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쏟아지는 눈부신 낮과 거친 열기를 띤 밤. 카리브해와 인접한 마이애미는 세상에서 가장 핫한 파티 타운 중 하나다. 새로운 자금이 유입되면서 더 자유롭고 다이내믹해진 이 마법의 도시를 5가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마이애미식 환영
마이애미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어느 순간 그곳을 떠난 것도 항상 행운이라고 생각해왔다. 고향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과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방법에 대해 알게 된 건 떠나는 과정을 통해서였다. 마이애미는 나를 작가로 만들었고, 문장 안에 문장을 집어넣으려는 시도를 할 때마다 늘 마이애미가 묻어난다. 도시의 유명한 구아버가 들어간 파스텔리토, 어디선가 들리는 퍼커션 소리···. 이곳에서 자라면서 나는 열대 과일의 품질, 해변과 바닷물의 허용 온도 (따뜻한 목욕물보다 약간 낮음), 어디에나 착용하기 적당한 액세서리의 수 (정답은 한계는 없다는 것) 등에 관한 나름대로의 확고한 생각을 지니게 되었다. 사실 마이애미 덕분에 너무 높은 힐, 너무 밝은 차, 최악의 교통 체증 시나리오란 없다.
한동안 이곳은 그저 그렇게 변함이 없어 보였다. 작은 창문이 있는 동네 빵집에서 우리 가족은 수십 년간 일요일 아침마다 밀크 커피를 주문하곤 했다. 하지만 이곳을 떠난 이후로 집에 올 때마다 도시 곳곳이 완전히 달라 보인다. 더 많은 새로운 것, 더 많은 탐험할 것을 볼 수가 있다. 마이애미에 들를 때마다 가능하면 같은 곳을 계속 찾지는 않는 편이다. 번화한 버드 로드에 있는 빈티지 옷 가게 마이애미 트와이스를 제외하고는···. 이곳에서 나는 졸업 파티 드레스를 구입했다.
거리에는 여전히 볼링의 추억이 떠오르는 버드 볼, 란제리 앤 섹스토이 숍 플레이싱, 울트라존 레이저태그 오락실 등이 있다. 피융-피융-피융~ 울트라존은 레이저 건을 쏘아대면서 주말마다 10대 시절을 보낸 곳이다. 좀 더 어른이 되어 친구들과 함께 유명한 나이트클럽에 들어갈 수 있는 나이가 되기 전까지 말이다. 친구들은 마이애미가 시끄럽다고 말하지만, 주변을 지나는 차들이 틀어대는 흥겹고 소란스러운 스테레오 소리를 들으며 자란 나에겐 이곳 토박이인 래퍼 트릭 대디 Trick Daddy조차도 너무 조용하다고 느낄 정도다.
음악은 어린 시절의 침실 창문을 덜컹거리게 만들고, 매일 밤 소란스러움 속에 잠들게 했다. 그건 마이애미만의 베이스를 두른 자장가다. 어느덧 삶의 모든 면에서 시끌벅적함을 좋아하는 쿠바인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나는 마이애미 버전의 흥겨운 쿠바계 미국인이다. 뉴햄프셔에서 자란 쿠바인인 남편은 회색 스웨트 셔츠와 조용한 아침을 좋아하는 반면, 내 모닝 알람은 오토 폰 시라흐, 아프로베타, 글로리아 에스테판 등 올드스쿨 사운드트랙들이 쾅쾅 울려 퍼진다.
내가 느끼는 또 다른 마이애미 성향은 애정에 관한 것인데, 비행기나 차에서 내리는 순간 따뜻한 포옹처럼 온몸을 감싸는 습기가 애정을 충만하게 만든다. 공기 속에서 느끼는 친밀감은 누구라도 붙잡아 껴안고 싶어진다. 그래서인지 마이애미의 모든 인사에서 뺨에 키스하며 애정 표현을 곁들이는 게 빠지지 않는다. 마미타 Mamita, 미 아모르 Mi Amor, 미 시엘로 Mi Cielo 등 달콤한 애칭은 심지어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을 향해서도 쉽게 흘러나온다. 특히 마이애미를 처음 방문하는 경우라면, 당신을 두고서 ‘내 사랑’, ‘나의 천국’이라 부르는 도시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아마도 몇 번이고 계속 이곳에 들르고 싶어질 것이다.
