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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음식 – 바비큐

2016.10.03손기은

화르르 올라오는 불에 그릴 판을 깔고 뒤집어가며 익히는 게 바비큐의 전부가 아니다. 훈연기(혹은 스모커)에 10시간 동안 천천히 훈연한 고기를 트레이에 가득 쌓아 놓고 부드러운 고기 한 점에 아삭한 사이드 디시를 곁들이는 바비큐의 맛을 모르고 가을을 보낼 순 없다. 전기 훈연기가 아닌 참나무를 직접 떼 훈연하는 이태원 ‘매니멀 스모크하우스’는 매콤하고 강렬한 항의 럽(RUB)이 매력적인 곳이다. 우람한 덩치에 멋진 문신이 있는 강훈 대표에게 궁금했던 것들을 물었다.

1. 맥앤치즈 바비큐를 비롯한 미국식 고기 요리에 빠지지 않는 사이드 디시. 원래 느끼한 맛에 먹는다지만, 매콤한 소스를 살짝 더하면 더 신나게 퍼 먹을 수 있다.

2. 번 번의 배를 갈라 풀드 포크를 꽉꽉 채우고 새콤한 콜슬로를 넣어 버거처럼 만들어 먹는다. 매니멀에선 고소한 허니버터롤 빵을 직접 구워 따뜻하게 낸다.

3. 풀드 포크 부드럽게 익혀 장조림처럼 찢은 돼지고기 살이다. 캐롤라이나 지역에서 특히 인기고, 사과 식초를 사용해 새콤하게 소스를 만드는 게 특징이다.

4. 소시지 매콤하면서 씹히는 고기 입자가 큼직해서 매력적이다.

5. 치킨 바삭하게 부서지는 껍질 속 닭 육질이 달고 촉촉하고 탱탱하다. 브리스켓과 풀드 포크를 먹다 치킨을 먹으면 신선한 환기가 된다.

6. 브리스켓 바비큐 전문점에서는 브리스켓이 맛을 가늠하는 척도다. 맛있게 만들기 가장 어렵기 때문이다. 쇠고기 차돌양지를 스모커에서 오랫동안 익힌 뒤 손가락에 걸쳤을 때 부러지지 않고 축 처져야 알맞게 익은 것이다. 이걸 ‘브리스켓 테스크’라고 한다. 사진 속처럼 겉껍질 바로 안쪽의 붉은 기운은 전기 훈연기가 아닌 진짜 스모커로 만들었을 때 생기는 ‘스모크 링’이다. 럽이 고기 안쪽으로 잘 스며들었다는 증거다. 브리스켓은 따뜻할 때 빨리 먹어야 제일 맛있다.

7. 립 매니멀에선 라즈베리 소스를 바른 달콤한 립을 낸다. 고기 곳곳에 스며든 향신료 향이 달콤한 소스와 만나 입 안에서 기분 좋게 엉긴다.

매니멀스모크하우스 (02-790-6788)


    에디터
    손기은
    포토그래퍼
    정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