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좁히기.
콘셉트 스토어ㅣ디올 부티크 @dior
성수동은 럭셔리다. 응? 그럴 리가? 브루탈리즘 카페와 빈티지 가게가 성수동의 본질이던 시대는 끝이 나는 모양이다. 디올 부티크가 증거다. 나는 디올 최초의 파리 부티크 외관을 그대로 흉내 낸 건물이 성수동의 오래된 붉은 벽돌 빌라 사이에 들어선 사진만 봐도 이미 현기증이 난다. 서울의 건축학적 미학은 역시 ‘뜬금없음’인데 디올 부티크의 뜬금없음은 가히 기념비적이다. ‘카페 디올’의 커피값도 뜬금없이 비싸겠지만 그 정도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 김도훈, 영화 저널리스트
∗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5길 7
편집 숍 ㅣVOOSTORE @voostore
베를린에서 한 달 동안 머무를 때 최고의 힙플레이스라고 추천받은 편집 숍을 참새가 방앗간 찾듯 방문했다. 처음에는 인테리어에 반했고, 두 번째는 라프 시몬스와 독점으로 협업한 쇼핑백, 나이키 익스클루시브 스니커즈 등 쉽게 만날 수 없던 유니크한 아이템에 반했다. 마지막으로 파란 눈동자의 직원에게 홀려 내 마음과 통장을 남김없이 내어주고 온 곳. 베를린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내 안식처에 안부를 전해달라 부탁하고 싶다. 강은비, 홍보 마케터
∗ Oranienstraße 24, 10999 Berlin, 독일
일식당ㅣ요조라 @yozora_bar
이것도 저것도 먹고 싶은 요즘, 육해공 재료가 모두 모인 요조라는 늘 해답이 되어준다. 생선회, 해산물 화로구이, 숯불 함박스테이크부터 통닭구이까지, 5만5천원 가격 안에서 숯을 주제로 하는 요리를 전한다. 차가운 요리와 뜨거운 요리를 오가는 입맛 돋는 코스 구성, 매끄럽게 입힌 숯의 터치, 셰프가 애주가임이 분명해 보이는 술안주 삼기 딱 좋은 간까지. 오픈 2개월 만에 만석 행진인 데는 이유가 있다. 장새별, 스타앤비트 대표 · F&B 전문 기자
∗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152길 11-5, B1F
미술관ㅣ마욜 미술관 @museemaillol
파리 7구에 위치한 마욜 미술관은 프랑스 조각가 아리스티드 마욜을 기리는 곳이다. 마욜의 모델이자 동료였던 디나 비에르니가 1955년 당시 카바레였던 이곳을 조금씩 사들였고, 1995년에 마침내 미술관으로 문을 열었다. 19세기부터 현대 미술까지, 국가와 장르로 규정하지 않은 경계를 넘나들며 전시를 선보인다. 안뜰의 카페테라스에서는 음료를 즐길 수 있는데, 개중에서도 화이트 와인 한잔을 추천한다. 고연정, 아트 프로젝트 그룹 아트팩트 총괄
∗ 61 Rue de Grenelle, 75007 Paris, 프랑스
칵테일 바ㅣ시호 @siho_2.gabi
이제 새벽까지 달릴 준비가 됐다. 바 중에서도 드물게 새벽 5시까지 문을 여는 시호에서. 때 시, 좋을 호 자를 쓰는 이름에 걸맞게 시기별로 엄선한 모던 클래식 칵테일을 주로 다루는데, 바에서는 역시 바텐더와 나누는 취향 스무 고개로 받는 한 잔이 최고. 커피와 디저트를 즐긴다면 검색해도 잘 나오지 않는 ‘펠리컨’을 마지막 잔으로 요청해보자. 어떤 손님도 소외시키지 않겠다는 의지의 ㅁ자 바 구조도 돋보이는 곳이다. 장새별, 스타앤비트 대표 · F&B 전문 기자
∗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1길 7
와인 다이닝ㅣ플랜트 바- 용기 @padosikmul.yonggi
제주 디앤디파트먼트 내 조경이 참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파도식물이라는 식물 가게였다. PLANT BAR_용기는 파도식물에서 운영하는 카페? 바? 펍?,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 어쩌면 장르 구분이 필요치 않은, 맛있는 먹거리와 마실 거리와 분위기가 아름답게 어우러져 보이는 곳이다. 사람보다는 식물이 주主가 된다는 느낌도 받았는데, 다른 시선에서 바라보게 되는 공간이라서 끌린다. 제주에 간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고 싶은 곳. 이기수, hap 대표
