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후 세시 반쯤, 몰려오는 피로를 풀 수 있는 과학적인 방법이 있다.
2011년, NBA 커미셔너 아담 실버는 뉴욕 타임스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리그 사무 관계자들은 오후 3시에는 선수들에게 연락하지 않기를 당부합니다.” 오후 3시에 NBA 선수들이 모여 중요한 비밀 경기를 해서가 아니다. 오후 3시는 바로 리그에서 권고한 낮잠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낮잠 시간. 저녁 시간 경기에 임하는 최고의 프로인 NBA 선수들은 경기 전 낮잠 시간이 필요하다. 잠깐 몇 분 자고 일어나는 짧은 낮잠이 아니라 그들의 낮잠은 몇 시간 동안 이어진다.
졸릴 때 바로 잘 것
하지만 자본주의의 불행한 근무 환경 덕분에, 최상의 생산성을 추구하는 실리콘밸리의 거대 기업의 근무자들을 제외한 일반 회사원들에게 주중의 낮잠은 선택사항이 아니다. 다행히 주말은 온전히 나의 것이다. 운동 후에 꿀잠을 자도 좋고, 혹은 넷플릭스를 보다가 그대로 잠이 들어도 좋고, 저녁 약속 전에 잠깐의 낮잠도 괜찮다. 언제든 원한다면 낮잠을 잘 수가 있다. 이제 우리의 궁금증은 이렇다. 과연 어떤 버전의 주말 낮잠이 가장 효과적일까?
물론 정확한 정답은 없지만, 낮잠의 기준에 대한 몇 가지 유용한 지표가 있다. 먼저, 프로 선수들이 오후 중에 낮잠 스케줄을 갖는 데에는 서캐디안 생리학(circadian physiology)과 연관이 있다. 늦은 오후쯤 되면 우리의 신체는 체온은 물론 에너지 레벨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우리가 토요일 아침에도 주중과 동일한 시간에 자연스럽게 깨어나게 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생각하면 좋다.
주말에는 늘 일정한 수면 시간을 유지하고 싶은 ‘항상적 수면 욕구(homeostatic drive)’에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일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깨어있는 시간 동안 신체 활동이나 사회적 상호 작용을 좀 더 활성화시킬 수 있다. “이는 빛과 온도 같은, 주변에서 보내는 신호와는 완벽하게 별개의 문제다.” 토론토 대학교의 수면 인류학 박사인 데이비드 샘슨이 말한다. 항상적 수면 욕구가 시차가 다른 나라로 여행을 다녀온 후에 바뀌게 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집에서는 이른 밤에도 졸리거나 낮잠을 자고 싶은 욕구가 생길 수 있다. 낮잠을 자고 싶다면, 마음놓고 자도 괜찮다.
적절한 낮잠 시간은 55분
적절한 낮잠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이 또한 과학적인 분석 시도가 있었다. 샘슨 박사는 매일 일정 시간 낮잠을 자는 탄자니아 부족인 하다(Hadza) 부족의 수면 습관을 광범위하게 연구했다. 그들의 수면 스케줄로부터 우리는 과거 원시 시대 사람들의 낮과 밤의 수면 습관에 대한 몇 가지 가설을 세울 수 있었다. 그들의 수면 환경은 산업 혁명이나 암막 커튼, 에어컨 환경으로부터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은 상태이다. 연구 결과, 하다 부족은 하루에 한 시간 정도 낮잠을 잔다는 자료를 수집할 수 있었다. 샘슨 박사는 “반면 연구에 의하면, 서양에서의 평균적인 낮잠 시간은 30분인 반면 하다 부족은 55분으로,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주말이어도 55분 동안 낮잠을 잘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꼭 1시간이 아니더라도 하루 10~15분 정도만 낮잠을 자면 명상의 시간을 가진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샘슨 박사는 조언한다. “10~15분도 짧은 휴식을 취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모두가 동일한 낮잠 시간을 취할 수는 없다. 그리고 매주 같은 낮잠을 잘 수도 없다. “낮잠에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낮잠의 목표도 달라진다.” 샘슨 박사가 말한다. 물론, 매일 오후 3시에 약 한 시간 정도 낮잠을 잔다면, 오후 이후의 시간대를 보내는 데 최고일 것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낮잠의 목적은 휴식과 편안함을 즐기는 데에 있다. 그러니까, 어떠한 형태의 낮잠이 되든지 간에 원하는 낮잠을 취해보자.
- 에디터
- 글 / 알렉스 슐츠(Alex Shultz)
- 일러스트레이터
- 시몬 애브라노이스(Simon Abranowic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