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인 기획에 창의적인 작품이 담긴다. ‘인문서가에 꽂힌 작가들’ 시리즈는, 이를테면 한 작가의 문학론이 이론으로도 소설로도 에세이로도 표현되는 가능성을 긍정한다. “문학과 인문학의 경계에서 지성과 사유의 씨앗이 된 작품들, 인문 담론과 창작 실험을 매개한 작가들로 꾸려진 상상의 서가”를 지향한다. 그렇게 조르주 페렉과 W.G. 제발트 등을 소환했고, 이번에는 안토니오 타부키다. 안토니오 타부키의 선집 네 권은 이 시리즈의 얼굴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겠다. 움베르토 에코와 맞붙었던 지성인 담론 <플라톤의 위염>이나 포르투갈 여행기이자 요리책, 페르난두 페소아에 관한 자서전이자 진혼곡인 <레퀴엠>, 작가들이 꾸었을 법한 꿈을 그가 다시 꾸는 <꿈의 꿈>, 실존에 관해 말하는 탐정 소설 <수평선 자락>은 문학이 꽂혀서 안 될 서가는 없다는 걸 보여준다.
- 에디터
- 정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