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의 용감한 주인공, 핀 울프하드. 이제 열여섯이 된 소년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순식간에 스타가 됐지만 인디무비를 사랑하고, 자신의 밴드에서 노래를 부른다.
핀 울프하드, 지구상에 단 하나밖에 없을 듯한 이름이네요. 마음에 드나요? 울프하드는 늑대의 심장이라는 뜻이에요. 핀은 다른 긴 이름의 줄임말이 아니라 그저 핀이죠. 부모님이 제 이름을 길게 지어주고 싶지 않으셨대요. 그래서 그냥 핀이 됐어요. 초등학교 때는 제 이름을 바꿔 부르는 말장난과 별명이 수백만 개는 있었을걸요. 하지만 전 이 이름을 가진 게 자랑스러워요.
캐나다에서 태어났지만 프랑스인이자 독일인이자 유대인이고 가톨릭 학교에 다니죠.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이 질문을 받아서 좋네요. 제 배경에 대해 정리해볼 기회예요. 저희 엄마는 프랑스, 아일랜드, 영국, 캐나다 혈통이 섞인 가정에 입양됐어요. 엄마의 생모는 웨일스와 아일랜드 혈통이었지만 생부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었죠. 결국 유전자 검사를 통해 엄마는 반은 유대계였다는 걸 알게 됐어요. 반대로 저희 아빠는 자신이 유대계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독일과 북유럽 혈통이었어요. 아빠는 사십 대에 가톨릭으로 개종했고, 형과 전 내내 가톨릭 학교에 다녔죠. 꽤 복잡하지만, 이게 제 배경이에요. 하지만 저는 그냥 저일 뿐이죠. 전 많은 다른 사람들을 연기했고,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나에 대해 수많은 추측을 하는 걸 봤어요. 하지만 전 제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제가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지 확실히 알아요.
오는 7월에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 시즌 3가 드디어 공개됩니다. 2016년의 시즌 1과 2019년의 시즌 3 사이에 마이크만큼 핀 울프하드도 많이 자랐어요. 그동안 어떤 것들이 변했나요? 키는 거의 30센티미터나 자랐고 목소리도 확실히 변했죠. 면도도 하게 됐어요. 음, 한 달에 한 번 정도? 그러니까…, 신체적으로도 그리고 정서적으로도 분명히 성장했어요. 그리고 모든 면에서 많이 배웠어요. 배우로서, 촬영 현장의 관찰자로서,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드라마의 출연진으로서 말이에요. 하지만 지난 3년 동안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해도, 저라는 인간이 겪은 변화는 사실상 많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는 지금이나 그때나 같은 남자애고, 가치관도 그대로고, 직업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주로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니까요.
이젠 데이트를 하는지도 궁금해지네요. 공적인 모습과 사적인 모습 사이에 큰 차이는 없지만, 데이트에 관한 얘기는 안 하는 게 좋겠어요. 좋아하는 배우가 연애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팬들이 받을 충격을 알고 있고, 제게 여자친구가 생긴다면 그녀가 그런 식으로 주목받게 하긴 싫거든요. 제 친구 몇몇이 이미 그런 일을 겪었는데, 제 사생활 중 연애와 관련된 부분은 정말로 사적인 채로 남겨두고 싶어요. 배우로서의 삶에 뒤따르는 것들에 익숙해지긴 했지만, 사람들이 제가 탄 택시를 뒤쫓거나 파파라치가 기둥 뒤에 숨어 저를 찍을 기회를 노리는 것 같은 건 여전히 전혀 유쾌하지 않아요. 물론 제가 사랑하는 일을 하기 위한 기회를 얻는 대신 프라이버시를 포기해야 한다는 점도 알고는 있어요. 하지만 만약 제가 공인이 아닌 여성을 만난다면 그녀에게 그런 처사는 부당할뿐더러, 그녀의 삶을 침범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거죠. 물론 공인인 사람들의 삶을 침범하는 것도 똑같이 부당하지만, 사진가들에게도 나름의 권리가 있으니까요.
