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 러닝화라고 해서 달리기할 때만 신어야 하는 건 아니다. 미국과 유럽의 장거리 하이커들은 등산화보다 트레일 러닝화를 더 선호한다. 국내 하이커들도 예외는 아니다. 자연에서의 달리기는 물론 걷기에도 적합한 트레일 러닝화 일곱 켤레를 소개한다.
트레일 러닝은 인공 도로가 아닌 자연 그대로의 길을 달리는 산악 스포츠다. 평지를 뛰기도 힘든데 비탈진 산을 어떻게 뛰는지 의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트레일 러너는 평지와 내리막길에서 가볍게 뛰고, 오르막길은 조금 빠르게 걷는다. 이들이 신는 트레일 러닝화는 러닝화답게 가벼우면서 자연 환경에 적합한 내구성도 지녔다. 흙, 모래, 바위 등 다양한 산악 지형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개발된 아웃솔도 특징이다. 우천 시나 계곡 지형에 대비해 방수도 가능하다. 이렇다 보니 PCT(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처럼 장거리 하이킹 코스를 걷는 하이커들은 등산화 대신 트레일 러닝화를 더 선호한다. 등산화에 비해 가볍고 날렵해 보이는 디자인 또한 하이커들이 트레일 러닝화를 선택하는 이유다.
1. 알트라 팀프, 17만9000원 알트라와 파타고니아의 후원을 받는 트레일 러너 제프 브라우닝이 제작에 참여한 신발이다. 29밀리미터의 두꺼운 미드솔이 착지 시 발로 전해지는 충격을 흡수한다. 신발 뒤쪽에 볼록하게 튀어나온 브레이크는 내리막길을 뛰어내려 갈 때 효과적인 제동을 돕는다. 신발 끈과 로고 등에 재귀 반사 스티커가 부착돼 있어 야간 시인성이 뛰어나다.
2. 살로몬 센스 울트라, 24만8000원 산에서는 잠시 신발을 벗기 위해 신발 끈을 풀고 매는 것조차 힘들고 귀찮다. 이 제품은 퀵 레이스 시스템으로 쉽고 빠르게 신발을 신고 벗을 수 있다. 설포에는 신발 끈을 정리해 놓는 주머니도 있다. 아웃솔에는 젖은 길에서 접지력이 우수한 콘타 그립을 적용했다. 또한 이중 밀도로 압축된 EVA 미드솔이 뒤꿈치로 전해지는 충격과 피로를 최소화한다.
3. 아크테릭스 노반 VT GTX, 28만원 한 켤레의 무게가 7백 그램도 나가지 않는 경량의 트레일 러닝화다. 신발 내부의 얇은 라이너가 발을 더욱 안정감 있게 잡아주고, 이물질이 신발 내부로 들어오는 것을 방지한다. 라이너 덕분에 설포가 생략된 디자인이 더 깔끔한 인상을 준다. 갑피는 방수와 투습 기능이 뛰어난 고어텍스 소재로 만들었다. 비브람 아웃솔의 앞쪽은 젖은 노면에 적합한 아이드로 그립을, 중앙부터 뒤꿈치까지는 거친 노면에 적합한 메가 그립을 적용했다.
4. 라스포르티바 아키라, 19만9000원 라스포르티바의 트레일 러닝화 제품군 중 가장 장거리를 위한 모델이다. 단, 비탈진 산보다 완만한 둘레길에 더 적합하다. 갑피 전체에 적용된 마이크로 라이트 스켈레톤, 플렉스 가드 소재는 발이 뒤틀리지 않게, 장애물에 부딪혀 다치지 않게 보호한다. 종이를 접었다 펼 때 나오는 무늬에서 영감을 얻은 독특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5. 써코니 페레그린 8, 13만9000원 써코니는 많은 사람들이 레트로 스타일의 스니커 브랜드로만 알고 있지만, 트레일 러너와 하이커 사이에서도 인정 받는 브랜드다. 특히 페레그린 8은 2017년 러닝 전문 잡지 <러너스 월드>에서 올해의 트레일화로 선정한 제품이다. 이 신발은 반발력이 뛰어난 에버런 쿠셔닝을 사용했다. 또한 오프로드 타이어처럼 깊은 요철로 이뤄진 파워트랙 아웃솔이 진흙 길에서도 안정적인 러닝을 가능하게 한다. 뒤꿈치는 앞꿈치보다 단 4밀리미터가 더 높도록 설계했다. 다른 러닝화에 비해 앞뒤가 비교적 평평하기 때문에 착지 시 뒤꿈치에 의존하면서 생기는 부상의 위험이 적다.
6. 아디다스 테렉스 투 보아, 14만9000원 트레일 러닝화 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흰색 제품이다. 그 이유는 친환경을 고려해 제작 과정에서 염료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타이어 회사인 콘티넨탈과 함께 개발한 아웃솔은 다양한 자연 환경에서 안정적인 접지력을 보장한다. 보아 핏 시스템을 적용해 신고 벗기 편할 뿐만 아니라 발에 꼭 맞게 핏을 조절할 수 있다. 얼핏 보면 골프화로 착각할 만큼 깔끔한 디자인으로, 산에 갈 때도 단정한 룩을 즐기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7. 컬럼비아 몬트레일 배리언트 XSR, 19만9000원 트레일 러닝화를 산에서만 신을 필요는 없다. 이 제품은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겸용할 수 있는 전천후 러닝화다. 갑피에서 메시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통기성이 뛰어나다. 미드솔에는 컬럼비아 몬트레일이 자체 개발한 펄폼 쿠셔닝을 적용했다. 펄폼 쿠셔닝은 달리기를 하면서 갑자기 방향을 바꾸거나, 요철이 있는 지면에 착지할 때 안정적인 반발력을 제공한다.
- 에디터
- 이재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