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dget

새만금 가는 길

2009.11.26GQ

2009년을 보내기 전에, 한 번쯤 다시 봐야 마땅한 차 열 대가 새만금으로 갔다. 내년엔, 당신이 이들의 주인이 됐으면 해서. 환경에 대해서도 고민해 줬으면 해서.

볼보 XC70, 벤츠 E300 아방가르드, 폭스바겐 골프, 스마트 카브리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투싼ix, BMW 335i 컨버터블, 미니쿠퍼S 컨버터블, 포르쉐 파나메라 4S, 아우디 Q7 여기엔 없는 한 대 벤츠E300 아방가르드 지난 8월 말 출시 이후, 9월 한 달 동안 엘레강스와 아방가르드, 두 종류의 E300만 689대가 팔렸다. 10월엔 317대였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두 달 연속 수입차 판매 1위에 올랐다. 엘레강스가 6천9백10만원, 아방가르드가 8천1백 50만원으로 확보한 가격 경쟁력도 한몫을 했다. S클래스는 부담스럽지만 벤츠의 세단은 타고 싶었던 잠재 고객들의 욕구를 흔들어 깨웠다. 지붕이 열리는 작은 차 두 대 BMW 미니쿠퍼S 컨버터블 미니는 모든게 확실하다. 미니쿠퍼S 컨버터블은 미니 중에서도 돋보이는 미니다.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132대가 팔렸다. 전체 미니 판매량의 11.5%를 차지한다. 사진의 미니는‘인터체인지 옐로’라는 색깔이다. F1의 체커기를 닮기도 했고, 고속도로에선 포르쉐를 따라잡겠다고 당차게 따라붙었다. 가소롭지도, 밉지도 않았다. 미니의 번호판엔 이렇게 써 있다. “미니를 무시하거나 놀리지 마시오.” 스마트 카브리오 터보 2009년에 들여온 300대가 다 팔렸다. 절반은 카브리오였다. 시속 100킬로미터로 달리는 중에도 지붕을 여닫을 수 있는 컨버터블은 스마트가 유일하다. 각종 경차 혜택과 연비도 매력이다. 이 와중에 제로백은 10.9초다. 막히는 올림픽대로에선 갓길도 아닌 그저 ‘비어 있는’공간으로 스쿠터처럼 달려나가기도 했고, 고속도로에선 지붕을 열어놓고 150킬로미터로 달리기도 했다. 스마트 코리아가 밝힌 2010년의 예상 판매량은 500대다. 역시, 절반은 카브리오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네 대 볼보 XC70 D5 가장 볼보다운 차다. SUV와 왜건의 중간 형태를 취했지만, 애매함은 없다. 고속도로를 달려도, 급히 꺾이는 코너를 만나도 오히려 날렵하다. 국내엔 동급 경쟁 모델이 없고, 구입과 동시에‘라이프스타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XC70은 앞서갔다. 남자의 로망이 어찌 스포츠카뿐일까. 다른 축엔 오프로드에서도 안정적이고 넉넉한 짐칸을 갖추고도 패밀리카로 활용할 수 있는 XC70 같은 차가 있다. 5천9백만원. 포르쉐 파나메라 4S 포르쉐는 본능의 영역에 있는 차다. 파나메라는 다른 수컷보다 빠르게 내달리고 싶은 충동에, 내 가족은 최대한 안락하게 ‘모시고’ 싶은 가장의 욕구까지 포용했다“. 내가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동안 다섯 살 난 딸은 뒷좌석에서 잠들어 있었다.” “이제 아내 눈치 안 보고 포르쉐를 살 수 있겠다.”고객들의 반응이었다. 9월 중순부터 10월 말까지 파나메라만 90대의 계약이 완료됐다. 제로백은 4초. 기본 가격은 1억6천9백만원.시승차 옵션 기준 2억4천3백만원. 현대 투싼 ix 투싼을 보고 현대의 마음을(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면 과장일까? 결과물은 만족 이상이다. 투싼은 ix에 이르러서야 ‘캐릭터’를 입었다. 184마력 R 엔진의 힘은 ‘소형 SUV’라는 말에 걸 수 있는 기대를 충실하게 만족시킨다. 소형이라서 민첩하고, SUV라서 힘이 넘친다. 승차감은 조용하고 푸근하기까지. 슬슬, 입소문도 타고 있다. 1천8백70만원부터. 폭스바겐 골프 TDI 초기 물량 800대는 이미 매진됐다‘. 소형차의 교과서’라는 말이 어울리는 지지도일까? 이보다 진보적인 교과서가 있을까? 골프는 매 세대 앞서갔고, 6세대도 마찬가지다. 9월 21일 정식으로 출시했고, 그전에 400대의 계약은 이미 끝난 상태였다. 하지만“그래도 기다리렵니다”말하는 골수 팬들이 진을 치고 있다. 지난 10월엔, 수입차 판매 모델 2위에 올랐다. 지난 3월의 1위는 5세대 골프였다. 소형차가 1위를 차지한 건 처음이었다. 3천3백90만원.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김제시 진봉면 거전리에서 민가섬으로 들어가는 길을 올해의 자동차 열 대가 기념했다. 새만금 물막이 공사가 끝나서, 바다는 길이 되었다. 왼쪽부터 징검다리 세 대 아우디Q7 3.0TDI 흠잡을 데 없어서 막히는 숨. 길이가 5미터, 휠베이스가 3미터나 돼서 느껴지는 안정. 게다가 아우디 콰트로를 오프로드에서 몰 때의 탁월함. 제로백은 8.5초다. 스포츠카, 세단, 웨건의 장점을 두루 버무려‘아우디 DNA’를 입혔다. 조밀하게 뜯어볼수록 신뢰는 커진다. 9천2백50만원.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그루브 출시 이후 계약 고객의 60%는 남자였다. 타깃층은 더 어려졌다. 뒷문 손잡이를 창문 옆으로 숨긴 재치, 확실하게 성격을 드러내는 전조등은 과감하다. 코너링은 경차의 한계를 넘었고, 가속력도 흠잡을 데 없다. 얼마 전 있었던 유로앤캡 테스트에선 안정성 부문 별 네 개를 받았다. 이래도, 고민이 될까? 1천89만원부터. BMW 335i 컨버터블 2009년 1월부터 10월까지, 328i와 335i를 합쳐 342대가 팔렸다. 대중적인 모델은 아니지만, ‘오픈카’의 어감에서 느껴지는 어떤 편견을 최소화하는 정중함과 BMW 특유의 경쾌함 사이에서 절묘하게 균형을 잡고 있는 모델이다. 심지어 우아하기까지 하다. 일군의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BMW의 핸들링, 엔진 소리, 3시리즈의‘적절한’차체, 게다가컨버터블이라는 일탈…. 단단한 취향이고, 포기하기 힘든 경험이다. 9천90만원.
    에디터
    정우성
    포토그래퍼
    최영진
    기타
    어시스턴트/ 박연순, 곽명우, 양재익, 권대규, 진정우, 김대범, 이시민, 신진경, 박찬용, 이승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