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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표 바텐더들이 하이볼 만들 때 쓰는 탄산수 8

2022.08.05전희란

서울 대표 바텐더들은 하이볼 만들 때 어떤 탄산수를 쓸까?

김병건 at 바인하우스 @eric_in_house
Soda 샴페인처럼 섬세한 기포는 얼음을 만나면 재빠르게 사라진다. 반대로 굵고 거친 기포는 위스키 맛을 느끼기 어렵다. 강한 탄산 뉘앙스에 기포의 밸런스까지 훌륭한 탄산수 윌킨슨을 하이볼 만들 때 애용하는 이유다. 수십 년간 변치 않은 유리병으로부터 물씬 풍기는 레트로 감성까지, 윌킨슨이야말로 탄산수의 시작과 끝이 아닐까.
Favorite mix 라가불린 + 윌킨슨, 라프로익 + 윌킨슨처럼 스모키한 아일라 위스키와의 합이 탁월하다. 탄산수가 위스키 풍미를 한껏 살려주는 덕분이다.
Tips 얼음, 기주, 탄산수를 넣고 가볍게 한 번만 저은 다음, 같은 위스키를 톱 부분에 우아하게 플로팅해서 마무리하는 게 나만의 하이볼 팁. 서로 다른 스타일의 위스키를 플로팅해 만들면 훨씬 더 재미있다. 가령 올드파 베이스에 라가불린 플로팅이라든가.

 

 

이수원 at 숙희
Soda 태국의 창 소다를 자주 사용한다. 맛이 단단해 위스키 맛을 잘 살려주고, 실키한 탄산이 샴페인처럼 고급스러운 기포 감을 선사하는 까닭. 탄산이 더 강하고 가벼운 맛의 하이볼을 원할 땐, 특히 지금 같은 여름엔 태국 산 싱하 소다를 사용한다. 캔 소다는 자체 압력이 낮아 탄산 느낌이 적고 짠맛이 있어 지양하는 편.
Favorite mix 몽키 숄더와 창 소다 조합을 좋아한다. 창 소다를 넣어 몽키숄더 하이볼을 만들면 위스키로부터 짭짤한 맛, 다크 초콜릿 풍미가 올라와 니트로 마실 때보다 훨씬 퍼포먼스가 좋다. 오랫동안 사랑해온 조합이다.
Tips 위스키 하이볼의 킥은 얼음이 아닐까. 영하 10도에서 보관한 얼음을 꺼내어 표면을 탄산수로 목욕시키면 얼음 표면에 물 코팅이 생기는데, 이것이 얼음과 기주가 직접 닿지 않게 장벽 역할을 한다. 거기다 기주를 넣고 맛을 풀어내기 위해 여러번 저은 다음, 탄산수를 얼음에 닿지 않게 기주가 깔린 곳으로 낙하시킨다. 그렇게 하면 기포의 힘으로 자연스럽게 액체가 섞여 다시 스터 Stir 하지 않아도 된다.
바텐더의 일만큼이나 요리를 즐기는 푸디 이수원 대표는 매달 1~2회 타 업장에서 게스트 바텐딩을 진행한다. 8월 27일 연남동 홈스홈에서는 바텐더가 차려주는 따뜻한 밥상을 맞이할 수 있다.

 

 

신재윤 at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 모보 바 @mobo_bar
Soda 퀴닌 향이 첨가된 토마스 헨리 토닉 워터를 사용한다. 일반 탄산수보다 섬세한 기포가 매력적이고, 특히 목 넘김이 대단히 부드럽다.
Favorite mix 조니워커 블랙 레이블과 토마스 헨리의 조합을 좋아한다. 조니워커 블랙 블렌디드 본연의 맛과 청량감을 이 조합에서 더욱 본격적으로 느낄 수 있다.
Tips 기주인 스피릿과 잔을 냉장 혹은 냉동고에 칠링해두는 것도 맛있는 하이볼을 위한 또 하나의 팁. 정확한 계량이 어려울 땐 소주 한 컵 분량의 위스키를 하이볼 잔에 붓고 얼음을 꽉 채운 뒤, 소다수를 8부 채운다. 레몬 혹은 라임을 슬라이스해 올리면 간단히 완성.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모보 바에서는 테라스의 선선한 바람과 계절에 딱 어울리는 시그너처 칵테일을 선보인다. 한국식 마티니 와일드 펄, 인삼 시럽과 강렬한 압생트가 조화로운 알파인 토닉, 논알코올 칵테일 스파이스트 파인애플 3종.

