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이 자신의 인생에서 영향 받은 인물에 대해 탐구하는 구찌와 지큐의 ‘The Performers’ 비디오 시리즈. 이번엔 록 밴드 프라이멀 스크림의 보컬 바비 길레스피다. 그가 자신의 영웅을 찾기 위해 탕헤르로 떠났다.
반항아, 절도범, 극작가, 소설가, 시인, 창조적 혁명가이자 예술적 무법자. 1986년 죽음을 맞기까지 프랑스 작가 장 주네는 예술가들에 의해 다양한 수식어로 불렸다. 예를 들면 시몬 드 보브아르는 그를 ‘천재적 폭력배’라고 불렀다. 영국 록 밴드 프라이멀 스크림의 보컬 바비 길레스피는 그를 단 하나의 단어로 칭한다. ‘영웅’. 구찌와 지큐의 비디오 캠페인 ‘The Performers’의 일환으로 우리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기념비적 인물들에게 그들만의 성지순례길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목표는 그들의 영감을 탐험하는 것. 길레스피는 장 주네를 선택했고, 그 선택은 어떤 기억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 기억은 여행으로, 그 여행은 모로코 탕헤르에서 100킬로미터 남쪽에 위치한 흰 비석 무덤까지 이어졌다.
1910년에 태어난 주네는 태어난 지 7개월만에 어머니에게 버려져 고아가 되었다. 열 살 때는 이미 절도범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탕헤르 중심부에 앉아 장 주네의 비범한 인생을 생각하는 길레스피는 전혀 활기차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점점 더 진지한 모습을 보인다. “그의 글은 사람의 머릿속을 파고듭니다.” 탕헤르의 그랑 카페 드 파리(Gran Café De Paris)에 앉은 우리 주변에 담배 연기가 북아프리카 하늘의 비행운처럼 펼쳐진다. 이 도시를 먼저 방문한 적이 있는 예술가들, 윌리엄 버로스, 사무엘 베케트, 롤링 스톤이 마치 살아있는 기억처럼 우리 주변을 걸어 다니는 듯하다. “그는 물건을 훔치다가 결국 교도소에 수감됐어요. 그는 언어를 사용해 감옥에서 빠져 나오는 길에 대해 썼고 우리는 꿈을 꾸며 글래스고를 벗어나려 발버둥쳤죠. 그에게 공감합니다. 그는 억압당하는 자들에게 친밀감을 느꼈죠. 그는 이방인이었어요.”
주네는 파리에서 생을 마감했지만 인생의 후반부에 창작열로 불타오른 모로코에 빚을 졌다고 생각했다. 사실 탕헤르의 먼지와 소음 속에서 써내려 간 그의 마지막 책 <사랑의 포로>는 사회적, 정치적으로 불안한 이 시대와도 일맥상통한다. 책은 매우 대담하고 언뜻 보면 그 자신과도 대립적으로 보인다. 매번 무대를 연출해야 하는 길레스피는 공감하는 눈치다. “그는 개인의 자유에 대해 강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저는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는 매우 조용한 편입니다. 나만의 공간을 좋아하죠.” 그건 어떤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인가? 무대 위 모습은 그의 페르소나일까? “그냥 딱 봤을 때 좋아 보이는 걸 입으려고 해요. 예리하게 보이고 싶거든요. 무대에서의 제 모습이 관객의 뇌리에 박혀 떠나지 않길 원하죠.”
한 시간 후, 길레스피는 오래된 메르세데스 벤츠 택시를 타고 무심한 염소, 죽은 나무, 녹슨 듯한 돌무더기를 지나 남쪽으로 향했다. 하늘은 보라색과 파란색으로 멍들었다. 차는 그의 우상이 마지막으로 누운 안식처를 향해 달렸다. “인간의 영혼을 부술 수는 없습니다. 아름답기 때문이죠.” 주네의 무덤은 흙으로 뒤덮인 소박한 직사각형 모양의 흰색 돌 비석이다. “그는 영웅입니다. 그게 바로 제가 그의 무덤에 꽃을 놓으려는 이유입니다.” (바비 길레스피가 착용한 구찌 2017 S/S 컬렉션은 GUCCI.COM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GQ X Gucci present The Performers Act 1 BOBBY GILLESPIE.
#GucciStories
- 에디터
- 글 / 조나단 히프(JONATHAN HEAF)
- 사진
- GUCC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