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세계 패션의 트렌드는 흑인들이 꽉 틀어잡고 있다. 새 얼굴은 없을까? 카니예 웨스트, 켄드릭 라마, 에이셉 라키의 패션 왕좌를 물려 받을 지금 가장 핫한 네 명의 남자와 그들의 스타일을 정리했다.
루카 사바트(@lukasabbat) 이 19세 소년이 ‘스타일’로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바로 카니예 웨스트 이지 시즌 1컬렉션의 모델이 된 이후부터다. 그리고 <뉴욕 타임즈>가 그를 젊은 스타일 아이콘으로 호명하는 데까지는 약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다시 1년이 흐른 지금, 그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했고 많은 디자이너와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으며 모델과 스타일리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톰 포드가 루카 사바트의 졸업 파티 선물로 한 벌의 수트를 선사했다는 일화는 그가 얼마나 많은 패션 관계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오프 화이트의 버질 아블로는 루카 사바트의 재능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래픽 티셔츠와 트레이닝 팬츠, 그리고 세 치수는 커 보이는 셔츠. 그의 사진에 단골로 등장하는 아이템이다. 믹스 매치는 기본, 과연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 룩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만큼 스타일의 경계 또한 넓다. 화려하지만 너무 넘치지 않는 스타일. 친절하다는 표현이 어울릴만큼 참고하기도 쉽다.
하지만 그가 가장 돋보이는 건 데님 팬츠와 부츠를 매치했을 때다. 얼핏 레니 크라비츠가 떠올랐다면 정확한 진단이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레니 크라비츠의 사진과 그걸 그대로 흉내낸 자신의 사진을 나란히 올리기도 했다.
플레이보이 카르티(@iplayboicarti) 에이셉 라키의 전폭적인 후원에 힘입어 등장한 차세대 ‘패션 킬라’. 2015년에 돌연 등장해 아이튠즈 차트의 4위를 기록한 유망한 래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를 주목하는 이유는 음악만큼이나 성장하는 그의 패션 아이콘으로서의 힘이다. 카니예 웨스트의 이지 시즌 5 컬렉션 공연을 통해 패션의 세계에 입성했고, 이윽고 에이셉 라키와 함께 각종 컬렉션을 휘젓고 다니기도 했다. “무명 시절에는 브랜드 빈티지 숍에서 하루 종일 쩔쩔 맸어요. 그땐 좀 여유가 없었거든요.” 미국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카르티는 패션 브랜드에 대한 지난 열망을 성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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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약 1백 40만명. 약 1년 6개월만에 이룬 수치로, 그의 스타일이 크게 한 몫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가 가장 선호하는 아이템은 각종 빈티지 티셔츠. 하이 패션 브랜드와 스트리트 브랜드의 믹스 매치를 즐기고, 요즘 유행하는 배기 팬츠보다 스키니가 좋다고 말한다. 프라다 팬츠에 슈프림 티셔츠를 어떻게 매치하는지 알고 싶다면, 플레이보이 카르티의 룩을 참고하는 게 좋겠다.
러셀 웨스트브룩(@russwest44) NBA 2016-17 정규리그 MVP 수상, 82경기 중 42회 트리플 더블 기록. 자타공인 리그 최고의 포인트가드. 하지만 러셀 웨스트브룩은 실력 못지 않은 그의 스타일 감각 때문에 코트 밖에서 더 많이 언급되기도 한다.
-school time- #fashionweek #nyfw #whynot #fashionking @publicschoolnyc Russell Westbrook(@russwest44)님의 공유 게시물님,
그가 멋쟁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이유는 그의 완벽한 T.P.O 감각 때문이다. 수트를 입어야 하는 시상식과 그렇지 않아야 하는 시상식을 구분하는 한편, 코트 안과 밖, 휴가, 집, 비행기 등 언제나 장소에 걸맞은 옷차림을 따른다. 더 놀라운 건 모두 금방이라도 미국 < GQ > 화보에서 튀어나온 듯 말끔한 모습이라는 점이다.
물론 상황에 맞는 옷을 입을 뿐, 스타일의 공식을 모범생처럼 따르는 남자는 아니다. 플라워 셔츠에 오프 화이트 양말을 매치할 줄 아는 감각도 지녔다. 인스타그램 속 그가 가장 즐겨 입은 두 가지 아이템은 찢어진 워싱 데님과 플라워 프린트 셔츠다.
제이든 스미스(@c.syresmith) 최근 머리를 짧게 자른 후 ‘어린 티’를 훌쩍 벗었다. 성인이 된 지는 오래됐지만 자신의 유명세로 세상을 바꾸고 싶은 생각은 여전하다. 제이든 스미스에 대한, 그리고 그를 둘러싼 이야기는 너무 많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늘 그의 확고한 스타일이 있다. 여전히 멋을 즐기고, 그걸 적재적소에 활용할 줄도 안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없다면, 나는 유명할 이유가 없어요.” 제이든 스미스는 인스타그램을 일종의 예술 작품이자 전시 공간으로 활용한다. 자신의 스타일을 차곡차곡 쌓아 두는 일종의 곳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포스트 하나에 달리는 ‘좋아요’의 수는 약 8만 개.
옷을 사랑하는 것에 대해서는 두 말할 나위가 없다. 흥미로운 건 어떤 스타일이건 ‘제이든 스미스 식’으로 젊게 해석한다는 점이다. 루이 비통 X 슈프림, 쓰래셔, 유행 꼭대기의 아이템부터 보타이의 턱시도 차림도 예외는 아니다. 한편 무엇이든 짧게 입는다는 게 그의 스타일의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바지의 길이가 고민이라면 덮어두고 제이든 스미스의 것을 참고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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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장승호
-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lukasabbat, @playboicarti, @russwest44, @c.syresmi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