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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청소기 파워건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2017.12.09정우영

혁신적인 무선 청소기, 삼성 파워건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들여다봤다.

파워건 고유의 BLDC 모터 최고 효율과 UI를 제어하는 PBA 제작 라인. 이 과정에서 총 다섯 번의 검사를 거치며, 4개의 기판을 완성하기까지의 소요 시간은 약 1분이다.

파워건 고유의 BLDC 모터 최고 효율과 UI를 제어하는 PBA 제작 라인. 이 과정에서 총 다섯 번의 검사를 거치며, 4개의 기판을 완성하기까지의 소요 시간은 약 1분이다.

‘공장 냄새’는 없었다. ‘학교 냄새’처럼 후각이 아닌 공감각을 자극하는 뭔가가 있을 줄 알았다. 어지럽고 거칠고 치열한 환경이 빌딩의 직사각형처럼 마땅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낯설었을 뿐 청결했다. 엄격하게 정돈되었지만 자유로웠다. 베트남 호치민시 사이공 하이테크 파크 공단 내 삼성 생활가전 공장이었다. 삼성 생활가전의 주요 제품인 세탁기, 청소기 등을 생산하는 전체 크기 70만 제곱미터(축구장 100개를 합친 면적)의 공간이었다. 과학이 ‘아는 것’과 관련된다면 공학은 ‘하는 것’과 관련된다. 삼성 무선 청소기 파워건처럼, (토네이도 5단계의 700km/h에 해당하는) 150와트 흡입력의 강력한 디지털 인버터 모터를 장착한, 수많은 부가 장치(브러시 4종과 플렉스 연장관), 뛰어난 분리성(먼지통과 필터, 듀얼 액션 브러시와 브러시 심), 정교한 세부(플렉스 핸들, 이지클린 레버)를 보여주는 제품에서는 그 ‘하는 것’의 무게가 사뭇 무겁다. 모든 과정이 일사분란하면서도 정교하게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효율 이외 다른 것이 끼어들여지는 적다.

아름다움을 추구하지 않았을 텐데 아름다워 보였다. 30톤의 금형까지 들어 올릴 수 있는 다이포스트가 천장을 지키고 있는 곳에서, 19세기 이래로 노동 소외의 현장으로 지목된 공장이라는 공간에서 아름답다는 말은 꽤나 한가한 소리일 것이다. 하지만 너무나 구체적이고 기능적이어서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공장의 면면을 찾아내는 동안 인간이 ‘하는 것’은 단지 밥벌이가 아니라 밥벌이의 의미를 위한 것이라는 위대한 경제학 고전들의 전언이 생각났다. 그가 입은 옷보다는 그의 집에서 그 사람이 좀 더 잘 보이는 법이다. 삼성 생활가전 공장은 그 사람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집이었다.

    에디터
    정우영
    포토그래퍼
    이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