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우리 내기할까? Part. 2

2010.02.25GQ

만나서 차 마시는 사이, 전화로 얘기하는 사이, 웃으며 안녕 하는 사이. 유노윤호와 조재진은 술 한잔 마시지 않고도 속 깊은 얘기를 나눈다. 계절이 바뀌면 언제 한번 북한산에 함께 가자는 얘기를 하면서도 싱겁게 웃으며. 하지만 내기나 승부에 관한 거라면 다르다.

조끼는 아담 킴멜 at 10 꼬르소 꼬모, 톱과 바지는 모두 디올 옴므, 운동화는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조끼는 아담 킴멜 at 10 꼬르소 꼬모, 톱과 바지는 모두 디올 옴므, 운동화는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형은 나하고 내기 하면 진짜 져줄 거야? 그럼 언제 승부차기 내기 한번 하자. 난 내가 잘하는 걸로는 내기 안 해. ”베이지 컬러 톱은 버버리 프로섬, 흰색 조끼와 바지는 모두 엠비오, 금속 목걸이는 블랭크 에이, 운동화는 푸마

“형은 나하고 내기 하면 진짜 져줄 거야? 그럼 언제 승부차기 내기 한번 하자. 난 내가 잘하는 걸로는 내기 안 해. ”
베이지 컬러 톱은 버버리 프로섬, 흰색 조끼와 바지는 모두 엠비오, 금속 목걸이는 블랭크 에이, 운동화는 푸마

주량은 어때? 왠지 셀 것 같은데. 주량이 센지 어떤지 잘 몰랐는데, 술 잘 마신다는 사람들이랑 마시면 다들 뻗어 있어. 난 몰랐거든? 솔직히 술을 별로 좋아하진 않는데, 뭐랄까, 술 마시면 사람들이 좀 공격적이고 별것 아닌 일로 티격태격하는 것 같아서 평소엔 그냥 밥 먹으면서 얘기하는 게 더 좋아요. 대신 마실 땐 확실히 마셔. 생일이라든가 그런 날 ‘윤호야, 너 오늘 술좀 마셔라’그러면 아예 이만한 큰 그릇에 부어서 나 원샷 너 원샷.

거기서도 승부욕이 발동하는 건가? 승부욕은 아니고. 내가 ‘나 사랑하는 만큼 먹어’ 그러면 다들 원샷을 해요. 반대로 스태프들이 이만한 대야에다 막 술을 담고 ‘우리 사랑하는 만큼 드세요’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럴 때 안 마시면 왠지 거짓말하는 것 같아서….

그런 거짓말은 해도 되는 거 아냐?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게 있다지만, 근데 좀 나는 거짓말이라는 것 자체가…. 뭔가 귀엽게 부풀릴 수는 있겠지만 거짓말은 내 인생관과 너무 안 맞아.

승부욕도 승부욕이지만 자신감 문제도 있지. 그저 많이 배우고 싶은 거야. 배우려면 제대로 배우자, 그런 거. 관심 있는 일을 잘하는 사람 있으면 무조건 붙잡고 늘어져요. 가르쳐달라, 한번 붙어보자, 붙어서 내가 지든 이기든 그 경험 속에서 내가 느끼는 게 있어. 그런 경험을 풍부하게 하고 싶어. 연예인이라서 자기 틀 안에 갇혀 사는 게 진짜 싫거든? 그래서 무엇보다도 많은 사람이랑 부딪치면서 최선을 다하고 싶은 거야.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 나더러 승부차기 같은 거 하자고 하지 마. 나 너랑 그런 거 안 해. 예전에 희종이 형하고 농구 한 번 했는데, 나는 한 골밖에 못 넣고 완전히 크게 졌어요. 너무 화가 나서….

하하, 거 봐. 그렇다고 티를 내거나 그러진 않는데.

티가 왜 안 나. 그냥 ‘형 한 번만 더하자 응? 딱 한 번만’ 그랬지.

아무튼 너랑 내기 비슷한 건 안 할 거야. 네가 내기를 하자고 하면 그게 춤 같은 거겠냐? 축구로 하자고 그러겠지. 그렇지. 내가 잘하는 걸론 내기를 안 하지.

여튼 처음 봤을 때부터 그랬지만 네 눈빛엔 뭔가가 있어. 뭘 해도 될 놈이구나. 막상 얘기하니 좀 그렇네. 형은, 한다고 하면 확실히 하는 사람인 거 같고, 하기 싫은 건 거부하는 스타일인 것 같아.

너는 좀 다른가? 하기 싫은 것도 하는 스타일인 것 같아 나는.

어디서 들은 얘긴데 진짜 친한 친구는 같은 방에서 아무 얘기를 안 해도 전혀 신경이 안 쓰이는 사이래. 나랑 둘이 있으면 어떨까? 글쎄.

난 엄청 불편할 것 같은데. 하하. 형이랑 만날 때 항상 주위에 다른 사람들이 같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근데 형이랑 둘이 있으면 왠지 형이 말이 많아질 거라는 느낌은 확실히 드는데?

음…. 너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뭘까? 동물로 비유하면 표범이라고 생각해.

그럼 나는? 형은 호랑이 같긴 한데, 사실은 흑표범 종류가 아닐까.

비슷한데 좀 검은 건가? 비슷한데 좀 더 묵직한 거.

지금 이 순간 너의 꿈은 뭐야? 산을 오르다 보니 더 높은 산이 보여. 뭘 하든 최선의 최선을 다 할 거고, 윤호라는 애는 항상 솔직하고 진실된 애라는 믿음을 주고 싶어. 그게 말처럼 쉽진 않지만 결국엔 그렇게 될 거예요.

10년 후 우리는 어떨까? 그런 생각 많이 하는데, 10년 뒤에도 밥 먹고 차 마시면서 이야기하고 그럴 것 같아. 와이프와 함께일 수도 있겠지. 우리가 화려한 스타일은 아니잖아? 이제 형한테 물어도 되나?

    에디터
    장우철, 문성원
    포토그래퍼
    윤석무
    스탭
    캐스팅 디렉터 / 최진우 , 스타일리스트 / 민희철, 헤어 & 메이크업/ 정위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