특히 번화가의 빵집 앞에 멈추면 이런 인사들이 흔하다. 그곳에 들른다면 일단 셰이크 한 잔에 크림 같은 파파야의 달콤함에 빠져보길. 아니면 아무 과일 가게 앞에서나 차를 세우고 인생에서 가장 신선한 망고나 구아버를 맛보길 바란다. 그런 다음 볼링장에서 무모하게 공을 던지는 10대들을 보거든, 가서 내 소개도 좀 하고 뺨에 뽀뽀해줘도 좋다. 그리고 굿바이를 외치면 된다. 제닌 카포 크루셋 JENNINE CAPO CRUCET
아트 바젤을 넘어
마리아 엘레나 오르티스 Maria Elena Ortiz는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의 예술과 디자인 현장에 대해 묻자, 주저 없이 “마이애미는 핫해요!”라고 대답한다. “현대 미술계의 선두주자 중 하나죠.” 페레즈 미술관의 큐레이터인 오르티스는 로스앤젤레스나 뉴욕을 닮은 제2의 도시라는 인식을 거부한다. 그녀는 인상 깊은 헤르조그 & 드 뫼롱 건물에서 라틴, 카리브해, 블랙 아티스트의 작품들을 탐구 중이다. “다양하고 역동적인 진정한 문화의 중심지예요.” 오르티스는 팬데믹과 도시의 자유방임주의 정책으로 지난 몇 년간 새로운 군중(현금을 가상화폐로 전환하는 테크 전문가들을 포함)이 유입되었다고 말한다. 더욱이 아트 커뮤니티의 개방성은 가능성으로 이어지고, 비교적 저렴한 부동산과 결합되어 수많은 새로운 창조적 벤처가 이루어졌다.
작년 알라파타 지구에 문을 연 슈퍼블루 Superblue 체험미술 센터의 경우, 퍼니 하우스 개념과 블루칩 아티스트들의 설치 미술을 결합했다. 이렇게 순수한 정사각형 공간은 뉴욕에서 찾기 어렵지만 여기서는 쉽게 눈에 띈다. 안개가 드리운 우주 같은 곳을 걸어가거나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경외의 눈으로 감상하다가, 잉카 일로리 Yinka Ilori가 디자인한 무지갯빛 카페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슈퍼블루는 그 자체가 영구적인 설치 예술이다. 길 건너편에는 산업 공간이었던 곳을 건축가 안나벨레 젤도르프가 개축해 2019년에 문을 연 화려하고 현대적인 루벨 뮤지엄 Rubell Museum이 있다. 예술계가 마이애미 모델이라 부르는 대표적인 예인데, 대규모 공공 전시에서 기대할 만한 수준 높은 컬렉션들을 만날 수 있다. 마이애미와 플로리다의 새로운 자금은 대부분 캘리포니아 테크 분야에서 유입되었는데, 팬데믹 이후 1백80억 달러 이상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 이유는 명백하다. 디자인 마이애미 박람회는 비트코인을 받아들였고, 마이애미 히트 농구팀 홈구장은 암호화폐 거래소의 이름을 따 FTX 아레나로 개명했으니 말이다.
주요 지원을 받는 또 다른 기관은 매우 지역적인 뿌리를 갖고 인지도를 높이는 중이다. 전시회, 아트 클래스, 공공 프로그램, 스튜디오 레지던트 등을 운영하는 예술 비영리 단체 올리트 아츠 Oolite Arts는 마이애미 비치의 옛 건물을 매각하고 리틀 리버 인근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한다. 8천8백만 달러를 투자해 2024년에 오픈할 이 공간은 마이애미 지역 예술가들에게 관심을 집중시키는 동시에 디지털에 능통한 예술 소비자들을 위한 접근성을 돕는다. 이러한 부양책은 인쇄 제작, 회화, 사진 분야의 일일 워크숍 프로그램뿐 아니라 최근 사진작가 로스코 B의 쇼처럼 지역 재능에 더 초점을 맞춘 전시회들을 포함해 방문객들을 증진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다. 오로지 마이애미 예술가들을 위한 새로운 영구 컬렉션의 성장도 기획 중이다.