 

 

임병진 at 참 @bar.cham
Soda 싱하, 창, 캐나다드라이 클럽 소다, 초정탄산수를 좋아하는데, 그중 하이볼을 만들 때 즐겨 쓰는 건 초정탄산수다. 어릴 때 성남일화 팬이어서(는 농담). 미네랄 뉘앙스가 강한 감이 있지만, 경쾌한 청량감이 먼저 고개를 드는 탄산수다. 다만 아쉬운 건, 같은 방법으로 만든 다른 탄산수보다 탄산의 유지력은 떨어진다.
Favorite mix 스파이시하지 않고 달콤 담백한 위스키와의 조합을 좋아한다. 이산화탄소가 지닌 쓴맛을 달콤한 바닐라 풍미가 상쇄해주기 때문이다.
Tips 믹싱 글라스에 먼저 얼음을 채운 뒤 실온의 위스키를 넣고 저어 온도를 떨어트리는 다일루션(희석)하는 방법을 선호한다. 이렇게 해서 시원하게 만든 위스키를 얼린 하이볼 글라스에 붓고 얼음을 피해서 소다를 따른다. 잔을 기울여 한쪽으로 조심스레 따랐다면 반대쪽으로 기주인 위스키가 위로 올라올 수 있으니, 잔을 세운 뒤 딸려 올라온 위스키를 섞기 위해 반대쪽으로 누르듯이 추가로 따른다. 그리고 나서는 최대한 터치하지 않고 빠른 속도로 마무리한 뒤 마신다.

 

 

손석호 at 소코 바 @soko_bar
Soda 위스키 하이볼을 만들 땐 윌킨슨 탄산수를 가장 선호한다. 물이 다 같은 물이 아니듯 탄산수를 차분히 음미하다 보면 탄산 가스의 맛을 느낄 수 있는데, 간혹 이 맛이 하이볼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윌킨슨은 상대적으로 그 맛이 덜해서 위스키 본연의 풍미가 잘 살아있는 하이볼로 완성할 수 있다. 게다가 탄산의 견고한 구조 감, 끝까지 유지되는 생생한 탄산의 힘이 멋지다. 다만 직구로만 구입할 수 있는 귀한 녀석이라 기본 하이볼에는 사용하지 않고, 윌킨슨의 특별함을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이들에게 내는 편.
Favorite mix 부커스와 윌킨슨 조합을 좋아한다. 부커스 버번의 강한 풍미를 지닌 탄산 방울이 꾸준히 올라와 풍미를 오래도록 느끼게 해준다.
Tips 탄산 느낌을 유지하기 위해 터치를 최대한 자제한다. 기주를 부은 뒤 잔과 얼음 사이로 탄산수를 따르면 굳이 바스푼으로 젓지 않아도 된다.

 

 

