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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텐트’ 어디까지 알고 있니, 체크리스트

2022.11.09도날드도

남성의 생리 현상인 ‘아침 발기’를 우리는 ‘모닝 텐트’라고도 부른다. 비뇨기과 입장에서 본 모닝 텐트의 이모 저모.

모닝 텐트는 틀린 표현이다?
⭕ 틀린 표현이 맞다. 엄밀히 말하자면, 발기는 아침 뿐만 아니라 밤 사이 여러 번 일어나고 이완 되기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부교감 신경계의 일부인 천골 신경(sacral nerve)이 발기를 조절하는데, 몸이 휴식을 취하며 스스로 치유하는 동안에 특히 더 활발한 활동을 한다. 부교감 신경계가 하는 대표적인 일은 소화, 노폐물 제거, 성적 각성 등. 남성이 잠들었을 때 부교감 신경계가 분주히 활동하며 발기를 야기 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의학적 의미로 구분 하자면 ‘모닝 텐트’라기 보다 ‘밤과 아침 사이’ 혹은 ‘야간 텐트’라고 부르는 것이 더 맞겠다.

모닝 텐트는 정력의 상징이다?
❌ 아니다. 아침 발기를 ‘3차 발기’라고도 하는데 이는 외부 자극이나 성적 충동과 무관하게 일어난다. 신체 접촉 등 자극에 의한 말초성 발기를 반사 발기 혹은 1차 발기, 성적 충동에 의한 중추성 발기를 2차 발기라 부른다. 따라서 3차 발기, 즉 아침 발기는 무조건 정력과 연관 짓기 보다 건강의 지표로 보는 것이 맞다. 아침에 발기가 잘된다는 것은 결국 남성 호르몬이 풍부하고 혈관이 건강하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과음과 흡연을 많이 하는 남성일 수록 아침에 ‘모닝 텐트’를 치지 않는 날이 잦을 수 있다는 것도 이와 일맥상통하는 얘기다.

성인만 모닝 텐트를 경험한다?
❌ 아니다. 유아를 포함해 전 연령대의 남성이 아침 발기를 경험한다. 심지어 남성인 태아도 엄마 뱃속에서 발기를 경험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는 ‘건강 상태’와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이다. 밤과 아침 사이, 발기가 이뤄진다는 것은 건강 상태가 양호하며 음경을 포함해 주변부의 신경계 및 혈액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성적 접촉으로 인한 발기와 다르기 때문이 모든 나이대의 남성들이 겪을 수 있는 일이다.

모닝 텐트를 치지 않으면 몸에 이상이 있다?
❓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모닝 텐트가 건강의 지표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몸에 이상이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성인인 남성이 아침에 일어나서 발기를 관찰할 수 없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REM 수면 상태가 아닐 때 깬 경우’를 들 수 있다. 이론상으로 남성은 수면 8시간 당 3~5번의 발기를 경험한다. 이때 일어나는 발기는 얕은 잠을 자는 REM 수면 상태일 때다. REM 수면 상태가 아니라 Non-REM 수면시 잠에서 깨면 발기 상태가 아닐 수도 있는 것.

모닝 텐트로 발기 부전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 맞다. 모닝 텐트의 추적 관찰을 통해 발기 부전 원인이 기질성인지 심인성인지 파악할 수 있다. ‘심리적 발기 부전’으로 통용되는 심인성 발기 부전은 직장이나 가정에서 극도의 스트레스 혹은 압박감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실제 파트너와 섹스를 할 때는 발기 및 유지가 어렵지만 아침에 일어나는 발기는 정상으로 나타난다. 반대로 기질성 발기 부전은 수면 중 혹은 아침에 발기가 일어나지 않으며 해부학적 조직학적 변화, 내분비적 변화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집중적인 치료를 요한다.

모닝 텐트의 원인은 따로 있다?
❌ 아니다. 현재까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다만 몇 가지 추측을 할 뿐이다. 낮에 뇌에서 발기를 방해하는 호르몬인 노르아드레날린이 방출되는데, 잠을 자는 동안 낮보다 적은 양이 방출돼 발기가 더 쉽게 일어날 수 있다는 이론이 있다. 또, 수면 중 테스토스테론 등 주요 호르몬이 생성되는데 혈액 속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수면 직후 가장 높다. 이로 인해 새벽이나 아침에 발기가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방광이 가득 차면 천골 신경을 자극해 발기가 유발될 수도 있다. 여러 요인으로 미뤄짐작할 뿐 뚜렷한 원인은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모닝 텐트는 음경의 자가 회복 과정이다?
⭕ 맞다. 자는 동안 발기가 강하게 되풀이 되면서 음경으로 혈액의 순환을 촉진하고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해준다. 결과적으로 음경 조직이 항상 건강하게 유지되도록 도와주는 셈이다. 발기 시 음경 혈류량은 평소보다 수 백배 높아진다. 혈류 속도 역시 20~30배 빨라진다. 음경 혈압도 정상의 4배까지 올라간다. 이런 역동적인 혈관 작용으로 음경에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고 건강해진다. 자는 동안 자연적으로 음경 건강을 회복하는 과정을 겪게 되는 셈이다.

 

에디터
글 / 도날드도(칼럼니스트)
사진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