∗ 제주시 탑동로2길 7
서점ㅣ콜링북스 @iam.callingbooks
압구정로데오역 근처에 있는 매우 작지만 눈에 띄는 서점. 세 평(10m2) 남짓한 규모라 2미터 거리두기도 불가능한 공간이다. 콜링북스는 마중물을 의미하는 단어 ‘콜링 워터’에서 따왔다. 운영자이자 디렉터인 이지나는 지난 12월부터 사연을 받아 답신과 함께 책을 추천하는 콜링북스의 책 편지도 진행 중이다. 그가 전하는 큐레이션을 좇다 보면, 이름처럼 다른 독서로 줄줄이 연결될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손현, 콘텐츠 매니저
∗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157길 14-4, 103호
미술관ㅣ프린트베이커리 한남점 @print_bakery
MZ세대가 미술 시장에 보이는 높은 관심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예술의 대중화를 생각한다. 프린트베이커리는 ‘빵집에서 빵을 고르듯 부담 없이 미술을 즐기는 삶’을 추구하는 미술 대중화 브랜드. 지난해에는 NFT아트 전시를 선보이는 등 예술 시장 트렌드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어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다양한 가격대의 미술품을 갖추고 있으니 누군가에게 인상 깊은 선물을 해주고 싶을 때 방문해보면 좋겠다. 고연정, 아트 프로젝트 그룹 아트팩트 총괄
∗ 서울시 용산구 독서당로 87
빈티지 숍ㅣ밀리언 아카이브 @millionarchive
나는 여전히 이베이에서 40년 된 빈티지 록 티셔츠 따위를 쓸모 없이 비싼 가격에 구입하는 취미가 있다. 오래된 티셔츠에는 1972년 콘서트에서 헤드뱅잉을 하던 백인 남자의 암내가 분명히 배어 있지만, 윌리엄스버그의 비콘스 클로짓에 갈 때마다 그 압도적인 쩐 내에 황홀감을 느끼곤 했다. 다행히 성수동에는 거대한 창고를 개조한 빈티지 옷 가게 ‘밀리언 아카이브’가 있다. 오랜만에 마스크를 벗고 빈티지 냄새에 코를 박고 싶다. 김도훈, 영화 저널리스트
∗ 서울시 성동구 아차산로5길 24-18
영화관ㅣ서울아트시네마 @seoulartcinema
지난 3월부터 정동길에 새롭게 자리 잡았다는 소식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곳의 영화는 치기 어린 대학생인 내게 하나같이 심상치 않은 물음을 주는 것이 많았는데, 돌이켜보면 그런 물음에 대한 대답을 치열하게 고민하느라 생의 의지를 불태웠던 것 같다. 5월과 6월에는 <우연과 상상>, <안녕, 용문객잔> 등이 상영표에 올라 있다. 몇 년 사이 뭐든 심드렁하게 반응해온 현재의 내게 스파크를 일으켜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김나래, 매거진 <B> 시니어 에디터
∗ 서울시 중구 정동길 3, 경향아트힐 2F
축제ㅣ자라섬재즈페스티벌 @jarasumjazzfestival
갓 성인이 되어 1회 차에 방문했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9회 차다. 비슷한 시기 인천에서 시작한 록 페스티벌 역시 기대되기는 매한가지지만, 이제는 어린 자녀가 포함된 가족으로서 쾌적한 자라섬과 재즈가 제격 아닐까? 다시 각각의 스테이지에 선 아티스트는 저마다 자신의 시를 노래할 것이다. 음악과 간단한 주류, 여기에 돗자리를 나눠 앉을 수 있는 사람들과의 주말 해 질 녘은 생각만으로도 달콤하다. 정필규, <아이비스타일> 저자 · 패션 전문 바이어
∗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달전리 1-1, 자라섬
숙소ㅣ어 베터 플레이스 @abp_seoul
에어비앤비는 싫고 호텔은 심심해서 새로운 곳을 검색하던 중 한눈에 반한 숙소. 사진과 실제가 달라 실망한 경우가 많은 여행객에게 특히 추천한다. 모듈식 벽, 수납공간, 플러그, 심지어 수저통까지 완벽하게 계산된 듯한 디테일들에 둘러보는 재미가 온종일 이어진다. 한두 번 사용 후 버려지는 비누에 죄책감이 들어 비누까지 직접 디자인했다는 섬세함에 박수를 치고 나왔다. 종로에서 묵을 일이 있다면 이곳에 꼭 누워보시길. 이기수, hap 대표
