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나는 세븐의 팬이다 2

2012.03.06장우철

세븐의 새 노래 ‘내가 노래를 못해도’는 박진영이 세븐에게 준 노래다. 세븐이 팬들에게 바치는 노래고, 최동욱이 세븐에게서 듣고 싶어 하는 말이다.

의상 협찬/ 재킷과 바지는 꼼 데 가르송 옴므 플러스 by 10 꼬르소 꼬모. 셔츠와 타이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의상 협찬/ 재킷과 바지는 꼼 데 가르송 옴므 플러스 by 10 꼬르소 꼬모. 셔츠와 타이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흰색 톱은 릭 오웬스, 가죽 베스트는 발맹 by 10 꼬르소 꼬모, 장갑은 앤 드뮐미스터 바지와 신발은 스타일리스트의 것.

흰색 톱은 릭 오웬스, 가죽 베스트는 발맹 by 10 꼬르소 꼬모, 장갑은 앤 드뮐미스터 바지와 신발은 스타일리스트의 것.

좋게만 말하니까 누구랑 싸웠냐고 묻고 싶다.
싸워본 적이 없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싸워 본 적이 없다. 이게 남자로서 약간 창피한 점인지도 모르겠는데, 한 번도 맞아본 적이 없고한 번도 때려본 적이 없다. 누구랑 맞장도 떠 보고, 맞아도 보고 때려도 보고 이래야 되는거 아닌가 싶긴 하다. 내가 읽어온 만화책에선 그랬으니까.

내일 당장 그럴 일이 생긴다면?
아, 욕이 먼저 나오려고 한다. 어쨌든 맞는 일은 없다.

‘귀여운’ 세븐이 너무 일찍‘ 형’이 된 건 아닌가 싶다. 빅뱅도 곧 ‘형’이 되겠지만.
내가 형이라는 게 너무 좋다. 예고를 나왔는데, 예고가 좀 세다. 별것도 아닌데 후배들 귀찮게 하는 선배들 보면서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결심했다. 내가 어땠는지는 후배들한테 물어보면 안다. 동욱이 형 하면, 완전 천사의 전설로 남아 있을 거다.

음, ‘형’이니까 더 잘해야 한다는 식의 압박 같은 것도 있지 않나?
나는 오히려 빅뱅이 있기 때문에 너무 좋다. 만약 그 친구들이 어느 날 내 무대를 보면서, 세븐 형도 이제 나이 들었구나 하고 생각하는 날이 온다면, 이번 노래처럼 인기가 떨어지고, 무대가 멋이 없어지고, 춤도 못 추고, 노래도 못하는 날이 온다면, 그날이 은퇴하는 날이라고 얘기한다. 멋부리는 게 아니라 나한테 필요한 얘기다. 내가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채찍질이다.

일본에선‘Somebody Else’를 싱글로 냈는데, 테디와 태양이 함께 만든 곡이다. 그 멜로디의 천진하고도 유순한 면이 마치, “형~” 부르는 것 같달까?
원래 나를 위해 만들던 노래는 아니었다. 둘이 작업하다가 내가 부르면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테디 형이 이거 한번 들어봐라,해서 들어봤는데 좋았다. 그래서 내가 하게 됐다.

세븐에게는 형과 동생도 있지만, 연인과 팬도 유난히 있다.
3년 전 연애를 공개했을 때, 진짜 심각했다. 회사와도 서먹해졌고, 팬들과도, 또 여자친구와도 그랬다. 하나도 맞게 돌아가는 게 없이 돌아갔다. 사실 미국 갔을 때보다 그때가 더 힘들었다.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을 사람은 남았다.
지금 남아 있는 팬들과의 사이는 정말 평안하다. 나라는 이유만으로 옆에 있는 사람들. ‘내가 노래를 못해도’는 그분들께 바치는 노래다.

팬은 뭘까? 신기한 일 아닌가? 내가 누군 줄 알고 나를 좋아할까?
그러게 말이다. 어렸을 땐 몰랐다. 팬들이 밖에서 기다리는 게 당연했다. 당연히 기다려야지, 그럼 내가 기다려? 이런 마인드였다. 지금은 밖에서 기다리는 팬들이 불안하다. 약간 아저씨가 된 것 같다.

세븐의 미래는 누가 알까?
글쎄, 별로 알고 싶지 않다. 미래는 알면 재미없지 않나?

그러니 야망이나 욕심도 당신 것이 아니겠군.
야망이나 욕심 같은 거 없다. 내가 지금 하고 싶은 걸 누구에게도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것. 그게 욕심이자 야망이다.

세븐을 좋아하나?
“저는 최동욱이고요. 가수 세븐의 팬이에요.”

세븐과 최동욱은 어떻게 다른가?
무대의 세븐은 내가 아닌 것 같다. 그게 너무 재밌다.

‘내가 노래를 못해도’는 발표와 동시에 미국 아이튠즈 R&B 차트 1위에 올랐다. 이런 뉴스는 여전히 낯설고 당황스럽다. 이게 무슨 일인지 혹시 아나?
내 노래가 1위 했다고 해서 내가 잘난 게 아니라, 지금 세계의 포커스가 K-POP에 와 있다.

한복판에서 본 전망이라면?
살짝 재정비가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너무 쏟아졌다.

더 나와야 하나? 누가 누군 줄도 모르겠는데.
그러게, 큰일났다. 이번 주부터 방송국 가는데, 그룹 이름도 모르는 애들이 많다. 어떡하지? 근데 오늘 말을 좀 막하지 않았나 싶다. 너무 오랜만에 인터뷰를 해서 그런지, <무릎팍도사>이후 처음이라서.

<무릎팍도사> 방송 후에, 그 편집 방향에 대해 유감을 표한 걸 봤다. 이 인터뷰도 편집은 불가피하다.
오늘 그냥 내 얘기를 했다. 나를 좀 알 것 같지 않나?

    에디터
    장우철
    포토그래퍼
    김지양
    스탭
    스타일리스트 / 지은(Gee Eun), 헤어 / 김태현(Kim Tae Hyun), 메이크업/ 임해경, 어시스턴트/ 정혜원, 유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