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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자기 향수를 찾기 위한 전략 10

2013.11.28GQ

오늘도 향수 가게에서 알 수 없는 향만 뒤집어쓰고 온 당신을 위해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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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혼자 가자. 여자친구를 기쁘게 하려고 향수를 고르는 건 아니다. 직접 맡았을 때 편안한 기분이 드는 냄새를 찾아라.

2 데오도란트를 하루 건너 뛰자. 너무 강한 데오도란트나 다른 향수를 뿌리고 가면, 혼란스러워질 뿐이다. 진짜 자기 향을 찾기 위해선, 텅 빈 후각은 필수다.

3 점원에게 묻는다. 당신이 여기에서 제일 좋아하는 향수는 뭐죠? 만약 점원이 로봇처럼 가장 가까이에 놓인 향수병을 들었다면, 당장 거길 나온다. 그 마음속엔 이미 브랜드로부터 받을 수수료뿐일 테니. 생각을 솔직히 말해주는 점원이 필요하다. 서로 취향이 다르더라도, 수수료 때문에 콧구멍에 화상을 입힐 것 같은 요상한 향수를 추천하진 않을 테니까.

4 지시를 많이 하자, 마틴 스콜세지처럼. 이 단계에서 기억해야 할 한 가지는 이거다. 모든 권한은 당신에게 있다. 돈을 지불하는 건 결국 손님이니까. 점원이 당신의 얼굴에 온갖 향수를 마구 뿌려대기 전에, 원하는 조건을 모두 제시하자. “너무 단내 나는 건 싫어요.” 아니면 “뭔가 ‘겨울스러운’ 냄새는 없을까요?”라고 말해도 좋다.

5 살에 뿌린 향수 냄새는 믿지 말자. 점원들은 분명히 몸에 뿌린 다음에는 향이 달라질 거라고 말할 것이다. 명백히 거짓말이다. 하루 종일 맡기 싫은 향을 풍기고 다닐 수도 있다. 종이 조각에 뿌린 향을 맡고 향수를 골라야 한다.

6 거절할 줄 알아야 한다.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별안간 나눠주는 종이 조각을 무심코 받아선 안 된다. 이미 맡은 향수의 샘플을 한 움큼 쥐어주는 점원에게 됐다고도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점원이 만든 향수도 아니니까, 속상하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도 없다. 마음에 드는 향수의 샘플만 주머니에 쏙 넣고 나온다.

7 상표에 집착하지 말자. 싫어하는 수트를 만드는 브랜드라고, 그 브랜드의 향수까지 거부할 필요는 없다. 어쩌면 그토록 간절히 찾던 운명의 향수일 수도 있으니까. 모든 것을 엄격하게 맡아본다.

8 향수병에는 집착해도 된다. 남근을 형상화한 ‘벌떡주’ 술병처럼 생긴 향수병이 선반에 놓이는 건 누구라도 싫을 수 있으니까. 병 모양을 보고 평가하는 건 아주 공정한 일이다.

9 머리를 비운다. 물론 코도 함께. 물망에 오른 향수를 두 개로 압축한 다음, 가게를 나와 30분 정도 돌아다닌다. 새로 나온 선글라스도 껴보고, 당신이 제일 아끼는, 여전히 망하지 않은 음반 가게도 들러본다. 평정심을 찾고 코도 깨끗하게 비운 다음 다시 고민한다.

10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맡아본다. 과연 하루 종일 맡고 싶을까? 이제는 머릿속에 단 하나의 향수가 남을 것이다. 매장으로 다시 들어가서 함께 수고한 점원에게 카드를 준다. 이제 밖으로 나와 상쾌한 공기를 마셔도 좋다.

    에디터
    글/ 앤드류 리치데일(Andrew Richdale)
    포토그래퍼
    JOSEPHINE SCHIELE
    일러스트레이션
    ZOHAR LAZ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