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pm 컴백을 기념해 원조 짐승돌의 역사를 연대기 순으로 모아봤다. 왜 이들이 12년 전부터 누나들 마음을 훔쳐왔는지를 알게 해주는 귀중한 자료들이다.
2008년, 전설의 시작 저화질을 뚫고 나오는 소년들의 활기. 연습실이 마땅치 않아 어느 검도장에서 안무 연습을 했다는 데뷔 곡 ‘10점 만점에 10점’ 안무 연습 영상이다. 에어컨 가동이 잘 되지 않았던 건지, 멤버 과반수가 웃통을 까고 땀을 흘리며 격한 안무를 소화한다. 칼군무부터 아크로바틱까지, 파이팅 넘치는 멤버들의 기합이 인상적이다. 이 영상의 유일한 단점은 고화질이 아니라는 것 하나뿐. 이미 시작부터 남다른, 날 것 그 자체를 보여준다.
공감 댓글 “왜 투피엠이 누나 팬이 많았는지 누나가 되고서야 알아서 여기까지 왔네.” “왜 영상에서 남성 호르몬 냄새가 나는지 이유 좀…”
2009년 7월, 비 내리던 울산 대첩 쏟아지는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흔들림 없이 라이브로 보컬과 안무를 소화해내는 2pm. 신인의 패기와 특유의 파이팅이 빗방울 가득한 카메라 렌즈를 통해 느껴진다. ‘니가 밉다’ ‘again & again’ ‘10점 만점에 10점’ 등 초창기 인기 곡들을 폭우 속에서 들려준다. 총 10분 남짓한 공연은 후반부로 갈 수록 빗줄기가 더 거세지는 걸 볼 수 있다. 흠뻑 젖은 채로 흔들림 없이 공연을 이어 나가는 멤버들의 모습과 우비를 입은 채 절규하는 소녀 팬들의 모습이 교차 편집 된다. 이게 바로 2pm 히스토리에 중요한 순간으로 기록된 울산 대첩이다.
공감 댓글 “2009년은 2pm의 해였지. 대중성과 팬덤 다 잡은 아이돌이었어.” “시청각 자료가 향기까지 내다니 기술 발전 오지네”
2010년 2월, 극한으로 치달은 짐승돌 콘셉트 2010년 2월, 서울 가요대전을 보던 소녀 팬들은 경악을 금치 못 했다. 두 번째 앨범 <1:59pm>의 타이틀 곡 ‘Heartbeat’ 공연을 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택연이 빨간 조명 아래 상반신 탈의를 한 상태로 쇠사슬에 묶여 있었기 때문이다. 이어 다음 파트의 찬성은 투명한 상자 속에 역시 상반신 탈의가 된 상태로 탈출을 감행했고, 우영은 결박된 채 안대를 하고 있었다. 넷플릭스가 <365일>을 만들기 한참 전에 이미 2pm은 대한민국 아이돌이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야성미를 보여줬다. 그 누가 아이돌이 근육 펌핑을 하며 묶여있는 모습을 상상했겠는가. 최초의 짐승돌 타이틀은 아무나 가져갈 수 있는 게 아니다.
공감 댓글 “제가 이런 것을 무료로 봐도 되나요?” “내가 이렇게 웃음이 많은 사람이었나…”
2013년, 절제된 야성미 ‘우리집’ 이전에 ‘하.니.뿐’이 있었다. ‘하루종일 니 생각 뿐이야’는 훨씬 성숙해진 2pm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제는 상반신 탈의도, 쇠사슬도 없다. 무대 위에 놓인 의자에 앉아서 발과 고개만 까딱 거리면서 약간의 웨이브만 할 뿐. 그럼에도 불구하고 ‘으른미’를 뽐낸다는 것이 ‘하.니,뿐’ 무대의 가장 큰 매력이다. 옷을 찢거나 기합 바짝 들어간 군무를 보여주는 대신, 최소한의 동작과 최대한의 눈빛 만으로도 팬들을 홀릴 수 있음을 증명했다.
공감 댓글 “여러분, 누나 팬이 많은 그룹은 일단 관심을 가지세요. 지금은 별로라고 생각했던 그룹이 나중에 보면 되게 좋을 때가 있음.”
2016년, 땀내 나는 헬스장 증강 현실 헬스장에서 중량 치기를 해야 할 때 배경 음악으로 딱 좋은 2pm의 숨겨진 명곡. 수년간 다져진 짐승돌의 여유 있는 힘이 느껴진다. 가사는 신나게 놀자는 내용이지만 실상은 트레이너와 함께 비지땀을 흘리고 있을 것 같은 무대랄까. 실제로 후쿠오카에서 땀나게 공연하면서 춤추는 2pm의 건강한 매력을 만날 수 있다. 스타일링도 제각각이지만 말 그대로 무대를 찢으며 노는 덕분에 옷은 눈에도 들어오지 않는다.
공감 댓글 “이게 바로 진정한 짐승돌이지. 저 에너지 봐라” “이렇게 느낌이랑 흥으로 무대 하는 건 2pm이 역대 최고인 듯. 이런 아이돌 다신 안나옴.”
- 에디터
- 글 / 서동현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