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비통의 남성복 디자이너 킴 존스는 여행을 무척 좋아한다. 스스로를 “사람들이 솔깃할 만한 여행 이야기를 만들고, 그걸 패션의 틀 안에서 풀어내는 능력이 있다. 여행에 대해서만큼은 내가 최고의 이야기꾼이다”라고 소개할 정도로. 남아프리카에 다녀와선 코끼리와 기린으로 캣워크를 채웠고, 한때 일본에 빠져 섬세한 자수가 놓인 스카잔을 유행시켰으며, 요세미티 공원에서 곰을 만난 후엔 루이 비통 데님 블루종에 등장시켰다. 그로부터 얼마 후, 킴 존스는 섬에 홀딱 빠졌다. 섬에서 할 수 있는 익스트림 스포츠! 재빨리 모노그램 아웃도어라는 새로운 백팩을 만들었다. 윈드서핑, 클라이밍, 트래킹, 하이킹, 서핑, 스쿠버 다이빙 등의 장비 세부를 조금씩 섞어놓은 이 가방은, 하와이의 바다색만큼이나 청명한 코발트 블루 모노그램 캔버스에서 시작한다. 아웃도어 디테일의 대표 격인 스포츠 웨빙 스트랩과 밧줄 소재 장식, 잠수복에 주로 사용하는 스쿠버 지퍼, 클라이밍 장비인 컬러풀한 카라비너 클립을 닮은 버클과 자물쇠 모양의 지퍼까지. 보는 순간 앞마당에 텐트라도 쳐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킴 존스는 트로피컬 셔츠나 윈드 브레이커처럼 활기차고 역동적인 섬 여행 룩과 어울린다고 말했지만, 의외로 도시에서도 꽤 괜찮다. 오버사이즈 남색 수트나 무릎 길이 트렌치코트와 오묘하게 어울린다. 게다가 이 가방을 메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확 바뀐다.
- 에디터
- 박나나
- 포토그래퍼
- 이신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