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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데이트 현실 조언

2019.09.23GQ

어색하게 둘만 만나는 첫 데이트보다, 오히려 여럿이 함께 노는 데이트가 더 좋을 수 있다.

나는 기본적으로 첫 데이트를 싫어하고 가능하다면 피하려고 애쓴다. 첫 데이트로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많이 경험해봤다. 트렌디한 바에서 한 낯선 사람 옆에서 전화하듯 작은 목소리로 대화를 하며 어색한 분위기 속에 IPA 맥주를 시킨 걸 후회한 적도 있다. 맥주 한 모금 한 모금 마실 때마다 마치 지독한 스컹크의 방귀 같은 맛처럼 느껴지고, 몇 잔의 술을 더 마셔야 할지 막막했던 기억이다. 낯선 사람과의 첫 데이트 루틴은 이렇다. 낯선 사람과 몇 잔의 술을 함께 마신 뒤에 섹스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한다. 이 과정은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지갑 속 돈까지 낭비할 뿐이다. 우리는 분명 더 나은 방식으로 데이트할 수 있다.

내가 제안하는 대안은 단조로운 첫 만남보다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거나 소셜 활동을 통해 좀 더 자연스럽고 즐거운 데이트를 해보자는 것이다. 처음부터 술 중심의 데이트나 1:1 데이트보다는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파티나 콘서트 또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가벼운 모임에 초대한다. “최근 들어 제가 가장 많이 받는 문의 메일은 주로 피곤한 데이트에 대한 것들이에요.” 컬럼니스트이자 <Can’t Help Myself: Lessons & Confessions From a Modern Advice Columnist>의 저자인 메레디스 골드스테인이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실질적으로 얼마나 관계까 이어질지도 모르는 사람들과 끝도 없이 데이트를 해야 한다는 피로뿐만 아니라, 설령 잘 된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사람을 위해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생기는 거죠.”

적어도 가벼운 그룹 모임의 상황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런 모임에서 우리는 대게 처음부터 너무 깊은 관계를 기대하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괜찮은 관계로 연결될 확률이 높아지게 돼요. 그런 데이트는 두 번 정도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네 번 이상 지속되기도 하고요. 때로 첫 데이트부터 과한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도 있어요. 하지만 그룹 데이트의 상황에서는 그런 사람들도 그런 질문을 하지는 않아요.” 골드스테인이 말한다.

단 둘이 만나면 어색함에 헛소리할 확률이 높다

첫 데이트에 대한 나의 이론을 친구들과 함께하는 그룹 트위터에 게시했는데, 몇몇 친구들이 반발 의견을 냈다. 두 친구는 동시에 “미쳤어!”라고 남겼다. 최근에 결혼한 다른 한 친구는 이렇게 물었다. “1:1 데이트는 하기 싫고 연애는 하고 싶은 거 같은데 그 목적으로 친구들 모임을 만드는 건 아니지? 정말 그런거야?” 이러한 접근 방식이 마치 데이트를 자전거 보조바퀴 정도로만 여기는 성숙하지 못한 접근 방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이해한다. 하지만 나는, 성인으로서 친구들이 있는 안전지대 속에서 필요한 도움을 얻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당신의 윙맨이 나타나서 분위기를 띄워주기도 할 것이다. 특히 만남의 초반이라면 아직은 어색한 관계일 확률이 높기 때문에 지원군이 더욱 필요하다.

나의 친구 글레니와 폴의 예를 들어보자. 그들은 얼마 전에 3주년을 기념했다. 그들의 첫 데이트 장소는 프로스펙트 공원의 야외 콘서트장이었고, 거기에는 글레니의 3명의 남성 친구들도 함께 있었다. 폴이 콘서트장에서 만나자고 먼저 제안했었을 때, 글레니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낼 수 있을지 걱정했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그래서 그녀는 백업 지원군을 요청했다. “저는 일반적인 첫 데이트 장소와는 다른 콘서트장에서 즐기기는커녕 분위기가 어색해질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친구들을 불렀어요.” 그녀가 말한다. 하지만 예상외로 콘서트장에서 둘의 분위기는 한껏 달아오르기 시작했고, 그녀의 친구들도 그 불꽃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리를 떠나 주었다. 물론 초반에는 그녀의 친구들이 어느 정도는 자리를 지키면서 글레니가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콘서트 중간에 저는 폴과 제 친구만 남겨두고 잠시 자리를 비키기도 했어요. 그리고 나중에 친구에게 단둘이 남았을 때 데이트 상대가 괜찮았는지 물어보았고, 그는 꽤 괜찮은 사람이었다고 평했어요.” 글레니가 말한다. “믿을 만한 친구로부터 낯선 상대의 의견을 들을 수 있으니 좋죠.”

친구들이 객관적으로 데이트 상대를 파악해줄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처음부터 1:1 데이트에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들은 첫 데이트부터 같이 잘 수도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갖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럴 경우 자신의 친구들에게 상대를 소개해줄 때 오히려 큰 압박감을 느낀다. 이미 파트너와는 충분히 가까워졌기 때문에 친구들이 그 사람을 잘 봐주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라디오 채널 WQRX의 작가인 그레타 레인보우는 현재는 남자친구가 된 그와의 첫 데이트에서는 두 잔의 술이 전부였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생일 파티에 그를 초대했다. “제 생일 파티여서 당연히 친구들도 초대했지만, 그에게는 말하지 않았어요.” 그녀가 말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주 기분 좋게 잘 끝났어요. 제 친구들과 함께 할 때 어색한 사람이라면 결국 잘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들은 현재 2년 정도 만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친한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가장 편하고 유쾌한 모습을 드러내고, 자신의 가장 매력적인 면모를 뽐내기도 해요.” 골드스테인이 말한다. “그러니 그런 기회를 살릴 수 있는 자리에서 첫 데이트를 하면 좋지 않겠어요?”

하지만 이 방식도 곤란한 상황을 유발하기도 한다. 예전에 나는 관심 있던 사람을 여러 친구들이 참석한 파티에 초대한 적이 있다. 거기에는 그의 친구들도 제법 있었다.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잘 흐르고 있다고 생각했다. 다른 한 멋진 남성이 나타나기 전까지만…. 우리는 서로 잘 통했고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갔다. 결국 초대했던 남자보다 그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눈 채 파티는 끝났다. “이러한 사회적 모임에서는 자신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당신의 친구들과 로맨틱한 관계로 이어질 수 있는 사람까지 함께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골드스테인이 말한다. 하지만 그 파티에서 그와 잘 이뤄지지 않았던 것은 아마도 우리가 인연이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당연히 1:1 데이트가 서로를 알기에는 좀 더 세심한 자리인 것은 사실이지만, 파티에서의 수많은 혼란과 피로 속에서도 여전히 함께 집에 가고 싶을 만큼 좋다면 어떨까? 이러한 테스트를 통과한 관계는 더욱 깊은 관계로 이어질 수 있을 확률이 높을 것이다.

    에디터
    글 / 케이트 무니(Kate Mo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