∗ 서울시 종로구 삼일대로19길 22, 4F
주점ㅣ안주마을 @anjumaeul
내 마을도 아닌데, 유독 서촌에 갈 때면 푸근한 인심을 광주리째 가득 담아 오는 듯한 기분이 든다. 안주마을은 서촌의 잘 알려진 터줏대감으로 인근 가게 사장님들이 영업을 마친 뒤 그날그날의 회포를 푸는 아지트이기도 하다. 이곳에서의 소주 한잔과 제철 해산물 안주가 그리웠다. 이유 없이불안할 때 떠돌이처럼 갈 곳 잃은 마음을 한계 없이 다시 달랠 수 있는 날, 그날이 돌아와 정말 다행이다. 김나래, 매거진 <B> 시니어 에디터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1길 5
레스토랑ㅣPOLIDOR @polidor_restaurant
19세기 중반에 문을 연 이후 제임스 조이스, 헤밍웨이 등 당대의 문인들이 애용했으며,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배경으로도 등장한 장소다. 흡사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마법 같은 레스토랑이랄까. 소탈하지만 지극히 프랑스적인 음식, 가령 간단한 스테이크에 감자튀김과 렌틸콩 같은 요리를 합리적인 가격에 경험할 수 있다. 하늘길이 열린 이번 여름 프랑스로 떠나는 여행객에게 추천하고 싶다. 정필규, <아이비스타일> 저자 · 패션 전문 바이어
∗ 41 Rue Monsieur le Prince, 75006 Paris, 프랑스
테니스장ㅣ테니스 아레나 @tennis_arena_official
테니스를 즐기는 지인들의 인스타그램에 시원한 파란색 테니스 코트 사진이 연달아 올라왔다. 롤랑 가로스의 주황빛 클레이 코트, 호주 오픈의 파란색 하드 코트도 아닌 이곳은 김포시에 위치한 테니스 아레나. 먼저 다녀온 사람들 말로는 폭신한 카펫에서 테니스를 치는 느낌이라고 한다. 이곳의 슬로건은 ‘성취를 위한 공간’. 모처럼 마스크를 벗고 테니스를 팡팡 치면, 온갖 스트레스가 휘발될 것 같다. 손현, 콘텐츠 매니저
∗ 김포시 월곶면 비석동로50번길 5
편집 숍ㅣ벨벳트렁크 @velvettrunk_official
성수동은 브루탈리즘이다. 폭력적일 정도로 마감을 하지 않은 그 동네 가게들은 2022년의 ‘인스타 힙’을 상징한다. 물론 나는 브루탈하게 시멘트 먼지가 날리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기에는 나이가 많다. 다만 Z세대의 힙이 브루탈리즘이라면 그걸 제대로 겪어보고 싶기는 하다. ‘벨벳트렁크’는 에크루에서 성수동에 차린 편집 숍이다. 좋아하는 일본 브랜드 아메카지 옷들이 브루탈하게 걸려 있는 꼴만 봐도 ‘이게 힙이지!’ 싶다. 김도훈, 영화 저널리스트
∗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길 25
재즈 바ㅣ올댓재즈 allthatjazz.kr
재즈는 술의 음악이다. 특히 재즈 라이브를 들을 때 술은 더욱 맛있다. 이 간명한 진리를 깨우친 곳이 1976년 한국 첫 재즈 클럽으로 오픈한 국내 최고最古 재즈 바 올댓재즈다. 하지만 이곳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지난해 영업을 중단했다. 올댓재즈 대표 진낙원 형님에 따르면 조만간 모처에서 영업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재즈 바 올댓재즈에서 다시 재즈와 술을 탐닉할 시간을 고대하고 있다. 이현준, 오디오 평론가
∗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27가길 12, 3F
영화제ㅣ무주산골영화제 @mujufilmfest
드디어 다시 열린다. 손꼽아 기다린 무주산골영화제가 6월 2일부터 6월 6일까지 개최된다. 벌써 10회 차를 맞이한 영화제는 이름 그대로 무주군 산골짜기에서 열리는데, 반딧불 축제와 함께 총인구 2만여 명의 무주군을 대표하는 소문난 잔치다. 어두운 극장이 아닌 청정 자연의 덕유산 숲 한복판에서 관객과 군민 모두가 부대끼면서 영화를 감상하는 소박한 분위기에 어서 빠져들고 싶다. 김나래, 매거진 <B> 시니어 에디터
