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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인 스트레스를 풀어줄 겨울 여행지 4

2020.11.19주현욱

이윽고 다시 겨울이 찾아왔다. 한 해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줄 겨울 여행지를 소개한다. 갈 수 있는 곳이 국내 뿐이라 부담도 덜하다.

경상도 – 통영
코 끝이 베이는 듯한 매서운 겨울바람을 피해 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는 곳이 남해안이다. 통영은 겨울이 되어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일이 거의 없어 겨울 국내 여행지로 제격이다. 겨울이 제철인 굴과 싱싱한 횟감, 그리고 충무 김밥 등 통영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먹거리도 더 풍성하게 누릴 수 있다. 볼거리를 중요시한다면, 무수히 많은 섬 중에서도 통영 달아선착장에서 배를 20분만 타면 닿게 되는 연대도와 서쪽으로 가까이 이웃한 만지도로 떠나볼 것을 권한다. 연대도와 만지도는 별개의 섬이었으나 보행전용 출렁다리로 이어 바닷길을 걸으며 두 군데를 둘러볼 수 있다. 바다 위에서 출렁거리는 다리를 지나가는 아찔함과 이곳에서 맞는 경관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곳이다. 해변으로는 바다백리길 4구간인 연대도 지겟길에 몽돌 해변도 아름다운데, 이곳에서 에메랄드 파도 소리를 듣고 있으면 한 해 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한순간에 날아간다. 파도와 부딪힐 때마다 나는 몽돌 소리가 깔린 바닷가에서 겨울의 낭만을 만끽하면 이보다 더한 행복은 없다.

전라도 – 전주
전주 여행은 실패가 잘 없다. 도시 자체의 전통미가 넘쳐 볼거리도 풍부하고 전라도 음식을 필두로 한 먹거리도 풍성하다. 전주지역 특색 음식으로 알려진 초장에 찍어 먹는 피순대를 비롯 비빔밥과 콩나물국밥 등으로 미쉐린 가이드에서 받은 별만 해도 수두룩하다. 추운 겨울날 허기를 든든하게 채워줄 음식이 많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미 유명한 전주한옥마을 외 다른 곳을 찾아가보고 싶다면 전주수목원을 추천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잠정 휴원했지만 지난달부터 운영을 재개해 산책코스로 들리기 좋다. 이날치와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가 참여한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 전주 편에 등장해 찾는 사람들도 더욱 많아졌다. 전주 근교 완주군 소양면에 위치한 아원고택도 근심 걱정을 내려놓고 경관에 매료되기 좋은 곳이다. 150년과 250년 이상의 세월을 간직한 고택을 이축해 전통과 현대, 자연이 맞닿아 모던하게 조화를 이룬다. 미술관으로 운영되는 동시에 온돌바닥 객실도 갖추고 있어 따뜻한 밤을 보낼 수 있다. 겨울로 향하는 터널에 들어선 요즘 같은 계절에 전주는 품격 있는 겨울 여행지로 손색없다.

충청도 – 서산
충남 서산은 포근한 자연 속 옛 정취가 깃든 곳에서 걷기 여행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훌륭한 여행지다. 특히 조선시대 서해안 방어 임무를 담당하던 석축 읍성인 해미읍성은 선조들의 이야기가 담긴 듯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관광지다. 지난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계기로 전국 최대 천주교 순교 성지로 명성을 얻었다. 해미읍성 북서쪽으로 ‘교황프란치스코순례길’이라는 도로명도 생겼다. 서산의 알프스 혹은 비밀 정원이라고 불리는 용유지도 꼭 들려야 하는 곳 중 하나다. 계절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나무들과 저수지의 물안개가 어우러져 그저 감탄사를 부른다. 특히 겨울이면 눈이 쌓여 마치 병풍을 연상케 하는 한 폭의 수묵화 같은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밀물과 썰물 때마다 육지에서 섬으로 바닷길을 열고 닫는 간월암과 자연이 허락해 만들어진 코끼리 바위와 몽돌 해변으로 유명한 황금산 모두 연말 일몰 명소로 손꼽힌다.

강원도 – 속초
산과 바다가 있는 강원도 속초는 계절 상관없이 사랑받는 국내 여행지다. 여름은 여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멋과 맛이 있다. 속초 동명항은 동해안 맛집을 한곳에 모아뒀다고 해도 과언이 정도로 맛있는 곳이 많다. 갓 잡은 듯 싱싱한 생선과 대게 등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해안도로포차촌은 속초 로컬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관광객 여행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속초는 호수와 바다가 함께 있는 독특한 지형 갖고 있다. 청초호와 아바이마을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갯배 체험도 오직 속초에서만 경험할 수 있다. 속초 시민은 무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성인 1인 기준 5백원만 내면 이용 가능하다. 속초에 또 다른 호수인 영랑호는 호수 공원 내 자전거길이 있어 자전거를 대여해 호수를 크게 한 바퀴를 둘러볼 수 있는데, 특히 일몰시간대가 가장 아름답다. 마지막으로, 설악산을 빼놓을 수 없다. 등산길이 망설여진다면 설악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된다. 정상에 다다르면 봉화대와 울산바위, 속초시 전경, 눈 덮인 설악산 절경에 압도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에디터
    글 / 주현욱(프리랜서 에디터)
    사진
    통영시 통영관광포털 U-투어, 전주시 문화관광, 아원고택 홈페이지, 서산시, 속초시 그곳 속초,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