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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을 함께 나눈 4대의 자동차

2008.11.19GQ

자동차가 생활 속에 들어오면 남자의 일부가 된다. 오랜 친구처럼 밤낮을 함께 나눈 4대의 자동차.

저 아래 굽어보이는 두 대의 자동차를 비롯, 이번 화보에 동원된 4대의 자동차는 모두 3천만원이 넘지 않는 수입차다. 은빛 세단은 포드 몬데오 2.0으로 유럽 프리미엄 세단 수준의 견고한 품질감이 탐났지만 조만간 디젤엔진까지 추가된 후속모델이 등장할 예정이라 조금 참기로 했다. 현재 가격은 쏘나타와 그랜저 사이에서 갈등하게 만드는 2천6백60만원. 자줏빛 색상의 혼다 시빅 2.0은 모든 과목에서 90점 이상을 연기하는 실력파 배우다. 가격은 3천만원에서 딱 10만원이 빠지는 2천9백90만원이다. 세단도, 미니밴도, 그렇다고 SUV라 할 수도 없는 닷지 칼리버의 진짜 매력은 안에 숨어 있다. 버려진 공간을 여러 수납공간으로 부활시킨 기지도 모자라 과분한 음료수 냉장고까지 준비하지 않았나? 밤이 되면 화사하게 발광하는 백색 계기반은 특별 보너스다. 눈이 시리도록 즐기자. 가격은 2천6백90만원. 사진에 보이는 잿빛 자동차는 대한민국에서 3천만원으로 할 수 있는 가장 낭만적인 호사다. 3천만원에서 50만원이 모자라는2천9백50만원으로 지붕을 활짝 열어 화창하게 질주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차의 매력은 여기서 멈춰 버렸다. 다른 건 몰라도 1.6리터 엔진의 소박함과 필요 이상으로 부드러운 브레이크는 이 차의 날쌘 매력을 위해 보완해 줬으면 좋겠다. 청계천 조명이 반사된 유리창 너머의 계기반은 혼다 시빅의 것. 질주하던 오토바이에서 뚝 떼어 온 듯한 스포티함이 작열한다. 고기 굽는 석쇠처럼 생긴 라디에이터 그릴은 포드 몬데오의 것, 커다랗게 등장한 사이드 미러는 모두 혼다 시빅의 것, 거울 속에서 주광색 눈을 밝힌 자동차는 포드 몬데오다. 우측 사진의 은빛 엉덩이는 포드 몬데오의 것, 그 앞은 혼다 시빅이다.
    에디터
    장진택
    포토그래퍼
    박창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