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 레드’ 보다 익숙한 이름 ‘서태웅’.
90년대에는 NBA, 마이클 조던, 에어 조던, 농구대잔치, 마지막 승부 등, 축구와 야구의 인기가 압도적이었던 대한민국에 농구 붐을 일으킨 주역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중 가장 큰 역할을 했던 한 가지가 바로 만화 ‘슬램덩크’.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에어 조던 5는 당시 국내에서 만화 슬램덩크 속 북산고교의 에이스이자 주인공인 강백호의 라이벌, 여성 팬을 몰고 다니지만, 농구밖에 모르는 한없이 쿨 한 남자 ‘서태웅’의 신발로 유명했다. 당시 미국에서는 80년대에서 90년대로, 매직 존슨과 래리 버드의 시대를 종결하고 마이클 조던의 시대가 왔음을 알리는 신발이기도 했고 또한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프레쉬 프린스’ 윌 스미스의 신발로도 이름을 알렸다.
에어 조던 5의 디자인 모티브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한 P-51 머스탱 전투기다. 에어 조던 3와 4에 이어 계속해서 디자인을 맡았던 팅커 햇필드는 마이클 조던의 빠르고 공격력이 마치 어디선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적을 공격하는 전투기와 닮았다는 의미로 디자인했다고 한다. 미드솔의 상어 이빨 ‘샤크 투스’ 디자인 또한 전투기에서 가져온 것이다. 1990년에 처음 발매된 에어 조던 5는 80년대 중후반에 유행했던 커다랗고 두껍고 높은 발목을 가진 농구화다. 2020년 현재 유행하는 스니커즈와는 거리가 조금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큰 인기를 얻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1990년 오리지널 발매 이후 세 번째 레트로를 맞는 이번 2020년 버전의 에어 조던 5 ‘서태웅’은 좀 다르다. 바로 이전까지 발매된 에어 조던 5 들과는 달리, 30년 전 오리지널 모델에 가장 가깝게 복각되어 발매되는 것. 토박스의 디자인 변경 및 힐 카운터 부분의 나이키 자수 로고는 더 크게 바뀌었고 아웃솔에도 조던이 아닌 나이키 텍스트 로고가 들어갔다. 소재도 기존 레트로 모델들과 다르게 합성 가죽이 아닌 천연가죽을 사용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 에디터
- 글 / 오렌지킹(스니커 칼럼니스트)
- 사진
- N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