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슬머리를 부러워해본 적은 없다. 수염은 좀 달랐다. 고불고불 턱과 볼에 착 달라붙는 모양을 원했으나, 직모에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머리랑 똑같이 바짝 섰다. 수염을 위한 왁스가 있단 얘긴 들었지만, 그걸 쓸 만큼 유난스럽지도 못할뿐더러, 다듬은 흔적이 뚜렷한 수염은 싫었다. 그러다 이걸 봤다. 순전히 예뻐서 샀다. 다 쓰지도 않을 걸 종류별, 색깔별로 전부. (크기가 큰) 턱수염용이 부드럽게 결을 정리하는 용도라면, (향이 다양한) 콧수염용은 모양을 낼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좋다. 여전히 자주 바르진 않지만, 매일 가방에 넣어 다닌다.
- 에디터
- 유지성
- 포토그래퍼
- 정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