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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 X 태그호이어

2016.09.02윤웅희

태그호이어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파트너십을 맺었다. 벌써부터 단짝 같다.

베이징의 여름은 딤섬통 안에 있는 것처럼 푹푹 쪘다. 하늘은 온통 회색인데 비가 올 것 같지는 않고, 해는 이상하게 뜨거웠다. 그런 날씨에도 호텔 앞에는 새빨간 축구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아마 지난밤부터였겠지. 오랜 기다림에 피곤할 만도 한데, 그들의 얼굴엔 지친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붉은 기대감이 가득했다. 138년의 전통, 63개의 트로피, 6억 5천9백만 명의 팬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축구 팬들에겐 거의 종교 같은 이름이다. 그들이 태그호이어와 파트너십을 맺는다는 얘기가 들리자마자 전 세계 축구 팬들이 환호한 건 말할 것도 없다. 태그호이어는 몇 년 전부터 #DontCrackUnderPressure(어려움에 굴복하지 마라)를 브랜드의 모토로 삼고, 예술,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유산을 테마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왔다. 가장 도드라지는 행보를 보인 분야는 스포츠, 그중에서도 특히 축구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영국 프리미어 리그, 독일 분데스리가를 비롯해 인터내셔널 챔피언스 컵, 코파 아메리카, 중국 축구 연합 슈퍼 리그 등 세계적인 축구 클럽과 리그의 공식 타임 키퍼로도 활동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스페인 라리가와의 파트너십까지 성공적으로 체결했다. 그러니 이번 태그호이어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만남은 이미 예고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베이징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커머셜 디렉터인 제이미 레이글과 명예 홍보대사 데니스 어윈, 박지성이 참석했고, 웨인 루니, 애슐리 영, 헨리크 미키타리안 같은 간판 스타들도 등장했다. 계산으로 움직이는 스폰서십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파트너십이라는 걸 되새기기 위해서. 또 마음을 터놓는 친구처럼 서로의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서. 그들은 프리미어 리그의 16/17시즌 캠페인이 시작되면 올드 트래퍼드에 태그호이어 디지털 광고 보드를 게재하고, 경기장과 클럽의 트레이닝 콤플렉스, 런던과 맨체스터 사무실에 특별히 제작한 태그호이어 시계를 장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거기 모인 모든 사람이 #DontCrackUnderPressure 슬로건을 외쳤다. 그 순간 열정, 꿈, 도전, 팀워크, 승리 같은 가슴 벅찬 단어들이 유성처럼 쏟아져 내렸다.

    에디터
    윤웅희
    포토그래퍼
    COURTESY OF TAG HEU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