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마켓은 12년 전, 도산 공원 근처 해가 잘 드는 한적한 골목에 처음 문을 열었다. 낯선 이탈리아 브랜드가 대부분이었던 이 상점은, 사장의 모습도 피렌체 ‘리스토란테’ 주인을 닮았었다. 그는 뜨거운 여름 낮에 서울의 한 복판에서 샤케라토를 마시며, 언젠가 고향인 대구로 돌아갈 거라고 했다. 그 후로 명동 롯데, 잠실 롯데 에비뉴엘, 신세계 하남 스타필드,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까지 늘 북적이는 가게를 열었지만, 틈만 나면 대구에 갈 궁리를 했다. 그리고 지난봄, 고서점과 화방과 갤러리가 가득한 대구 봉산문화길에 드디어 꿈의 가게를 열었다. 인사동에 어느 날 스타벅스가 생긴 것처럼 주변 상인들은 어리둥절해 했지만, 이 멋진 가게는 금세 자리를 잡았다. 엔지니어드 가먼츠, 알든, 라르디니, 이스트하버 서플라스, 안데르센-안데르센, 맨1924…. 주인을 따라 이 모든 브랜드가 대구로 간 것은 물론이다. 053-257-9300
- 에디터
- 박나나
- 사진
- COURTESY OF SAN FRANCISCO MARKET
- 어시스턴트
- 김찬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