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니엘은 뒤꿈치에 작은 스프링을 달고 있는 것처럼 가뿐하게 걸었다. 우뚝 솟은 소나무 같은 몸인데도 발바닥이 털인 마냥 사뿐하게 바닥에 닿았다. 어깨까지 좌우로 슬쩍 흔들면서 걷는 그 뒷모습을 보면 ‘분명 웃고 있을 거야’란 생각이 머릿속을 그득 채운다. 카메라 셔터 소리 사이, 그 짧은 틈에도 강다니엘이 잊지 않고 뿜어준, 활처럼 휘는 그 미소. “제가 피곤할까 봐 다들 걱정하신다고요? 피곤한 거랑 안 행복한 거랑은 아예 다른 일이라고 생각해요. 요즘 전 행복해요. 그토록 바랐던 일을 하고 있는데, 행복하죠! 예전에 우리 어머니도 일하고 돌아오셔서 ‘아 오늘 힘들었다’ 이런 말씀 많이 하셨어요. 힘들었다고 이야기하는 건 그저 그 하루에 대한 평가인 것 같아요. 힘들다고 하기 싫은 것도 아니고요. 전 이 일이 천성인가 봐요. 바쁘면 오히려 살아 있다고 느낄 때가 많아서요.” 강다니엘은 배포가 크다. 간절하지만 절박하지 않게, 철저하지만 숨막히지 않게, 누구보다 바쁘지만 쫓기는 기분 없이 자신의 꿈을 향해 달린다. 조금이라도 목표를 향해 애써본 사람은 안다. 그러기가 쉽지 않다는 걸.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걸. “객관적으로 나를 봐야 해요. 자기 객관화요.” 허리를 숙이지 않고 다리를 벌려 키를 낮춘 뒤 모니터를 한참 들여다보던 그가 자신의 잘 나온 클로즈업 사진을 보며 “오우” 짧게 감탄했다. 이내 좀 머쓱한지 “생각보다 못생기게 나오지 않았네요”라며 ‘자기 객관화론’을 펼치기 시작했다. 농담처럼 말을 툭 내려놓고 그는 곧 사라졌지만, 지나간 그 자리엔 강다니엘에 대한 답이 형광등처럼 번쩍 켜졌다. 한 번의 ‘직캠’으로 팬들을 불러 모아 얻은 ‘자영업자’라는 별명, 영화를 보면서 천천히 갈고 닦은 영어 스웨그,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꾸준히 수집하고 들여다본 흔적이 역력한 팬카페에 남긴 손편지…. 티나지 않아도 강다니엘은 끊임없이 자신을 어딘가에 비추어보며 부지런히 앞으로 내딛고 있었다. 여유롭고 당당한 태도를 잃지 않으면서. 사람들은 강다니엘을 두고 육성의 즐거움, 성장을 지켜보는 재미를 이야기하지만 타인의 사랑만으로, 기대만으로 소년은 자라지 않는다. 그걸 잘 아는 강다니엘은 오늘이 그저 가뿐하다.
“피곤한 거랑 안 행복한 거랑은 아예 다른 일이라고 생각해요. 전 이 일이 천성인가 봐요. 바쁘면 오히려 살아 있다고 느낄 때가 많아서요.”
- 에디터
- 손기은
- 포토그래퍼
- 곽기곤
- 캐스팅
- 최자영
- 헤어 & 메이크업
- 이소연, 장해인
- 어시스턴트
- 송재훈, 박혜정, 장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