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젊다. 바래지 않는 색이다. 지금 가장 선명한 색을 보여주는 음악가를 만났다.
공중그늘 “우리는 길을 잃었지만 산책이라 부르지”라는 가사가 있다. 드러머 이해인은 ‘산책’의 가사를 멤버들에게 처음으로 보여주면서 물었다. “산책이라 부르‘자’가 맞나?” 공중그늘은 그 사운드로 짐작하듯 사이키델릭 밴드라고 하기엔 선명한 선율의 노래를 하고, 팝송이라고 뭉뚱그리기엔 노래와 연주의 비중을 엇비슷하게 다루며, 록 밴드로서는 드물게 정서적인 부분이 도드라진다. 친하게 놀던 친구들끼리 밴드를 만들어서 더욱 신나게 노는 이야기가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사람들에게 익숙한 ‘록 밴드 스토리’와 다른 게 있다면 ‘산책이라 부르자’를 ‘산책이라 부르지’로 축소하는 그들의 선택이다. 세상에 있을 수 없는 ‘공중에 그늘’ 같은 노래를 추구하면서, 관객에게 함께 뛰자고 소리치기보단 자신들이 책임질 수 있는 말을 하는 게 더 중요한 세계관. 세계관은 음악이 아니지만 그것이 전혀 무관하지는 않게 들리는 깨끗한 음악이 있고 공중그늘이라고 부른다.
- 에디터
- 정우영
- 포토그래퍼
- 신선혜
- 스타일리스트
- 배보영
- 헤어 & 메이크업
- 홍민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