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신차가 나갑니다.
닛산 X-트레일 신차 없이 조용히 한 해를 보낸 닛산이 X-트레일을 2019년 첫 차로 내놓는다. X-트레일은 2000년에 처음 나온 이후 글로벌에서 지금까지 6백만 대 이상 팔린 중형 SUV다. 2015년부턴 알티마의 판매량을 앞질러 현재 닛산에서 가장 잘 팔린다. 2017년에는 81만 대가 팔리며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SUV가 되기도 했다. 이번에 출시하는 X-트레일은 페이스리프트를 마친 3세대 모델이다. 2.5리터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출력 147마력, 최대토크 24.2kg·m를 내며, 변속기는 CVT(무단변속기)를 사용한다. 구동 방식은 전륜구동과 사륜구동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푸조 508 푸조의 디자인 철학은 지금 가장 역동적이다. 질 비달이 수석 디자이너로 부임하면서부터다. 새로운 디자이너는 고양잇과 동물의 생김새를 바탕으로 디자인하던 ‘펠린 룩 Felin Look’의 폭을 ‘사자’로 좁혔다. 이후 푸조의 디자인 언어는 더욱 명료해졌다. 실용성만 강조한 채 디자인이 다소 어정쩡했던 3008과 5008이 근사한 SUV로 완전히 바뀌었다. 한동안 SUV에 집중했던 푸조가 올해는 세단을 내놓는다. 새로운 508은 루프 라인이 매끄럽게 떨어지는 쿠페형 세단이다. 아래로 뻗은 주간주행등은 사자의 송곳니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1.5리터와 2.0리터 디젤 엔진으로 나눠 출시된다.
람보르기니 우르스 날로 커져가는 SUV 시장을 외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미 마세라티, 벤틀리는 물론 롤스로이스까지 뛰어든 후였다. 경쟁사인 페라리도 비밀리에 SUV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슈퍼카만 만들던 브랜드라서 과연 어떤 차가 나올지 이목도 집중됐다.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니 ‘짐차’ 정도로 타협하는 SUV를 만들 수는 없었다. 람보르기니는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방식을 택했다. 난폭한 ‘슈퍼 SUV’를 만드는 것이었다. 최고출력 650마력, 최대토크 86.7kg·m의 괴력을 내는 엔진을 실었고,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속도를 올리는 시간은 웬만한 슈퍼카 버금가는 3.6초다.
포르쉐 카이엔 포르쉐를 상징하는 차는 911이지만, 포르쉐를 구한 차는 카이엔이다. 1990년대 재정난에 빠진 포르쉐는 새 차를 개발하기로 한다. ‘가족이 함께 탈 수 있는 포르쉐’가 목표였다. “SUV는 포르쉐가 아니다”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카이엔은 예상보다 훨씬 큰 성공을 거뒀고, 결국 포르쉐를 살렸다. 지금은 파나메라에 자리를 내줬지만 한때 포르쉐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였다. 3세대 카이엔의 디자인 변화는 크지 않다. 911처럼 서로 연결되는 테일램프와 프런트 그릴의 패턴 정도가 눈에 띈다. V6 3.0리터 엔진을 장착한 기본 모델을 먼저 출시하고, 이어서 고성능 모델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 G바겐이라고도 부르는 G클래스는 하마터면 세상에 나오지 못할 뻔했다. 1972년 이란 왕실에서 다량 구매를 조건으로 군용차 제작을 의뢰해 개발에 착수했는데, 의뢰자이자 후원처였던 이란에서 혁명이 일어나는 바람에 생산 중단 위기에 처했다. 우여곡절 끝에 1979년에 1세대가 나왔고 40여년이 흘렀다. 중간에 일부 사양을 개선했지만 원형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새로운 플랫폼에서 생산하는 2세대 G바겐도 각진 차체와 보디 온 프레임 방식은 고수한다. 다만 알루미늄 사용량을 늘려 무게를 줄이고, 투박했던 내부를 벤츠가 새롭게 디자인한 인테리어 레이아웃으로 바꾸었다.
BMW X7 2017년에 X3, 2018년에 X2와 X4를 내놓은 BMW가 SUV 라인업 ‘물갈이’를 이어간다. 올해는 X5와 X6를 세대교체할 예정인데, 그동안 만들지 않았던 풀 사이즈급 SUV인 X7도 새롭게 출시한다. 길이가 5151밀리미터로 한 급 아래 모델인 X5보다 23센티미터나 길고, 승차 정원은 총 7명이다. 출시 전 콘셉트카에서 예고한 것처럼 거대한 ‘키드니 그릴’을 거의 그대로 채용했다. 3.0리터 디젤과 가솔린, 4.4리터 가솔린 등 엔진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다는 점을 앞세워 같은 체급인 메르세데스-벤츠의 GLS와 레인지로버 보그에 정면으로 대응한다.