데이트하는지는 알 수 없어도, 핀 울프하드가 얼마나 자랐는지는 알 수 있는 답이네요. 그렇다면 <기묘한 이야기> 시즌 3의 마이크는 어떻게 자랐어요? 지난 시즌 마이크는 데모고르곤을 물리쳤고, 일레븐과 재회했고, 고등학생이 됐어요. 지난 시즌보다 성숙해진 마이크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어쩌죠, 이것도 자세히 얘기하긴 어려워요. 저는 어떤 것도 스포일러가 되길 원치 않거든요. 하지만 약간의 힌트를 드릴게요. 이미 알고 계실지 모르겠는데, <기묘한 이야기>의 제작자이자 각본가 더퍼 형제가 배우들의 성격이나 관심사를 반영해 비슷하게 스토리를 쓴다고 얘기를 한 적이 있거든요? 그런 맥락에서 말씀드리자면, 두 번째 시즌 촬영 들어가기 전에 전 코미디 배우나 인디 코미디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었죠…. 여기까지만 말할 거예요!
또래 배우들과 몇 년간 함께 시즌제 드라마 작업을 하는 것은 어떤 경험인가요? 마치 같은 학교를 다닌 기분일 것 같기도 해요. 촬영장 안팎에서 친구들과 함께 지내며 경험을 쌓는 건 신나는 일이에요. 엄청나게 끝내주는 팀에 소속되어 있는 기분이죠. 제가 어떤 배우를 더 좋아한다거나 하는 추측성 얘기들이 인터넷에서 오가는데, 사람들은 7개월간 촬영하는 드라마 작업이 얼마나 힘든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기묘한 이야기>에서 우리는 각자 개인 과외 선생님이 있었고 학업과 촬영, 그리고 다음 날 촬영을 위한 대본 공부 등으로 매일매일 너무 바쁘고 정신없어요. 촬영장 밖에서 함께 보낼 시간은 사실 거의 없었죠. 주말도 마찬가지예요. 저 같은 경우 토요일은 종종 어딘가에서 제 밴드인 칼푸르니아 공연을 하고 일요일이 되어야 돌아왔어요. 하지만 매일 친구들과 놀진 못해도,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근사한 일이란 건 틀림없죠. 때로는 엄청 힘들고 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일하는 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마이크가 리더이듯 핀도 밴드 칼푸르니아의 주축이자 프론트맨라는 점이 같죠. 마이크와 핀은 어떤 점에서 같고, 어떤 점에서 다른가요? 마이크와 핀 둘 다 두드러지거나 나서지 않는 타입의 리더죠. 우리 둘 다 다른 사람들을 많이 배려하는 사람이에요. 마이크는 매우 헌신적인 사람이고 저도 그래요. 리더가 된다는 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건데, 때로는 뭔가를 희생해야 하기도 해요. 예를 들어 <기묘한 이야기> 시즌 1에서 마이크는 더스틴을 구하기 위해 주저 없이 벼랑에서 뛰어내리죠. 그리고 리더라면 친구들을 위하고 지지해야 해요. 우리 밴드의 경우 제가 밴쿠버를 떠나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신곡을 만들 때는 제가 먼저 시작을 해놓고 집에 돌아오면 다 함께 곡을 만들며 밴드가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해요. 하지만 마이크와 핀 사이에 결정적인 차이들도 있죠. 가장 큰 차이는, 마이크는 부모님에게 많은 걸 숨기는 반면, 저는 부모님께 최대한 숨기는 것 없이 정직하려 한다는 거예요.
밴쿠버 기반의 십 대 밴드 칼푸르니아는 어떻게 결성하게 됐어요? 밴드의 드러머 말콤은 퍼프의 뮤직비디오 촬영장에서 만났어요. 저와 말콤은 퍼프의 어린 버전 밴드로 연주했는데, 우린 처음 보자마자 같이 잼을 하고 싶다고 느꼈죠. 저는 베이스를 칠 줄 알았고 그 친구는 베이스와 드럼을 쳤어요. 그 뒤 우리는 록 캠프에서 아일라를 알게 됐고, 아일라의 친구 잭까지 넷이서 잼을 시작했는데 단박에 느낌이 왔어요. 그 후 뮤지션들이 잔뜩 나와 80년대 곡을 커버하는 자선행사에 함께 참여했는데, 공연을 마친 후에도 서로가 함께 밴드를 하고 싶어 한다는 걸 알았어요. 같이 잼을 할 때마다 완성 직전의 곡이 나온 듯한 느낌이 왔거든요. 한번 잼을 하면 몇 시간이나 하곤 했죠.
밴드의 이름 뜻은 뭔가요? 칼푸르니아가 <앵무새 죽이기>라는 소설의 등장인물이라는 것은 많이들 아시지만, 모든 이름 없는 영웅들과 인정받지 못한 이들을 기린다는 의미도 있어요. 칼푸르니아만큼의 의미를 지닌 다른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고, 다른 멤버들도 좋아해서 밴드명이 결정됐죠.
