벨크로나 끈을 달아 착용자 머리에 딱 맞게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1980년대 이후부터는 좋아하는 야구팀과 무관하게 패션 액세서리로 야구모자를 쓰는 사람이 늘어났다. 최근에는 1990년대 문화가 다시 유행하면서 나이키, 타미 힐피거, 폴로 랄프 로렌처럼 당시 유행하던 브랜드의 야구모자도 함께 유행하기 시작했다. 패션 하우스에서도 다양한 야구모자를 선보였다. 발렌시아가나 캘빈 클라인의 로고가 새겨진 야구모자, 고샤 루브친스키와 버버리의 협업 야구모자는 지금 가장 쿨하고 인기있는 야구모자다.
유투버 로이 퍼디(@roypurdy) 가끔 밝은 색의 야구모자를 쓰는 날에는 로이 퍼디를 참고하자. 그는 화려한 색의 모자를 쓸 때도 타협이 없다. 오히려 더 화려한 패턴이나, 튀는 색의 옷을 입거나, 특이한 액세서리를 착용한다. 과해 보일 법도 한데, 귀엽기만 하다. 확실히 이렇게 입으면 유쾌한 남자처럼 보인다.
모델 피에로(@ppppiero) 이 틈을 타 뉴욕 양키스 모자를 다시 꺼내려고 했다면 넣어두는 게 좋다. 요즘에는 파란색의 LA 다저스 모자가 인기니까. 모델 피에로처럼 좋아하는 팀의 야구점퍼와 야구모자를 함께 착용해보자. 절대 촌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비니 비니는 두건처럼 머리에 딱 달라붙게 뒤집어쓰는 모자다. 머리를 뜻하는 속어 ‘bean’에서 그 이름이 비롯됐다. 20세기 영국의 블루칼라 계층, 청색 작업복을 입고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보온과 안전을 책임졌던 물건이기도 하다. 주로 니트 소재로 만들어져, 체온 유지를 돕고 몸의 열 손실을 막는다. 그와 같은 기능 때문에 추운 야외활동을 대비해 보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쓰는 겨울 스포츠 보조용품으로도 사용됐다. 지금은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인식이 더 강해 사계절 내내 비니를 쓰는 사람도 있다. 요즘 유행하는 워치캡과 혼용해서 말하기도 하지만, 보통 비니가 더 길다.
로리 존(@roryjohn), 루카 페르스코(@lucafersko), 션 브라운(@byseanbrown) 노란색, 주황색, 파란색, 흰색, 보라색. 요즘에는 무난한 검은색 비니보다 색깔 있는 비니를 더 선호한다. 별 특징 없는 평범한 옷차림에 원색의 비니를 쓰는 것만으로도 자유롭고 재밌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머리에 딱 맞게 눌러 쓰지 말고 머리 위에 적당한 공간을 남겨두고 쓰는 게 중요하다. 마치 고깔처럼.
워치캡 <쇼미더머니 6>에서 래퍼 우원재가 쓰고 나와 ‘우원재 비니’로 알려진 워치캡은 니트 직물로 만든 둥근 형태의 모자다. 미 해군이 승선할 때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배에서 쓰는 모자에서 유래되었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에서 스티브 지소(빌 머레이)의 팀원들이 쓰고 있던 주황색 모자가 바로 워치캡이다. 영화 <나 홀로 집에>에서 좀도둑 해리(조 페시)가 쓰고 나온 모자 역시 워치캡이다.
인플루언서 레오 만델라(@gullyguyleo) 한국에 우원재가 있다면, 영국에는 레오 만델라가 있다. 레오 만델라는 마치 분신처럼 검은색 워치캡을 항상 쓰고 다닌다. 검은색 워치캡은 무채색의 옷들과 입어야 가장 멋있다. 머리에 딱 맞게 눌러 쓰되 눈은 가리지 말자. 좀도둑으로 오해 받을 수 있으니까.
버킷햇 양동이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양동이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 ‘bucket’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20세기 초, 아일랜드의 농어민들이 비와 바람 그리고 햇빛을 피하기 위해 만든 모자다. 초기에는 울 소재로 만들었는데, 워싱 없는 천연 울에서 나오는 라놀린 성분이 방수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탁월한 방수 효과와 손쉽게 접어서 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편리함까지 갖춰 농어민들의 작업용 모자로 쓰였지만, 1920년대에 들어서면서 귀족들의 레저 활동을 위한 모자로도 이용된다. 그리고 1980년대에는 뮤지션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래퍼 ‘LL 쿨 J’와 밴드 ‘스톤 로지스’의 드러머 ‘앨런 렌’의 상징적인 패션 아이템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이 유행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포토그래퍼 아지즈 카즈(@azeezkaz) 데님 재킷, 체크무늬 바지, 닥터 마틴, 휠라 로고가 새겨진 패딩처럼 1990년대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패션 아이템과 함께 버킷햇을 착용하자. 특별한 스타일링 없어도 돋보인다.
베레 일명 만화가 모자, 화백 모자라고 불리는 베레는 챙이 없는 납작하고 동그란 모자다. 프랑스 국경과 접해 있는 스페인 바스크 지방에 사는 농민들이 모직물로 만든 모자를 쓰기 시작한 게, 패션 아이템으로 발전한 것이다. 19세기부터 지금까지 세계 각국의 군인들을 위한 제식 모자로도 쓰이고 있다. 요즘에는 다양한 소재로 제작되고 있다. 부드러운 울 소재도 좋지만, 가죽 소재의 베레는 조금 더 남성스러워 보인다. 대개 한쪽으로 비스듬하게 쓴다.
예술가 샤킬 아론 키스 (@shakka.d.badmon) 남자가 쓰기에 조금 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 번 써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빈티지 니트나 베스트, 넉넉한 셔츠와 어울리고 여름에는 하와이안 셔츠도 좋겠다. 너무 멋 부리거나 깔끔하게 입고 베레를 쓰는 것보다 신경 쓰지 않은 것처럼 옷을 입고 베레를 쓰는 게 더 멋있다.
- 에디터
- 글 / 황혜인 (컨트리뷰팅 에디터)
-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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