마찬가지로 마이애미처럼 관광 중심의 타운에서 호텔은 오랫동안 예술과 디자인을 위한 최고의 쇼케이스였다. 파에나 Faena 호텔은 정기적으로 설치 예술과 전시회를 열며, 야외 공간 자체는 특별 전시관이다. 호텔의 파에나 아트 센터 프로젝트 룸 역시 토니 켈리 Tony Kelly의 생생하고 관능적인 마이애미 비치 사진전을 포함해 다양한 전시 공간 역할을 한다. 퍼렐 윌리엄스가 지분을 갖고 있는 새로운 굿타임 호텔 Goodtime Hotel은 켄 풀크 Ken Fulk가 디자인한 행복 미학으로 가득하다. 2백66개의 객실에 사람들이 붐비는 유쾌한 공간으로, 레트로풍의 여러 카바나가 있는 루프톱 수영장 클럽도 인상 깊다. 또 마이애미 비치에 자리 잡은 리츠 칼튼 The Ritz-Carlton의 바가텔 레스토랑은 최근 프랑스 디자이너 샘 바론이 새로운 인테리어를 맡아 재오픈했다. 잎이 무성한 커다란 올리브 나무가 펼쳐지는 바도 갖추고 있다.
마이애미는 때로는 더 스펙터클한 화려함으로 압도할 수 있지만, Mr. C 코코넛 그루브 Coconut Grove 호텔의 경우에는 반대 방향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마르틴 브루드니스키 Martin Brudnizki와 로컬 건축 회사 아키텍토니카 Arquitectonica는 클래식한 야경 테마에 우아함을 덧붙여 마이애미 풍경에 경의를 표했다. “우리에게는 상반된 소비 문화가 있어요.” 오르티스가 말한다. “하지만 우린 또 지략이 풍부하죠. 때로는 현란함에 매력이 가려지기도 하지만, 우아함은 마이애미를 또 다른 의미의 특별함으로 만들어줍니다.” 댄 루빈스타인 DAN RUBINSTEIN
디너의 새로운 시대
마이애미 사람들은 요즘 근사한 요리를 잔뜩 기대하면서 외식을 나가지만, 항상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20여 년 전쯤 처음 이사 왔을 때, 음식들은 너무 펑크스러웠다. 당시 요리 순례자들이 주로 베르사유 레스토랑을 찾은 이유는 채를 쳐서 찢은 장조림 스타일의 쇠고기에 채소를 곁들인 로파 비에하 Ropa Vieja 등 정통 쿠바 음식을 먹기 위해서였다. 이후 어딘가에서 수입한 듯한 고급 레스토랑들의 물결이 일었고···. 사실 음식들은 흥미진진했지만 마이애미만의 요리라는 특별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이 도시는 경계를 허물면서 성장 중인 예술 및 디자인과 보조를 맞추어 자생적인 음식 문화를 발전시키기에 이르렀다. 마이애미 그 자체처럼, 새로운 요리 풍경은 광범위한 영향을 반영하고, 규칙을 변형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무엇보다도 이 도시의 음식 스토리를 장식하는 최근 페이지에는 대담한 맛과 콘셉트를 모토로 하는 소규모 레스토랑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최근까지 아버지 페르난도, 남동생 난도와 함께 MIA 마켓 푸드 홀에서 작은 노점을 운영했던 셰프 발레리 장 Valerie Chang을 예로 들어보자. 2020년 12월 가족은 디자인 지구에 40석 규모의 레스토랑 이타마에 Itamae을 열었다. 이타마에는 현재 베스트 레스토랑 목록 중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화려한 마케팅이나 과장된 디자인 없이, 조용하면서도 쿨하다. 오픈 키친에서 주로 페루 노란 페퍼와 회향을 곁들인 해산물 요리들을 선보인다. 장과 함께 새로운 셰프들은 기업의 요구를 거절해왔으며, 큰 꿈을 꾸면서도 작게 시작하고 섬세한 운영으로 유기적으로 변신하고 있다. 루시아나 지안그란디 Luciana Giangrandi와 알렉스 마이어 Alex Meyer는 타코 카트부터 시작해 부에나 비스타 지구에 24석짜리 레스토랑 보이아 드 Boia De를 열었다. 이들은 자신의 음식을 이탤리언으로 묘사한다. 두 사람의 혁신은 미묘하면서도 인상적인데, 전통적인 이탈리아 요리법을 변형해 스파이시 요거트와 피클, 그리고 프라 디아볼로 소스를 얹은 양갈비와 같은 요리로 서프라이즈를 선사한다.
