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어우선한 올림픽이지만 선수들의 투지는 한번도 꺼진 적이 없다. 이번 한국 대표팀의 목표는 금메달 7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14개로 5회 연속 종합순위 10위 이내에 드는 것. 주목할 만한 종목별 관전 포인트와 첫 경기 일정을 체크해본다.
축구
도쿄 올림픽에서 남자 축구는 개최국인 일본을 포함해 아시아 3팀, 유럽 4팀, 아프리카 3팀, 북중미 2팀, 남미 2팀, 오세아니아 1팀으로 총 16개국이 경쟁한다. 4개 팀씩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 팀이 8강 토너먼트에 올라 단판 승부로 우승팀을 가리게 된다.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조편성은 타 팀에 비해 순조로워 보인다. 껄끄러운 개최국 일본은 물론 브라질, 아르헨티나,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강한 상대들을 모두 피했기 때문이다. 22일 뉴질랜드와 1차전을 시작으로 25일 루마니아, 28일 온두라스와 차례대로 경기를 치른다. 23세 이하 연령 제한에 상관없는 와일드카드로 황의조, 권창훈, 박지수가 최종 발탁돼, 지난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신화 이후 9년 만에 메달에 향해 도전한다. 특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인맥축구’ 논란을 금메달로 증명한 황의조가 다시 한번 김학범 감독의 부름을 받았고, 손흥민 이후 한국 축구를 이끌 이강인 역시 등번호 8번을 달고 플레이메이커로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한국 여자축구는 작년 4월 중국과의 도쿄 올림픽 아시아 지역 여자축구 최종예선 플레이오프에서 1, 2차전 합계 3-3으로 동률을 이룬 뒤 연장전에서 패해 도쿄행이 무산됐다.
첫 경기 일정
7. 22(목) 17:00 남자 B조 대한민국 vs 뉴질랜드
양궁
올림픽 효자종목인 양궁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전 종목 석권을 이뤄냈다. 그리고 이번 도쿄 올림픽부터 혼성전이 추가되면서 양궁에 걸린 금메달은 총 5개로 하나가 늘었다. 양궁은 올림픽 개막과 함께 대회 첫 경기 일정으로 랭킹 라운드에 돌입하는데, 먼저 남녀 각 64명의 선수들이 70m 거리에서 총 72발을 쏴 총점 순서대로 1위로 64위를 정한다. 이어 1위와 64위, 2위와 63위, 3위와 62위 방식으로 짝지어 녹아웃 토너먼트를 치러 우승자를 가린다. 이르면 다음 날인 24일 혼성전 결승부터 메달 획득 소식이 들릴 수도 있다. 이후 25일 여자 단체전과 26일 남자 단체전이 펼쳐지고 30일과 31일에는 각각 여자 개인전, 남자 개인전 금메달의 주인공이 가려진다. 양궁은 단순히 활을 쏘는 기술 뿐만 아니라 경기장에 부는 바람, 습도, 햇빛, 소음으로 인한 심리적인 요소가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앞서 양궁 국가대표팀은 지난 5월부터 해안가에 위치한 올림픽 경기장의 환경과 흡사한 전남 신안군 자은도에서 특별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과녁을 향한 금빛 조준만 남았다.
첫 경기 일정
7. 23(금) 09:00, 여자 개인 랭킹 라운드, 13:00 남자 개인 랭킹 라운드
수영
1896년 1회 대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올림픽에서 빠진 적이 없는 5개 종목 중 하나다. 한국은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를 획득했고, 자랑스럽게도 모두 박태환의 업적이다. 그런 박태환의 뒤를 이을 차세대 수영스타가 등장했다. 2003년생인 황선우는 이미 국내외 대회에서 존재감을 알리며 ‘제2의 박태환’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2020년 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남자 자유형 100m 결선에서 48초25의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는데, 이는 박태환이 2014년 2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 스테이트 오픈 챔피언십에서 작성한 48초42를 6년 9개월 만에 0.17초 단축한 기록이다. 다음날 치른 자유형 200m에서도 1분45초92의 세계주니어 신기록으로 1위에 올랐다. 한국 수영선수가 세계 기록을 보유한 것은 주니어와 시니어를 통틀어 황선우가 처음이다. 또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를 뽑는 2021년 경영 국가대표 선발 대회에서 자신이 보유한 남자 자유형 100m 한국 기록을 48초04로 다시 갈아치웠고, 자유형 200m의 세계주니어 기록 역시 6개월 만에 또 0.96초 단축하기도 했다. 황선우는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주 종목인 자유형 100m와 200m는 물론, 자유형 50m와 단체전인 계영 800m까지 총 4개 종목에 출전해 금빛 레이스를 향한 첫걸음을 내디딘다.