직접 곡을 쓰고, 기타를 치고 노래도 하죠. 언제부터 음악을 좋아하게 됐어요? 어린 시절 엄마가 비틀스를 들려줬는데, 완전히 푹 빠졌죠. 존 레논이 너무 좋았지만 제가 되고 싶은 건 폴 매카트니였어요. 아홉 살 때 싸구려 베이스를 갖게 됐고, 지금은 기타로 전향했어요. 저 혼자 곡을 쓰는 건 아녜요. 칼푸르니아의 곡 중 하나를 뺀 전부가 제게서 시작된 건 맞지만, 결국은 밴드의 공동 작업이거든요.
노래하는 건 영화와는 어떤 다른 즐거움이 있나요? 괜찮은 리프를 만들어내는 건 정말 즐겁지만, 무대 위에서 보컬과 기타리스트의 역할은 다른 어떤 파트가 수행하는 역할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해요. 영화로 보자면 동료 배우들 및 스태프와 협업을 하는 것이고, 그게 밴드로 바뀐다면 동료 멤버들 및 사운드 엔지니어(이 자리를 빌려 도니 쿠퍼에게 감사를!)와 함께 어떤 스토리를 전하려 하는 것이죠.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저는 촬영장에서 연기를 할 때보다 공연 무대에 오르기 전에 긴장을 더 많이 한다는 것. 요즘은 음악 안에서 좀 더 스스로를 내려놓으려고 노력해요. 음악은 할수록 더욱더 재미있고 예측이 불가능해지죠. 의식하지 않고 스스로를 놓아버릴 때의 기분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좋아요.
핀만의 창작 과정을 알려준다면요? 크게 다를 것 없어요. 영감을 받기 위해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밴드들의 음악을 들어요. 하지만 곡을 쓰는 건 그저 기타 한 대로만 하죠. 보통은 리프와 가사를 만지작거리며 데모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발전시킨 후 다른 멤버들에게 들려주는 식이에요. 그 다음부터는 다 함께 곡을 완성시켜 가죠.
그렇다면 좋아하는 밴드나 롤 모델인 뮤지션은요? 스네일 메일의 린지와 그리즐리 베어의 에드를 정말 좋아해요. 그들이 하는 밴드도 둘 다 너무 멋지죠. 맥 더마코는 최고고, 카디언이나 트윈 픽스가 아니었다면 제가 음악을 이렇게 좋아하게 되지도 않았을 거예요. 그리고 카 시트 헤드레스트랑 네이키드 자이언츠, 그리고 퍼프가 아니었다면 애초에 밴드를 시작하지도 않았겠죠! 요즘은 롤링 스톤스에 제대로 빠져들고 있어요. 새로 나오는 밴드들은 스포티파이가 알아서 끝없이 많은 곡을 들려주는데, 죽을 때까지 들어도 다 못 들을 거예요.
영화에서 아웃사이더 그룹에 있는 인물들을 주로 연기해왔죠. 인디 문화에 관심이 많은 편인가요? 맞아요. 부모님의 영향도 있었지만, 저 스스로도 상업적인 문화보다 언더그라운드의 서브컬처가 더 흥미롭다고 생각해요. 인디 쪽 사람들이 더 진실되죠. 팔 수 있는 모든 걸 팔려고 하지도 않고요. 최근 제 걱정은, 제가 사는 밴쿠버가 갈수록 집값과 물기가 비싸져서 젊은 사람들이 살기 어려운 곳이 되었단 거예요. 젊은 예술가들이 생존을 위해 도시를 떠나면서 문화가 사라져가는 중이죠. 전 아직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지만, 예술가와 뮤지션들이 밴쿠버에 남을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그렇다면 독립영화에 출연할 생각도 있겠네요. 맞아요. 전 타협하지 않고 예술가의 비전에 충실한 독립영화들이 좋고, 그런 영화에 출연하고 싶어요. 그래서 많은 관객을 놓치게 된다 해도 두렵지 않아요. 아주 소수의 관객들만이 찾는대도요. 물론 인디에서 비롯된 게 널리 퍼져 유행하고 주류가 될 수도 있지만, 인디가 주류의 위치에 들어서면 돈과 타협하고 상업화될 위험이 있잖아요. 전 그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커리어를 쌓아가며 나아갈 거예요.