비슷한 궤적을 따라 엘 베이글 El Bagel의 주인 매트슨 코체 Matteson Koche는 윈우드에서 손으로 롤링해 만든 베이글을 차로 배달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2018년 푸드 트럭으로 업그레이드한 후 2020년 봄에는 디자인 지구 북동쪽 MiMo(Miami Modern)에 베이글레리아 Bageleria를 오픈했다. 크림 치즈와 구아버 마멀레이드를 곁들인 쫄깃한 참깨 베이글은 언제나 긴 줄을 견딜 수 있게 만든다. 이렇게 소규모 레스토랑의 독특하고 특별한 메뉴들은 굳이 화려한 대규모 레스토랑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뜨거운 관심을 끌 만하다.
오늘날에는 알라파타 인근에서 남부 요리를 선보이는 로지스 Rosie’s의 셰프 아키노 웨스트가 마이애미 비치에서 이탈리아 북부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 오스테리아 모리니 Osteria Morini와 브런치 메뉴를 협업하는 건 드문 일이 아니다. 뉴욕시티의 마레아 Marea와 같은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을 비롯한 빅 네임들이 계속해서 마이애미에 가게를 차리고 있는 추세다. 지난 2년 간 수많은 레스토랑이 오픈했고 마이애미식 디자인, 맛, 느낌에 주목해 현지화를 시도 중이다. 쿠바식 정통 요리는 여전히 찾기가 쉽고 그럴 가치가 충분하지만, 더 이상 이 도시의 진정한 지역 게임은 아니다. 선택할 수 있는 다채로운 요리 풍경이 펼쳐지고, 지금은 온전히 마이애미에 있는 것만으로도 주목할 만한 맛있는 요리들을 즐길 시간이다. 닐라 도 사이언 NILA DO SIMON
해가 진 후
코로나19의 여파로 세계의 나머지 지역이 폐쇄된 동안에도 마이애미는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 많은 사람이 제약 없는 평행 우주로의 진입을 원했다. 기록적인 수의 방문객과 거주자들이 이 열대의 땅에 모여들었고, 아르데코 건축과 디자인 지향의 다운타운에 대한 새로운 욕망을 불어넣었다. 이러한 유입은 마이애미의 밤 문화에 활력을 불어넣고 분위기를 상승시키면서 화려한 신예와 전설들 모두를 유혹했다.
1990년대는 사우스 비치가 모든 것이었다면, 2000년대 후반까지는 미드 비치가 지배했다. 하지만 마이애미 나이트 라이프의 패권을 놓고 수십 년간 줄다리기가 계속되던 가운데, 최근에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했다. 인스타그램 친화적인 화려한 예술을 자랑하는 윈우드 아트 Wynwood Arts 지구다. 심야의 즐거움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레코드판을 틀어주는 단테스 하이파이 Dante’s HiFi인데, 프라이빗 파티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마이크로 바는 최대 50명까지 입장할 수 있다. 사람들은 다채로운 칵테일을 홀짝이다가 8천5백여 개의 레코드 컬렉션에서 DJ 리치 메디나 Rich Medina가 들려주는 음악 속으로 빠져든다. 1만 평방피트의 호텔에서 영감을 얻은 프리홀드 마이애미 Freehold Miami는 드높은 천장과 테이블이 인상 깊고, 더 브루클린 The Brooklyn은 3개의 범핑 바, 거대한 안뜰, 카페, 퍼포먼스 공간이 펼쳐지는 24시간 엔터테인먼트 콘셉트이다. 토요일 자정이 넘으면 보틀 서비스와 라틴 팝이 어우러지는 디스코테카 라 오트라는 여지없이 만원일 것이다.
