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밤에 몽블랑의 별들이 스폿 조명처럼 켜졌다.
1906년 처음 몽블랑이 만들어졌을 때, 특유의 부드러운 별 모양 엠블럼이 지켜야 할 자존심, 잃지 말아야 할 상징성, 무수한 약속과 기대에 대한 책임감으로 이처럼 커질 줄 그들은 알았을까. 몽블랑으로 글씨를 쓰는 로맨틱하고도 우쭐한 즐거움이 하도 커서, 다른 탁월한 제품들이 자칫 잊힐 수 있다는 걱정은 괜한 거였다. 파리 패션 위크 기간 동안 아이코닉한 패션 역사 박물관인 팔레 갈리에라에서 열린 몽블랑의 신제품 컬렉션 ‘온 더 무브’ 론칭 행사를 본 후 든 생각이다. 6월의 파리는 눈만 돌리면 새롭고 반짝이고 예쁜 것들이 스폿 조명처럼 여기저기서 터진다. 이런 시기에 몽블랑은 신제품 여럿을 용감하게 내놨다. ‘온 더 무브’란 이름에서 짐작하듯 뉴 컬렉션의 키워드는 ‘움직임’이다. 어서 어디든 움직이라고 장려하고, 움직임이 쉽도록 도와주며, 더 우아하고 자신감 있게 움직일 수 있게 독려한다.
몽블랑식의 대담하고 새로운 ‘모빌리티’의 비전이다. 레더, 필기구, 커넥티드 테크 제품, 타임피스. 어딜 가든 필요한 제품이고 내 몸에 착 붙이고 다녀야 할 동반자일 이들은 몽블랑의 기술과 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해서 예쁘고 편하며, 고급스럽고 젠틀하다. 엠마 로버츠, 스텔라 맥스웰, 딜런 스프라우스, 조던 바렛과 존 코르타자레나 등의 취향 좋은 젊은 남녀가 이런 매력을 놓칠 리 없다. DJ Pee Wee라는 예명으로 공연하는 앤더슨 팩에게 환호하며 파리의 밤을 몽블랑과 함께 누린 건 당연한 얘기다. 온 더 무브 컬렉션에서 가장 먼저 얘기하고 싶은 제품은 ‘익스트림 3.0’. 몽블랑답기도 하고 몽블랑 같지 않기도 한 새로운 가죽 제품 컬렉션이다.
가죽 표면의 사각 그래픽은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이다. 엠블럼은 더 크고 명료하며, 잠금 장치인 M Lock 4810은 캐주얼하고 쾌활하다. 컬러는 시그니처 몽블랑 블랙과 브리티시 그린. 탄소 중화 태닝 공정, 재활용 섬유로 만든 안감까지 얘기하자면, 24시간이 모자라다. 이런 백팩, 도큐먼트 케이스, 엔벨로프 백, 더플백, 체스트 백과 다양한 스몰 레더 제품이라면 자기 전에 한 번 더 생각날 게 틀림없다. ‘몽블랑 서밋 3’는 스마트 워치다. 스마트 워치 하면 흔히 떠오르는 디자인은 아니다. 오히려 클래식하고 정교한, 도시 남녀의 데일리 워치에 가깝지만 기능은 퍼펙트하게 스마트하다. 최신 버전의 Wear OS by Google™을 통해 작동하고, 유용하고 자주 쓸 다양한 앱을 가득 담고 있다. 페이스 형태가 다양해 고르는 재미가 있고 카프 소재와 러버 소재 스트랩으로 아주 쉽게 교체할 수도 있다. 요즘처럼 경계 없는 생활이 일상화된 시절, 해외여행을 자주 가거나 화상 회의가 잦은 직업이라면 몽블랑 1858 GMT가 더 유용하겠다. 이 시계는 핸즈 없이 다양한 타임존의 시간을 직관적으로 확인하게 돕는다. 다른 도시의 시간 확인은 다이얼 바깥 테두리에서 움직이는 작은 빨간색 사각형이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몽블랑 스타워커 블랙코스모스 펜은 반투명 돔에 엠블럼이 동동 떠 있다. 작은 태양계 행성들, 아직 발견되지 않은 행성의 암석 표면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표면 처리도 독특하다. 물욕이 샘솟는다. 이번엔 그게 네 개나 된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겠다. 그렇지만, 몽블랑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