어떤 영화 좋아해요? 코미디. <에잇스 그레이드>나 <레이디 버드> 같은 코미디 요소가 있는 드라마를 좋아해요. 연기와 연출을 겸하는 감독들에게도 애정이 있죠. <고스트 버스터즈> 각본을 쓰고 연기한 해럴드 레이미스, 세스 로건의 영화들도 좋아하고요. 코미디 연기를 많이 해보고 싶어요.
애니메이션에도 애정이 깊어 보여요. 칼푸르니아의 ‘웨이스팅 타임’ 뮤직비디오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고, <카르멘 샌디에고>, <아담스 패밀리>에서는 목소리 연기를 했죠. 전 애니메이션을 늘 좋아해왔어요. 지금 성우로 활동 중인 형 닉과 어릴 때부터 픽사 애니메이션과 <루니 툰즈>를 보곤 했죠. 형은 나중에 자라면 정말로 만화 캐릭터가 되고 싶어 했어요. 부모님은 형에게 만화 캐릭터의 목소리가 될 수는 있지만 캐릭터 자체가 될 수는 없다고 했고, 형은 성우가 되려고 노력했어요. 부모님은 형에게 즉흥연기 수업을 듣게 해주셨고, 우리는 다 같이 형의 공연을 보러 가곤 했어요. 그렇게 저도 코미디와 연기 전반에 관심을 갖게 되었죠.
목소리 연기는 실제 연기와 어떤 점에서 다르던가요? 실사 영화에서의 연기와 성우로서의 연기에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아요. 애니메이션이든 실사 영화든, 연기자는 캐릭터를 제 나름의 방식을 통해 현실적으로 연기하면서 관객이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거거든요. 많은 사람이 성우는 단순히 소리만 담당한다고 생각하지만, 저와 제 형의 경험에 따르면, 목소리만으로 연기할 때 오히려 연기에 더 신경을 써야 하더라고요. 동작도 취하게 되고요. 결론은 애니메이션과 실사 영화 둘 다 너무나 즐겁고, 저는 앞으로 평생 그 둘을 같이 하며 살고 싶다는 거예요.
지난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블랙핑크의 제니에게 <기묘한 이야기>의 굿즈를 보냈죠. 케이팝, 한국영화 등 한국 문화에도 관심이 있나요? 전 BTS나 블랙핑크처럼 해외에 진출한 케이팝밖에 모르지만, 형 닉은 케이팝에 깊게 빠져 있어서 이것저것 보내줘요. 전 한국영화 쪽에 훨씬 관심이 많죠. 한국 영화는 놀라워요. <그것>의 촬영감독을 맡았던 정정훈 촬영감독님이 지금은 <좀비랜드2>를 찍고 있는데, 그건 정말 엄청날 거예요. 그는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올드보이>의 촬영감독이기도 하죠. 그리고 이창동 감독의 <버닝>을 보고 싶은데 아직 못 봤네요. 기회가 되는 대로 보고 싶어요.
<기묘한 이야기>와 <그것>, 곧 개봉할 <더 터닝>까지 호러 장르에서 꾸준한 러브콜을 받아왔죠. 외모의 어떤 신비한 분위기 때문일까요? 흠, 제 신비한 분위기는 사람들의 넋을 빼놓죠. 하하! 하지만 말씀한 작품들의 감독님과 캐스팅 담당자분들은 오히려 진짜 같은, 사실적인 배우를 선호하시는 것 같아요. 이성적으로나 합리적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내용이라 해도, 최대한 현실에 발을 딛고, 사실적으로 보이게 연기하는 그런 배우들 말이에요.
정작 본인은 호러 장르를 잘 보는지 궁금해지네요. 대부분의 호러 영화를 좋아하긴 하지만 어떤 장르는 아예 안 봐요. 고문 같은 거요. 으, 그런 건 도저히 매력을 못 느끼겠어요.
핀 울프하드가 가장 무서워하는 건 뭔가요? 친구가 없는 삶. 상상만 해도 끔찍해요.
배우, 뮤지션뿐 아니라 연출에도 꿈이 있다고요. 왜 연출이 하고 싶어요? 다른 사람들과 협업해서 영상과 음악, 그리고 움직이는 수많은 것들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일을 제 업으로 삼고 싶기 때문이에요. 그건 정말이지 멋진 일이거든요. 전 어떤 방식이 됐든 간에 연출과 관련된 일을 하며 살고 싶어요. 프로젝트를 최선을 다해 이끌어 배우들과 스태프들, 그리고 참여한 모든 아티스트들이 완성된 한 편의 영화를 집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한다면, 정말 최고일 거예요.
