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철이는 발명왕이다. 명랑만화가 윤승운이 <요철 발명왕>을 그린 1975년 이래, 쭈욱 그렇다.
<발명왕 요철>편
아버지 고무신을 잘라내고 이를 다시 고무풀로 조립하면서 처음 발명에 눈떴다. 매일 엉터리 발명품을 만들어 동네의 소동이란 소동은 다 일으키는 요철이다. 그의 변명은 에디슨도 옛날에는 그랬다는 것. 요철이의 아버지는 말한다. “그래, 그래! 네가 제일 잘났다.” “맞았어요. 바로 그거예요! 아버지는 그저 제가 연구하는 것에 후원만 해주세요. 그럼 제가 10년 내로 목성, 토성 여행도 시켜드릴게요.” 요철이는 바로 다음 회에서 달나라 우주선을 발명한다.
편
요철이는 파리가 끈끈이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파리가 신을 수 있는 장화를 발명한다. 조수인 맹물이는 숙제하는 기계를 만들어주겠다고 하고 계속 뒷전으로 미루는 요철이가 못 미덥다. 이번에도 화성 착륙선이 먼저다. 요철이와 맹물이는 혹부리 할아버지, 동네 친구들과 함께 화성 착륙선으로 우주여행을 떠난다. 생달걀을 먹고 시조를 읊는 게 취미인 할아버지는 도깨비를 속였다가 혹을 하나 더 붙이고, 맹물이는 다른 별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다. 2만년의 세월이 흘러 요철이와 맹물이는 다시 만난다. 숙제하다가 잠든 두 사람이 꾼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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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고용한 도깨비 선생님의 눈을 몰래 피해 인류 최초로 ‘하늘을 나는 기계’를 발명하는 데 성공한다. 페달을 돌리면 날개가 간신히 움직이는 정도의 허술한 기계지만, 요철이는 신문 1면에 톱기사로 내야 한다고 득의양양해하며, 신문 기자를 불러오라고 한다. 제대로 날아보기도 전에 담벼락에서 뒤로 고꾸라져 장독을 산산조각 내고, 요철이가 된장, 간장에 뒤범벅된 모습이 한 소년 기자에게 포착돼 망신살이 뻗친다. 이 기사의 제목은 ‘멍청소년 사고 내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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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철이는 동네 할머니에게 달나라 구경을 시켜주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다. 도깨비 선생님이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했다며 깔아뭉개자, 분노한 요철이는 당장 그날 밤 달나라 우주선을 완성한다. 다음 날, 할머니와 아이들을 탑승시키고 우주선을 발사하지만,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될 거라는 기대는 곧 무너진다. 불발한 몸체가 개천을 향해 하염없이 구른다. 할머니는 “달에 가는 길도 아스팔트를 깔아야지 너무 덜컹거린다!”는 말로 그 상황을 압축한다. 개천에서 발견된 우주선과 아이들은 동네 사람들로부터 우주인으로 오인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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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철이가 어린이 헌장, ‘어린이는 과학을 연구하게 이끌어줘야 한다’를 내세우자, 아버지는 어르신네 헌장, ‘엉터리 발명하는 녀석은 단단히 버릇을 고쳐줘야 한다’로 맞선다. 요철이는 어린이가 어른처럼 놀 수는 없는 거라며, 옷을 더럽혔을 때 즉각 빨아서 말려주는 세탁기를 발명한다. 아이들은 세탁기만 믿고 놀다가 서로 뒤엉키고, 막상 세탁기에 집어넣은 옷은 거지꼴이 되어 나온다. 친구가“ 너 돈 벌려고 하는 짓” 아니냐고 묻자, 요철이가 답한다. “나의 발명은 어디까지나 인류를 위해 헌신하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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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철이는 쓰레기장에 책가방을 버려놓고 찾아 헤매는 통에 느즈막이 집에 들어간다. 집에서 아버지는 미아 신고를 하고 울먹이고 있다. 내일은 소풍이다. 요철이는 김밥 100개, 오징어 40마리를 비롯한 간식을 아버지에게 요구한다. 간식 중에는 소주도 있다. 소풍가서 뱀을 잡아 담글 계획이다. 요철이가 만든 뱀 잡는 기계가 모처럼 제구실을 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뱀 잡는 기계를 수상히 여겨 선생님께 들고 간다. 선생님이 뚜껑을 열자 학생들은 혼비백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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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방학 숙제하는 기계를 만들어주겠다는 요철이의 말만 철석같이 믿고 방학 내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개학 전날 아이들이 찾아오지만, 요철이는 미처 숙제 기계를 만들지 못해 혼쭐이 난다. 급한 김에 자기 숙제만 뚝딱 해놓고 자려는데, 아이들이 집에 들이닥쳐 숙제 기계를 만들어내라며 원성이다. 요철이는 금세 엉터리 숙제 기계를 완성한다. 일기장을 집어넣으면, “한 달 내내 먹고 갔다 와서 놀았도다’만 찍히는 기계다. 개학날, 혼자만 방학 숙제를 해온 요철이는 선생님께 칭찬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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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을 맞은 요철이는 소설 <해저 2만리>처럼 바다를 여행하고 오겠다는 포부를 친구들에게 밝힌다. 장달이와 병태, 지지리도 따라가려고 하지만, 요철이와 함께 가는 건 위험하다며 아버지들이 하나같이 반대한다. 실의에 빠져 있던 차, 요철이가 해삼, 멍게를 먹여주겠다는 수산업자 같은 술수로 아버지를 유혹하는 데 성공한다. 다른 친구들도 요철이 아버지와 함께라면 괜찮다는 허락을 받는다. 인천 앞바다에 잠수함을 띄운다. 그리고 고장으로 순식간에 고립된다. 일행은 비통한 심정으로 유서를 적는다. 썰물로 구사일생하지 않았다면, <요철 발명왕>은 못 봤을 것이다.
- 에디터
- 정우영
- 포토그래퍼
- 이신구
- 아트 디자이너
- 아트 에디터/ 이수정
- 스탭
- 어시스턴스/양세영
- 기타
- 원작/윤승운 *2010년 2월, <요철 발명왕>은 만화 규장각에서 전 4권 세트로 복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