볼보 S60 볼보 미국 법인에서 개발을 주도하고 생산까지 하는 첫 차다. 전 세대 S60과 비교해 성향이 완전히 바뀌었다. 스포츠 주행에 적합하도록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엔진을 조율했다. 더 이상 디젤 엔진을 개발하지 않겠다는 볼보의 지침에 따라 가솔린 모델만 출시한다. 2.0리터 엔진으로 250마력을 내는 T5, 316마력을 내는 T6로 구성된다. 볼보의 고성능 브랜드 폴스타가 튜닝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도 있다. 국내에는 내연기관 버전이 들어오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출시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S60은 약 3개월 먼저 출시될 BMW 3시리즈에 도전한다.
쉐보레 콜로라도 2018년은 쉐보레에게 혹독한 해였다. 준중형 세단 크루즈가 실패하자 중형 SUV 이쿼녹스를 투입해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했지만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현대 싼타페에 완전히 밀려 쓴맛을 봤다. 하지만 쉐보레는 2019년에도 신차 투입을 멈추지 않는다. 현대 팰리세이드와 맞붙을 7인승 SUV 트래버스와 픽업 트럭 콜로라도 중 성공 가능성이 높은 차는 콜로라도다. 현재 국내 픽업 트럭은 렉스턴 스포츠가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무리 없이 안착할 것이다. 미국에서는 디젤과 가솔린 두 가지 중 선택할 수 있지만, 대형 RV는 디젤을 선호하는 국내 정서를 고려하면 디젤 모델만 도입할 확률이 높다.
포르쉐 911 911은 포르쉐의 고집을 보여주는 동시에 기술력을 자랑하는 차다. 엔진이 차체 뒤에 있어(RR 구동 방식) 무게 배분에 취약하지만 포르쉐는 이를 보완하는 기술을 발전시켜 구조적 약점을 거뜬히 극복했다. 지난해 새로운 911이 LA 모터쇼에 등장했다. 2012년에 출시한 7세대를 대체하는 차세대 911(코드명 992)이었다. 8세대 911은 무거운 차체 뒷부분에 가벼운 알루미늄 사용 비율을 늘려 앞뒤 45:55로 중량을 배분했다. 카레라 S를 기준으로 최고출력은 30마력 높아진 450마력이고, 변속기는 기존 7단에서 새로 개발한 8단 듀얼클러치(PDK)로 대체한다.
BMW 8시리즈 1990년부터 1999년까지 생산했던 8시리즈가 20년 만에 다시 나온다. 첨단 전자 장비와 각종 편의 사양을 잔뜩 집어 넣은 BMW의 플래그십 스포츠 세단이다. 쿠페와 소프트톱 컨버터블로 나눠 출시하는데, 경쟁 상대는 각각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 쿠페와 컨버터블이다. 840d는 직렬 6기통 3리터 디젤 엔진으로 최고출력 320마력, 최대토크 69.3kg·m이고, 850i는 V8 4.4리터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출력 530마력, 최대 토크 76.5kg·m의 힘을 발휘한다. 더불어 지금 고성능 대형 쿠페 자리에서 절대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메르세데스-AMG의 S63 쿠페를 괴롭힐 M8도 연내에 출시된다.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 유럽에선 대중적인 차로 꽤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시트로엥이라는 이름으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2016년에 출시한 C4 칵투스 이후 새롭게 나온 차도 없어 존재는 더욱 희미해졌다. 올해는 좀 다르다. C5와 C3 에어크로스 두 대가 출시된다. 특히 주목할 차는 C3 에어크로스다. 지금 세계적으로 경쟁이 매우 치열한 소형 SUV 시장에 투입될 차다. 차체 곳곳을 원색으로 알록달록하게 꾸밀 수 있고, C필러와 D필러 사이 유리창엔 블라인드 기능을 하는 장식물이 붙는다. 국내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프랑스에선 현재 약 2천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아우디 e-트론 독일 3사 중에서 전기차 시대에 가장 빠르게 대응한 건 BMW였다. 2013년에 이미 순수 전기차 i3를 출시한 이력이 있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아우디도 2019년이 지나기 전에 전기차를 내놓는다. 95킬로와트시 배터리로 최고 약 400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는 전기 SUV e-트론이다. 제동 시 발생하는 에너지를 배터리 충전하는데 다시 사용하는 ‘회생 제동’으로 최대 30퍼센트까지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e-트론을 시작으로 전기차 개발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 아우디는 2025년까지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전체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33퍼센트까지 높일 계획이다.
- 에디터
- 이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