이지은 at 니트 바 @neat_bar
Soda 주로 유리병에 담긴 탄산수를 선호하는데, 위스키 하이볼로는 싱하 탄산수를 가장 즐겨 쓴다. 탄산 맛이 위스키의 알코올과 만나 날카로운 뉘앙스가 없이 위스키가 지닌 단맛을 끌어내 준다. 기포가 오래 유지되고, 병을 오픈한 뒤에도 스토퍼로 막아 두면 오래 탄산이 유지되어 버리는 양을 최소화할 수 있다.
Favorite mix 부드럽고 마시기 편안한 하이볼이 마시고 싶을 땐 글렌로티스 12년과 싱하 소다, 갈증을 빠르게 해소하고 싶을 때는 라프로익 10년과 싱하 소다를 섞는다. 두 위스키 모두 니트로도 훌륭하지만 하이볼로 만들 때 카카오, 캐인 슈가와 같은 단맛이 더 잘 느껴지고 향이 풍부해진다. 얼음, 탄산수를 섞어도 좀처럼 밍밍하지 않다.
Tips 탄산의 기포는 실온보다 차가운 온도에서 잘 유지된다. 온도 차가 큰 얼음과 만나면 탄산이 빠르게 날아가므로 냉장고에 차갑게 칠링해둔 탄산수를 사용한다. 얼음을 채운 잔에 위스키를 먼저 붓고, 충분히 저어 위스키를 차갑게 한 뒤에 탄산수를 글라스 벽을 따라 내려가도록 따른다. 위아래를 한 두 번 정도만 살짝 저어주면 충분하다. 그러나 아무리 잘 만든 하이볼이라도 가장 맛있는 순간은 첫 모금이다. 시간과 함께 탄산도 흘러가게 마련이니까.
니트 바에서는 여름 시즌에 맞춰 아드벡, 글렌피딕, 발베니 등 다양한 위스키로 만든 젤라토를 선보일 예정이다.

 

 

임재진 at 르 챔버 @le_chamber
Soda 홈파티를 할 땐 알싸한 맛에 매력적인 컬러를 지닌 피버트리 진저비어를 활용해 하이볼을 만든다. 피버트리 진저비어는 특유의 알싸한 맛에 컬러도 매혹적이라 칵테일파티의 흥을 돋운다.
Favorite mix 탈리스커 10년과 피버트리 진저비어의 조합. 바다의 짭짤한 풍미와 훈연 향이 진저 향의 탄산과 만나 매혹적이고 친근한 맛으로 완성된다. 아귀찜 등의 매콤한 해산물 요리와 아주 잘 어울린다.
Tips 잔은 냉동고에 넣어두어 칠링하고, 탈리스커와 피버트리 진저비어는 냉장고에 넣어둔다. 얼음을 가득 채운 차가운 잔에 탈리스커 10년 30mL를 따라 잘 젓고, 남은 공간에 피버트리 진저비어를 가득 채운다. 그런 다음 살짝 젓고, 라임 슬라이스를 림 부분에 살짝 원을 그리듯 돌린 뒤 잔으로 골인. 새콤한 라임즙이 입술에 지문을 그려 훈연의 무게감과 새콤한 산뜻함이 탁월한 조화를 낸다.
르 챔버의 이번 시즌 시그너처 칵테일은 계절이 내어주는 편안함과 우연한 만남 속 피어나는 즐거움을 컨셉으로 한다. 타바론 티 브랜드와 협업한 결과 탄생한 우아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티 베이스 칵테일을 맛볼 수 있다.

 

 

김도형 at 제스트 @zest.seoul
Soda 제스트에서는 제로 웨이스트를 지향하고 있어 탄산수를 포함한 모든 탄산음료를 직접 제조해 사용한다. 소다스트림 등 기계만 있다면 가정에서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자가 제조 탄산수는 플라스틱, 캔 등 쓰레기 배출을 하지 않는 게 가장 큰 장점이지만, 탄산을 주입하는 방식이라 탄산의 입자가 굵고 단단하며, 청량감이 도드라진다.
Favorite mix 아드벡 10 + 제스트 탄산수. 피트 위스키를 선호하는 개인적인 취향 탓도 있지만, 직접 만든 탄산수의 단단하고 청량한 탄산 뉘앙스가 피트 위스키 아드벡 10년과 만나 스모키 캐릭터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린다. 긴 여운을 지닌 하이볼을 즐길 수 있다.
Tips 위스키 본연의 풍미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무향 탄산수를 추천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진저에일과 같은 탄산음료에 레몬을 살짝 곁들여 편안하게 마시는 것도 선호하는 편. 고가의 위스키와 탄산수의 조합만이 맛있는 하이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위스키와 탄산수로도 얼마든 훌륭한 하이볼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 거기다 차갑게 냉장한 탄산수, 단단한 얼음, 탄산이 날아가지 않게 살포시 따르는 정성이면 더할 나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