첫 경기 일정
7. 24(토) 19:28 여자 100m 접영 예선 1조, 19:48 남자 400m 자유형 예선 1조
럭비
대한민국 럭비팀이 역사적인 첫 올림픽 출전에 나선다. 지난해 11월, 인천에서의 도쿄 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전에서 한국 대표팀은 아시아 최강으로 불리는 홍콩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며 올림픽 직행 티켓을 따냈다. 럭비가 국내에 도입된 1923년 이후 무려 97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출전하게 된 셈이다. 본선에 진출한 12개국 가운데 객관적인 전력에서 가장 뒤처져 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도쿄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부족한 점들을 보완해 경쟁팀과의 격차를 줄이고자 했다. 럭비는 타원형 공을 경기장 끝에 있는 상대팀의 골라인까지 전진시켜 득점하는 경기다. 공을 전진시키는 과정에서 선수들은 공을 들고 달리거나 동료에게 패스하고 킥을 사용한다. 다른 구기 종목과 달리 전진 패스가 불가능하고 뒤로 패스하면서 트라이 라인까지 전진해야 한다는 게 포인트다. 한국은 A조에 편성돼 26일 세계 랭킹 2위인 뉴질랜드와 첫 경기를 치르고, 같은 날 오후 호주와 맞붙는다. 다음 날인 27일에는 7위 아르헨티나와 격돌하며 조별리그를 마친다. 이후부터는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결정전부터 결승까지 이어진다. 한국 럭비 대표팀이 예선전에서 보여준 기적 같은 역전승에 이어 본선 무대에서도 기적을 일궈낼 수 있을까.
첫 경기 일정
7. 26(월) 10:00 남자 A조 대한민국 vs 뉴질랜드
야구
13년 만에 다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야구에서 한국 대표팀은 2008 베이징 올림픽의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2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하지만 황금기를 이끌었던 선수들의 은퇴와 미국 메이저리그의 올림픽 출전 제한, 부상으로 인한 이탈 등으로 역대 올림픽 대표팀 중 전력이 가장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프로야구가 있고,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선수들이 충분하다. 올 시즌 전반기만 보더라도 리그 정상급 투수 반열에 오른 원태인부터 박세웅, 김민우로 이어지는 우완 선발 트리오와 프로야구 각 팀의 마무리 투수로 구성된 불펜진, 또 전성기 시절 위력은 아니지만 리그에서 세이브 선두를 기록 중인 오승환도 건재하다. 특히 주장으로 선임된 김현수와 더불어 대표팀 타선의 주축이 된 이정후, 강백호, 박건우, 박해민 등으로 이어지는 타선은 다른 팀들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다. 여기에 대한민국 최고의 포수로 꼽히는 양의지와 강민호가 버티고 있다는 점도 큰 힘이 된다. B조에 속한 야구 대표팀은 29일 아스라엘과 첫 경기를 치르고, 하루 쉰 뒤 31일 같은 장소에서 미국과 맞붙는다. 조별리그 후에는 더블 엘리미네이션, 즉 패자부활전을 도입한 토너먼트 방식의 녹아웃 스테이지를 통해 8월 7일 결승전까지 매일 경기를 치르며 금, 은, 동메달을 가리게 된다. 지난 대회에서 이뤄낸 9전 9승의 전승 금메달에 대한 기억은 대표팀에게 강한 정신력으로 적용될 수 있다. 국가대표 경력이 많은 김경문 감독의 지도력 아래 기존 베테랑 선수들과 ‘베이징 키즈’들의 활약을 눈여겨볼 만하다.
첫 경기 일정
7. 29(목) 19:00 야구 오프닝 라운드 B조 이스라엘 vs 대한민국
- 에디터
- 글 / 주현욱(프리랜스 에디터)
-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