마이애미의 또 다른 새로운 트렌드는 이른 저녁 식사부터 새벽 파티까지 논스톱으로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클럽 하이브리드다. 레스토랑에서 댄스홀로 변신하는 것은 새로운 개념은 아니지만, 전통적인 클럽 활동이 올드하거나 진부하게 느껴지는 마이애미 젊은이들 사이에선 인기가 높다. 그중 하나는 다운타운의 섹시 피시 Sexy Fish, 2015년 런던에서 처음 오픈한 이후 ‘디너를 위해 차려입는 것’이 다시 쿨해졌다. 바다를 테마로 해산물 요리를 서빙하며,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마이애미의 전초기지 같아 보인다. 아쿠아 빛의 유리 모자이크, 데미언 허스트와 프랭크 게리의 조각품들로 장식되어 있다. 시간이 흘러 칵테일 타임이 되자, DJ가 볼륨을 높이고 머메이드 댄서들이 등장한다. 의상을 갖춰 입은 공연자들이 흥을 돋우고 관객들이 합류한다. 그 결과는? 바닷속에서 펼쳐지는 거대하고 환상적인 파티다.
사우스 비치에서는 세인트 트로페즈 스타일의 바가텔 Bagatelle이 호화로운 프렌치 디너를 서빙한 후 샴페인, 폭죽, 테이블 톱 댄싱이 어우러지는 와일드한 클럽 파티로 정점을 찍는다. 반면 비교적 절제된 분위기의 루프톱 메디테르 아시안 MediterrAsian 레스토랑에선 공연 관람과 하우스 뮤직 등으로 마이애미의 패셔너블한 저녁을 장식한다. 마이애미는 나이트 라이프에 관한 한 미국에서 가장 트렌디한 도시일 수 있지만, 주변의 바들도 결코 스타일리함을 벗어나지 않는다. 오래된 바 중 하나인 맥스 클럽 듀스 Mac’s Club Deuce는 사우스 비치 심장부에 자리 잡고 있으며, 관광객이 많은 곳을 피하려는 현지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2023년에 30주년을 맞이하는 트위스트 Twist는 도시에서 가장 오래된 게이 바로, 1990년대 LGBTQ(성 소수자) 전성기를 떠오르게 한다. 칸막이나 드레스 코드도 없는 이곳은 셔츠 없는 근육질의 소년들, 드래그 퀸, 호기심 많은 숭배자들로 가득하다.
LIV와 E11EVEN 등의 초대형 나이트클럽은 도시 명소로서의 권위를 자랑한다. 미드 비치의 퐁텐블로에 있는 2만2천 평방피트의 최첨단 댄스 클럽인 LIV는 전 세계인을 환영하며 카다비와 드레이크 등이 즐겨 찾는 곳이다. 랩 댄스와 벌레스크 스타일의 공연을 볼 수 있는 E11EVEN의 경우, 2천 달러에서 1만 5천 달러 사이의 보틀 서비스 옵션이 있는 울트라 클럽이다. 이러한 클럽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리는 클럽으로 군림하고 있다. 현지인들이 말하듯이, 마이애미 스타일로 한 번도 살아본 적이 없다면 해가 뜰 때까지 이곳에서 즐겨보길 바란다. 사우스 플로리다의 또 다른 완벽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 폴 루비오 PAUL RUBIO
흥미로운 가게들
마이애미의 리테일 숍들은 대개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임대료가 저렴한 지구에 늘어선 소규모 가게들, 아벤투라나 발 하버의 세련된 디자이너 몰들, 허리와 가슴이 비현실적이고 우스꽝스러운 마네킹에 비키니를 디스플레이해놓은 사우스 비치 기념품 가게들이다.