∗ 전라북도 무주군 일원
서점ㅣ한권의 서점 @of.onebook
이제 나와 책의 거리두기도 종료할 때가 되었다. 갑자기 많고 무분별한 정보를 받아들이면 되려 체할 수도 있기 때문에 누군가 고심해서 추천해준 단 한 권이면 딱 좋겠다. 한권의 서점은 그런 공간이다. 느림, 소소함, 다양함. 이런 단어들이 떠오르는 서촌에 녹아 있다. 유명하지 않은, 나만 알고 싶은 단 한 권의 책만 시즌마다 펼쳐지는 곳. 책과 함께 경험하면 좋을 아이템도 곁들여두어 나의 세계가 단번에 확장되는 느낌이다. 강은비, 홍보 마케터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9길 24
LP 바ㅣ온그라운드 음 @onground_gallery
온그라운드 갤러리 지하에 자리한 음eum은 건축가 조병수 소장이 오랫동안 소장해온 1948년 미국 알텍 A5 스피커, 1928년 독일 필드코일 스피커 클랑필름 등 빈티지 오디오와 르 코르뷔지에 LC2, 임스 DCW 등 디자인 피스를 한데 모은 음악 바다. 이곳에서는 내가 최고의 DJ로 꼽는 을유문화사 정상준 편집 주간이 DJ를 담당한다. 내 음악 취향을 꿰뚫어보는 그의 기막힌 선곡 때문에 매주 이곳을 찾는다. 이현준, 오디오 평론가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10길 23, B1F
샴페인 바ㅣ금토일샴페인빠 @shabba_i
음악, 샴페인(그것도 아마 서울 최저가), 텐션 높은 직원들 덕에 매일이 파티 같은 곳. 금토일 3일만 운영하던 팝업 샴페인 바를 을지로와 한남동에 정식 오픈했다. ‘각 잡지 않고 즐겁게 마시는’ 공간의 의미가 더욱 넓혀지는 중. 돔페리뇽, 드라피에 등 하이 클래스 샴페인부터 저렴한 하우스 스파클링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고, 국내외 가리지 않고 치열하게 먹고 다닌 사장님의 경험이 녹아든 메뉴들 역시 쉽고 맛있다. 장새별, 스타앤비트 대표 · F&B 전문 기자
∗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34길 26, 2F 한남점
갤러리ㅣ타데우스 로팍 서울 @thaddaeusropac
현재의 예술 경향을 읽는 방법 중 하나는 갤러리에 가는 것이다. 타데우스 로팍은 파리에서 꼭 방문했던 갤러리다. 그래서 지난가을 한국에 개관했다는 소식에 무척 궁금했다. 박주환 건축가와 양태오 디자이너가 갤러리를 어떻게 연출했는지도 직접 보고 싶었다. 한국에서 도널드 저드, 요셉 보이스 등 현대 미술사의 한 획을 그은 작가들의 작품을 로팍의 시선으로 보는 것도 흥미롭지만, 현재 유망한 작가들의 작품을 보는 기회도 하나의 재미다. 고연정, 아트 프로젝트 그룹 아트팩트 총괄
∗ 서울시 용산구 독서당로 122-1, 2F
공항ㅣ인천국제공항 airport.kr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4층에 올라가면 난데없이 정자가 하나 있었는데, 지금도 있을까. 그곳에 앉아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취미였던 적이 있다. 하염없이 앉아 있다 집으로 돌아오면 마치 비행기를 타고 전혀 다른 곳에 도착한 기분이 드는 게 좋았다. 배가 고프다면 정자 옆 식당 ‘명가의 뜰’에서 식사를 해도 좋다. 오션 뷰도 아닌, 마운틴 뷰도 아닌, 시티 뷰도 아닌, 무려 활주로 뷰 한식당이다. 김지향, 세미콜론 <띵> 시리즈 편집자
∗ 인천시 중구 공항로 271
한식당ㅣ옛 향기 가득한 동인동 옛추억
아픈 곳도 없으면서 그냥 에구구 하면서 괜히 죽이 먹고 싶은 날 있지 않나. 그렇다고 희고 아무 맛도 나지 않는 그런 죽 말고. 그럴 땐 여기다. 찌그러진 노란 양은냄비에 한 가득 쌓인 버섯과 채소를 반쯤 익혀 건져 먹고, 남은 국물에 칼국수 면을 투하해 호로록 끓여 먹고, 그다음에야 드디어 먹을 수 있는 죽! 죽을 끓일 때 달걀만 빼달라고 요청하면 비건 친구와 함께 먹기에도 손색이 없는 곳. 고기 한 점 없이 호랑이 기운이 솟아난다. 김지향, 세미콜론 <띵> 시리즈 편집자
