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수염이라면 클리퍼를 사용해 일정한 길이로 밀면 그만이겠지만, 긴 수염은 머리카락과 마찬가지로 신경 쓸 게 많다.
생긴 대로 모양대로 길이대로 자르는 게 아니라, 모양대로다. 그래서 가위보다 클리퍼가 유용하다. 가위로 길이를 맞춰 자르다보면, 수염끼리의 길이는 같아질지 모르나, 가만히 뒀을 때의 모양이 삐죽삐죽 엉성해진다. 수염은 머리카락보다는 체모와 성질이 가까워, 제 아무리 직모라 해도 꼬불꼬불 잘 휘기 마련. 수염이 나는 방향을 고려해, 수염 모양 그대로 클리퍼로(클리퍼 잭을 다 벗기고) 수염의 자르고자 하는 부분을 툭툭 치듯 계속 모양을 확인하며 다듬는다.
가위보다 클리퍼 한 올 한 올씩 정성껏 자를 게 아니라면 클리퍼가 낫다. 가위로 ‘모양대로’ 자르고 나면, 가위질한 직선 그대로 끝이 뭉뚝해져 며칠간 수염이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가위는 목 근처나 윗입술로 넘어오는 콧수염 등을 정리하는 용도로만 쓰는 게 낫다.
아침의 빗 머리를 감고 나서 물기가 좀 남아있을 때 머리를 말리며 잘 빗는 것만으로도 그 모양이 하루 종일 가듯, 수염도 마찬가지다. 수염용 왁스는 대개 가는 모질을 기준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억센 수염에는 별 소용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꽤 끈적거린다. 콧수염의 끝을 날카롭게 만들거나 구레나룻을 누르는 정도로 쓰는 게 효율적이다. 긴 턱수염의 경우, 한 번 잘 빗어두면 하루가 편하다.
- 에디터
- 유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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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