하지만 마이애미 시내에는 진짜 마이애미만의 쇼핑 체험이 있다. 단지 쇼핑에 능통한 현지인으로부터 힌트를 얻을 필요가 있을 뿐이다. 링컨 로드를 예로 들어보자. 한때 사우스 비치에서 1마일 길이에 이르는 보행자 전용 거리에 늘어서 있던 기발한 상점들은 사라진 지 오래이고, 평방피트당 치솟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국내외 브랜드들로 대체되었다. 만일 여러분이 일요일에 들른다면, 거리의 서쪽 끝에 ‘링컨로드 앤티크 앤 컬렉터블 마켓 Lincoln Road Antiques and Collectibles Market’을 만날 수 있다. 10월과 5월 사이 한 달에 3회 정도, 약 1백 명의 상인이 주얼리, 빈티지 의류, 미드센트리 가구, 다채로운 장식품들로 쇼핑객을 위한 안식처를 마련해놓는다.
지난번 방문 때 나는 아프리카 마스크, 펩토 비스몰 레이스업 고고 부츠, 파도 색깔을 정확히 닮은 블루 유리 꽃병을 고를 수 있었다. 또 화창한 날씨와 운동을 좋아하는 문화 덕분에, 마이애미 사람들은 일 년 내내 조율된 몸매를 과시할 수 있는 비치웨어에 투자하고 있다. 적당히 노출할 수 있는 수영복은 호텔 부티크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도시의 컬러풀한 분위기에 맞게 커버업하고 싶다면 윈우드의 피투사 Pitusa로 향해야 한다. 레인보 컬러의 차르르한 맥시 드레스와 튜닉, 브레이드 장식의 유쾌한 폼폼 드레스 등은 해변에서 바 Bar로 직행하기에도 좋다.
마이애미 비치에서 열리는 12월의 아트 바젤은 도시 전역을 예술과 예술품으로 가득한 팝업 갤러리로 만든다. 하지만 디자인 제품을 구매했다가 반품할 기회도 고려하고 싶다면, 박물관의 기프트 숍들이 기다리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마이애미 다운타운의 페레즈 미술관(PAMM)의 열렬한 팬이다. 아이들을 위한 도시 테마의 크고 작은 컬러링 북부터 로컬 아티스트 케니 존스의 열대 빛깔 헤어핀(핑크와 녹색의 수박 조각, 밝은 옐로 바나나 등)에 이르기까지, 집으로 돌아갈 때 누군가를 위한 멋진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마이애미를 마이애미답게 만드는 사람들은 나처럼 카리브해에서 온 이들이 아닐까 한다. 소니아스 패티스 Sonia’s Patties에서는 자메이카 패티를, 에지워터에 있는 엔리케타스 샌드위치 숍 Enriqueta’s Sandwich Shop에서는 카리스해의 맛이 물씬 난다. 특히 6개의 구아버로 채운 파스텔리토를 맛보고 포장해가면 좋다. 또 섬에서 영감을 얻은 눈에 띄는 아이템을 구입하기 원한다면, 라 티엔데시타 La Tiendecita by Martha of Miami로 향한다. 뭘 구입하든 실패가 적은 곳. 주인 마사 발데스 Martha Valdes는 시그니처 제품인 쿠바 옷과 모자 등을 포함해 쿠바의 모든 것을 판매한다. 좀 더 클래식한 기념품을 원한다면 리틀 하나바의 라몬 푸이그 Ramon Puig에서 판매하는 남녀 모두를 위한 맞춤형 핀턱 구아야베라 셔츠를 택해도 좋다. 나만의 앙상블에 독특한 마이애미 스타일을 더해준다. 새라 그리브스-가바돈 SARAH GREAVES-GABBA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