∗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156길 14
카페ㅣNNTT @nntt.coffee
연희동에서 머무르기 좋은 아담하고 소박한 공간. 그간 거리 두느라 작은 공간에 오래 머무르지 못했는데 이제는 카페 분위기만큼 다정해 친애하는 사장님과 활짝 핀 미소로 마주할 수 있겠지! 친구 둘 셋 모여 아이스 바닐라빈 라테, 각종 아이스 티를 마시며 쓸모없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를 무한히 나누고 싶다. 특히 이곳 사장님 손맛이 담긴 일품 아몬드 튀일을 곁들인다면 시간 가는 줄 모를 거다. 어린이, 반려동물 모두 환영하는 곳이다. 강은비, 홍보 마케터
∗ 서울시 마포구 연남로1길 70
박물관ㅣ영인문학관 @younginmuseum
문화부 장관, 서울올림픽 개·폐막식 연출자 그리고 우리 시대의 참된 어른이셨던 이어령 선생님께서 생전에 거주하신 공간이다. 평창동 언덕에 고즈넉이 위치한 자택은, 변변한 문학 박물관 하나 없던 실정에 대한 아쉬움을 담아 선생님 당신과 배우자 강인숙 여사의 이름에서 한 음절씩 빌려 영인문학관으로 명명 후 개관했다. 아직 선생님의 온기가 채 가시지 않은 이 계절, 많은 이가 한 번쯤 방문해봤으면 좋겠다. 정필규, <아이비스타일> 저자 · 패션 전문 바이어
∗ 서울시 종로구 평창30길 81
발효 카페ㅣ큔 @grocery_cafe_qyun
궁정동에 자리한 비건 카페. 지난 5월부터 74년 만에 청와대가 개방되면서, 조용하던 청와대 옆 동네가 갑자기 핫플레이스가 됐다. 낮에는 핫샌드위치와 구운 채소를 곁들인 발효 커리, 채소 수프 등을, 밤에는 매달 다른 셰프를 초청해 제철 재료로 만든 안주와 마실 거리들을 내온다. 최근에는 여름의 시작, 입하를 맞아 몸의 열을 내리는 팥미소, 큔의 비건발효버터커리를 선보이는 중이다. 이곳에서 다시 모여 그간의 안부를 주고받으면 어떨까. 손현, 콘텐츠 매니저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26길 17-2
테마파크ㅣ레고랜드 legoland.kr
눈이 오면 꽉 막힌 퇴근길을 걱정하며 우산을 챙기는 심드렁한 어른이 되었다. 그렇더라도 레고랜드의 대한민국 상륙 소식에는 마음이 들뜨고 엉덩이가 들썩거린다. 익스트림한 놀이기구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쫄보지만, 시원한 물줄기를 기꺼이 맞기 위해 우비를 챙기는 마음은 퇴근길 눈 예보를 듣고 우산을 챙기는 마음과는 분명 다르다. 옷이 젖을세라 걱정하는 마음이 아니라 물벼락을 각오하며 제대로 놀아보겠다는 심보다. 김지향, 세미콜론 <띵> 시리즈 편집자
∗ 춘천시 하중도길 128
도서관ㅣ무라카미 하루키 라이브러리 waseda.jp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타 공인 음악 애호가다. 그가 지난 2018년 자신의 책과 음반 1만여 점을 모교인 와세대 대학에 기증했다. 이에 건축가 쿠마 켄고가 설계해 ‘무라카미 하루키 라이브러리’가 탄생했다. 이곳에 그의 오디오 룸이자 집필실을 재현해놓았고 1층의 음악감상실에서 그가 기증한 LP를 감상할 수 있다. 일본의 코로나 쇄국 정책이 완화되면 누구보다 먼저 이곳을 찾아 하루키의 음악을 즐겨볼 생각이다. 이현준, 오디오 평론가
∗ 1-104 Totsukamachi, Tokyo, 169-8050, 일본
중식당ㅣ이태원 불꽃 @bulggotitw
불꽃에 처음 방문했을 때 단둘이 앉아도 충분한 너비의 테이블이 가장 인상 깊었다. 좁거나 낮은 ‘인스타 감성’ 테이블이 아니라, 온전한 식사를 위한 테이블은 얼마 만인가. 테이블이 꽉 찰 만큼 주문하라는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그러고 싶을 만큼 편안한 느낌이 좋았다.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된다면 마라떡볶이와 칭따오 조합을 강력 추천한다. 신생 가게지만 곧 긴 줄이 늘어서지 않을까 싶다. 반려견도 환영한다. 이기수, hap 대표
∗ 서울시 용산구 보광로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