현재 배우로서 하고 있는 연기 경험이 앞으로 감독으로서의 커리어를 발전시켜 나가는 데 도움이 될까요? 그럼요. <기묘한 이야기>를 촬영할 때 더퍼 형제와 숀 레비 감독은 제 분량을 마친 후에도 촬영장에 남아서 촬영 과정을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해주셨어요. 만일 제가 먼저 배우가 되지 않았더라면 그런 경험을 하거나 촬영에 관해 감독님과 얘기를 나누는 건 불가능했겠죠. 감사한 일이에요.
아직 어린 나이인데도 벌써 연출 경험이 있어요. 밴드 스펜드타임 팰리스의 ‘소노라’라는 곡의 7분짜리 뮤직비디오를 공동 연출하고 연기하기도 했죠. 제 친구이자 밴드 멤버들과도 친한 조쉬 오발레와 공동으로 연출했어요. 좋아하는 소녀를 구하려는 소년의 이야기죠. 첫 연출작이라 처음엔 무척 떨리고 긴장됐지만, 굉장한 경험이었어요. 촬영 스태프들 모두 굉장히 헌신적이었고, 대가족처럼 다 함께 작업한 현장이었죠. 아이리스 애퍼타우와 론 로게와 연기한 것도 재미있었고요.
핀 울프하드 감독이 첫 번째 영화를 찍는다면 어떤 영화가 탄생할까요?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며 탐구하는 주제를 다뤄보고 싶어요. 어둡지만 웃을 수 있는 영화를 만들래요.
여태까지 나눈 대화만 보면 핀 울프하드가 열여섯 살인 게 믿겨지질 않네요. 연기, 밴드 활동에 연출까지. 학교도 다녀야 할 텐데 너무 바쁘진 않나요? 무척 바쁘지만 그 모든 게 좋아요. 그렇지 않다면 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제가 12시간 안에 이것저것 할 일을 많이 해내는 편이기도 하고, 또 매니지먼트와 비즈니스 쪽에서는 저보다 더 열심히 일하는 많은 사람의 도움을 많이 받으니까요. 게다가 제겐, 제가 무엇을 선택하더라도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이 있죠. 학교 선생님들과 촬영장의 개인 과외 선생님들도 잘 맞고요. 그분들의 학습 지도가 없었더라면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하나도 못 했을 거예요. 아이 하나 키우는 데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로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제 경우에는 마을 전체가 헌신적으로 저에게 집중해주죠.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인 분들이고, 제가 사랑하는 일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해줘요. 그러니까 전 운이 좋은 사람이죠.
핀 울프하드는 아직 어린가요, 아니면 이제 다 컸나요? 스스로 생각하기에 지금 핀은 어떤 나이예요? 저는 이제 막 열여섯 살이 됐고 변함없이 지금의 제 자신을 유지하고 있어요. 촬영장이 아닌 집에서는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고요. 저와 가장 친한 친구들 대부분이 저보다 몇 살 위인 건 맞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저희는 어머니가 아버지보다 연상이지만 두분은 문제 없이 잘 지내죠. 여하튼 그래서 저는 나이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아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고 가족들 중 아무도 “나이가 더 들면 그때 해라” 같은 말을 하지 않거든요. 지금까지의 제 경험에 비추어본다면, 나이는 제가 제 인생에서 하고 싶은 것들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요. 하지만 내년에 졸업하고 나서 누릴 공식적인 자유를 생각하면 엄청 신나네요.
좋아하는 계절은 언제예요? 전 여름을 사랑해요. 햇빛이 쨍쨍하게 빛나는 여름요.
핀 울프하드는 지금 삶에서 어느 계절의 몇 시쯤 있는 것 같나요? 끝없이 계속될 것만 같은 여름, 한낮이 되기 전 오전 11시.
삶에서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은요? 삼십 대가 되어 아이를 갖는 게 가장 기다려져요.
핀은 어떻게 자랄까요? 배우, 뮤지션, 감독, 그리고 어른 핀 울프하드로서? 어떻게 자랄진 모르겠어요. 하지만 제 친구들, 그리고 저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함께 차근차근 성장하고 싶어요. 그러면 제가 원하는 모습과 가까워져 있을 거예요.
어떤 게 진정한 의미의 어른일까요? 모르겠어요. 전 아직 자라는 중이거든요. 10년 뒤에 같은 질문을 다시 해줄래요? 그때는 아마도,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갖고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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