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신들의 대결, 호날두 Vs. 메시

2019.01.31GQ

축구 역사를 돌이켜보면 최고의 선수들에겐 항상 라이벌이 있었다. 펠레와 마라도나, 크루이프와 베켄바우어는 뗄래야 뗄 수 없는 라이벌 관계 속에서 더욱 성장했다. 호날두와 메시, 메시와 호날두는 역대 축구 역사에서 가장 막강한 라이벌 관계다. 축구의 신이라 불리는 두 남자를 비교해봤다.

드리블 – 메시 Win
‘짧고 세밀한 팬텀 드리블’

호날두는 큰 역동작과 순간 스피드를 활용해 수비진을 무너뜨린다. 그러나 동작이 큰 만큼 공을 뺏길 때도 많다. 메시는 좁은 공간을 세밀하게 파고든다. 일본 NHK의 분석에 따르면, 메시가 드리블을 할 때 발과 공의 간격은 70센티미터 이하다. 메시는 작은 체격을 보완하기 위해 공을 몸 가까이 둔다. 덕분에 방향 전환이나 상대 수비수의 태클을 피하기 쉽다. 웬만해선 공을 뺏기지 않는다. 템포 조절에도 효과적이다. 반면, 호날두는 최대 180센티미터까지 공을 몸에서 떨어뜨린다. 공을 멀리 두고 상대의 실수를 유도한다. 이는 때때로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호날두의 드리블은 화려하지만, 메시의 드리블만큼 안정적이고 효과적이지는 않다.

 

헤딩 – 호날두 Win
‘신체 능력을 극대화한 헤딩의 정석’

모든 부분이 막상막하지만, 헤딩에서만큼은 호날두가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다. 호날두는 메시보다 더 크고, 더 탄력적이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호날두의 헤더를 보고 “그의 무릎이 에브라의 머리까지 닿는다”며 놀라워했다. 기록도 이를 증명한다. 호날두는 헤더로만 통산 80골 이상을 기록했다. 참고로 메시는 지난 시즌, 단 한 개의 헤더도 골로 성공시키지 못했다.

 

골 결정력 – 호날두 Win
‘어떤 상황에서도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능력’

소속 클럽에서의 기록만 따지면 메시는 578골, 호날두는 589골을 기록했다. 두 선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라리가의 득점왕을 양분했다. 호날두가 2010-11, 2013-14, 2014-15 시즌 득점왕을 차지했고, 메시가 2009-10, 2011-12, 2012-13, 2016-17, 2017-18 시즌 득점왕에 올랐다. 메시는 상대 수비진을 완전히 무너뜨린 후 득점을 성공시킨다. 따라서 팀 전술이나 동료 간 호흡의 영향을 받는다. 반면, 호날두는 특별한 골 패턴이 없다. 그래서 더 무섭다. 타이밍만 생기면, 상황에 얽매이지 않는다. 호날두의 골 가운데 유독 곡예와 같은 장면이 많은 이유다. 또한 오프 더 볼 상황에서의 위치 선정, 점프력, 반칙 유도 등은 전통적인 9번 플레이어의 역할을 훨씬 넘어선다.

 

프리킥 – 메시 Win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프리킥 장인’

메시의 프리킥은 각이 크다. 좌우 방향을 가리지 않는다. 그는 라리가에서만 프리킥으로 28골을 넣었다. 프리킥으로 골만 넣는 게 아니라, 도움도 수 차례 성공시켰다. 팀 동료인 세르히오 부스케츠는 메시의 프리킥을 “예술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호날두는 과거 주닝요와 피를로가 구사했던 무회전 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그의 프리킥은 변칙적이다. 예측이 힘들다. 문제는 성공율도 낮다는 점이다. 얼마 전, 이탈리아 매체인 <갈치오 메르카토>는 유벤투스의 주요 키커 중 호날두의 프리킥 성공률이 6.5퍼센트로 가장 낮다고 보도했다.

 

우승 – 호날두 Win
‘별 중의 별, 챔피언스 리그의 왕’

말이 필요 없다. 두 선수 모두 걸어 다니는 우승 제조기다. 호날두는 가는 팀마다 우승을 이끌었다. 스포르팅 CP 소속 시절, 수페르타사 우승을 시작으로 맨유 시절 10회, 레알 시절 16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최고 전성기였던 2016-17시즌엔 팀 우승과 득점왕을 동시에 석권했다. 우승 DNA는 대표팀에서도 사라지지 않았다. 고국 포르투갈을 유로 2016 대회에서 우승으로 이끌며 우승 보증 수표로 거듭났다. 호날두의 진가는 UCL에서 정점을 찍었다. 메시 역시 라리가에서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UCL은 단 4회로 호날두의 6회에 미치지 못한다. 또한 아직까지 대표팀에서 메이저 대회 우승컵이 없다는 점도 호날두에게 밀리는 이유다.

 

연계 플레이 – 메시 Win
‘티키타카를 진두지휘하는 연계 플레이’

축구에서 골만큼이나 중요한 게 바로 패스다. 메시는 세계 최고의 골잡이인 동시에,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를 통해 수많은 기회를 창출한다. 바르샤 축구의 핵심인 티키타카(짧은 패스를 위주로 하는 축구 전술)를 진두지휘한다. 메시의 패스 성공률은 무려 84퍼센트가 넘는다. 공격수로서는 매우 높은 편이다. 또한 이 가운데 대부분이 전진 패스다. 상대 진영에서 주고 받는 패스가 많다는 이야기다. 이는 메시의 공격 효율성을 증명한다. 반대로 호날두는 패스로 공격을 풀어가는 유형이 아니다. 호날두의 패스 성공율은 60퍼센트에 미치지 못한다. 최근에는 결정적인 순간에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팬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에디터
    글 / 전수은(스포츠 전문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