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도 게임도 혼자보단 함께가 좋다.
이혼의 길에 들어선 코디와 메이 부부. 하지만 어린 딸은 두 사람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런 딸이 엄마와 아빠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길 바라며 눈물을 흘리자 순식간에 코디와 메이는 인형으로 변한다. 그들 앞에 살아 움직이는 책, 닥터 하킴(자칭 사랑 전문가)이 등장해 어떻게 된 영문인지 상황을 설명한다. “틀어진 관계는 고칠 수 있지. 노력이 필요해. 자네들에겐 협업이 필요하다네!”, “함께요? 아뇨, 우린 이미 이혼하기로 결정했어요.” 납득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그들에겐 주어진 시간이 별로 없다.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의기투합할 수밖에.
게임 <잇 테이크 투>를 관통하는 주제는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정서다. 이혼을 결심한 부부가 협동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가면서 관계가 회복되는, 다소 평범하고 익숙한 전개다. 반면 게임 구성은 다르다. 대단히 방대하고 체계적이라 더욱 인상적이다. 거의 모든 장르의 게임 장르를 다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단한 퍼즐부터 슈팅, 액션, RPG, 레이싱, 비행 어드벤처까지 시시각각 장르를 넘나든다. 또 게임 속 이벤트처럼 두 플레이어가 겨루는 미니 게임도 마련했다.
<잇 테이크 투>는 협동 게임으로 개발했다. 다시 말해 이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선 무조건 두 명이 필요하다. 싱글 플레이 모드는 좌우 분할 화면, 멀티플레이는 각각의 화면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2인 협동 플레이 게임에선 각자 역할이 주어진다. 상대적으로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잇 테이크 투>는 새로운 흥미 요소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코디는 기름, 메이는 불을 쏘는 아이템을 얻기도 하고, 각각 자석의 N극과 S극을 들고 퍼즐을 풀어가는 식이다. 매 챕터마다 새로운 아이템과 상황이 주어지기 때문에 지루할 겨를이 없다. 협동 플레이 게임으로 이렇게 뛰어난 완성도를 구현한 건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게임 개발사 입장에선 일반 게임을 만드는 것보다 몇 배 더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혼자 할 수 없는 게임 방식의 특성상 판매량도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이 게임은 더 주목할 가치가 있다. <잇 테이크 투>를 플레이하는 동안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었다. 가족, 친구, 동료가 옆에 있었다. 현실이든 게임이든 혼자보단 함께가 좋다. 두 세계를 오가며 남들과 경쟁하느라 지친 우리에게 <잇 테이크 투>는 힐링 같은 게임이다.
- 글
- 김태영(게임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