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고슬링, 엘리엇 굴드, 버트 랭카스터, ‘지독한’ 세 남자의 여름 이야기.
니콜라스 윈딩 레픈 <드라이브>, 2011
로버트 알트만 <더 롱 굿바이>, 1973
프랭크 페리 <더 스위머>, 1968
이것은 드라이버(라이언 고슬링), 필립 말로(엘리엇 굴드), 네디(버트 랭카스터) ‘지독한’ 세 남자의 여름 이야기. 드라이버는 얼굴 가득 피를 묻히고, 필립 말로는 마침내 방아쇠를 당기며, 네디는 어쩔 줄 모르고 울부짖는다. 완전한 비극으로 치닫느냐면 꼭 그렇진 않다. 세 영화는 모두 한 남자의 동선을 따라갈 뿐, 결코 허튼 감정을 낭비하도록 만들지 않는다. 유난히 질척한 장면이 많은데도, 온통 건조하게 느끼도록 하는 기이한 대조. 온종일 수영장에 있는 남자를 건조하게 느끼다니 말 다 했다. 세 편 중 가장 낯선 영화일 <더 스위머>를 보고 나서는 < L’Uomo Vogue > 2006년 6월호를 펼치는 것도 좋겠다. 사진가 스티븐 클라인이 모델 채드 화이트와 함께 LA에서 찍은 수영장 화보가 책 한 권을 몽땅 뒤덮었으니, 이 영화를 향한 가장 근사한 헌사로 기억할 만하다. 한편, 세 편의 영화를 전혀 다른 눈으로 볼 수도 있다. 헨리넥 셔츠와 블랙 수트와 수영복에 관한 정통 스타일링 클래스로.
- 에디터
- 장우철, 정우영, 양승철
- ILLUSTRATION
- 곽명주(KWAK, MYEONG J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