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데이비드 그린 2. 월터 그린 3. 에이리언 그린 4. 크레이그 그린. 참고로 그는 인간이다.
2104년이 되면 색깔 있는 옷도 못 입게 되는 건지 <에이리언: 커버넌트>에서 대원들이 입고 있는 옷은 하나같이 칙칙하고 우중충하다. 하지만 영화를 주의 깊게 본 사람들은 그 옷들의 구조적이고 아방가르드한 만듦새를 눈치챘을 거다. 커버넌트 대원들의 몸에 민망할 정도로 쫙 달라 붙는 바디 수트와 저지 소재 티셔츠 등은, 요즘 가장 창의적이다 못해 때론 ‘또라이’ 같다는 소리도 듣는 영국 남성복 디자이너 크레이그 그린이 만들었다.
최근 진행된 크레이그 그린과 <지큐 스타일>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 모든 건 그의 2015년 가을겨울 컬렉션 때문이다. <에이리언: 커버넌트>의 코스튬 디자이너인 잔티 예이츠는 영국 셀프리지 백화점에서 크레이그 그린의 2015년 가을겨울 컬렉션 옷을 보고 그에게 옷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리들리 스콧도 그 옷을 보더니 두말 없이 “이 사람과 합시다”라고 했다는 것. 크레이그 그린은 아마도 이 모든 게 구멍 난 스웨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한다. “그 구멍 난 스웨터를 만들 때 우리끼리 ‘영화 <에이리언>에 나오는 외계인 같다’라고 농담했었거든요. 근데 6~7개월 후에 정말 그들에게 연락이 와서 너무 소름 끼쳤어요.” 비록 구멍 난 스웨터는 영화 속에 등장하지 않았지만 실제 <에이리언: 커버넌트>의 의상들은 크레이그 그린의 2015년 가을겨울 컬렉션을 모티브로 해 제작됐다. 문제는 의상 숫자. 외계인에게 물어 뜯기기 일쑤인 대원들에게는 똑같은 옷이 10벌 이상 필요했던 것. 덕분에 크레이그 그린은 바디 수트만 200벌 가까이 만들었다. 참고로 크레이그 그린은 호러 영화 팬이다.
- 에디터
- 나지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