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는 마셔보고 싶은데 종류도 너무 많고 가격도 비싸다고? 아무리 찾아봐도 어려운 단어들만 즐비해서 뭐가 내 취향인지조차도 모르겠는 위스키 입문자들을 위하여 하이볼로도 온더락으로도 딱인 입문용 위스키들을 추천한다. 블렌디드, 싱글 몰트, 버번까지 아주 쉽게 알려줄테니 잘 따라오자.
블렌디드 위스키
더 페이머스 그라우스ㅣTHE FAMOUS GROUSE
‘가난한 자들의 맥켈란’이라는 수식어가 있을 정도로 갓성비 입문용 블렌디드 위스키다. 향이나 맛도 무난하여 이미 스카치의 본고장 스코틀랜드를 비롯한 유럽에서 데일리 위스키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제품이다. 일례로 112세의 나이로 영국에서 가장 장수한 ‘그레이스 존스’라는 할머니가 생전 본인의 장수 비결으로 “매일 한 잔씩 마시는 더 페이머스 그라우스”라고 할 정도였으니. 믿거나 말거나 오늘부터 장수를 노리는 에디터 본인도 이미 한 병 구입해 둔 상태다. 그리고 1L짜리 위스키도 3만원 대에 구매가 가능하니 이건 뭐 안 살 이유가 없다. 2만원 대
블랙 보틀ㅣBLACK BOTTLE
앞서 소개한 더 페이머스 그라우스가 입맛에 맞지 않았다면 주목하자. 각자 취향에 따라 페이머스 파와 블랙보틀 파가 나뉜다. 부드러운 맛보다 강한 스모키한 맛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블랙 보틀을 추천한다. 반드시 좋아할 만한 피트 풍미가 가득 느껴진다. 심지어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조니워커 블랙 라벨을 저렴하게 먹고싶다면 이 블랙 보틀을 마시면 된다고 할만큼 블렌디드 위스키계의 가성비 끝판왕으로 알려져 있다. 이 위스키는 이름 그대로 까만 병에 담겨 있는 점이 독특하고 재밌어서 선물할 때도 인기가 좋은 편이니 연말 선물용으로도 괜찮다. 2만원 대
듀어스 12년ㅣDEWAR’S 12 YO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상 경력을 보유한 블렌디드 위스키다. 로열 워런트 ‘영국 왕실 인증’까지 받았다. 꿀 같은 단 맛과 말린 과일의 향이 부드럽게 느껴져 호불호가 딱히 없는 편이다. 어느 하나 튀는 맛이 없기에 파티나 집들이에 한 병 가져가서 여러 사람들이랑 함께 마시기에도 좋다. 블렌디드 입문 3대장이라고 불리는 조니워커, 발렌타인, 시바스 리갈에 비해 인지도는 떨어지나 미국 영화에서도 자주 등장할 정도로 이미 해외에서는 유명하다. 블렌디드 입문 3대장 조니워커, 발렌타인, 시바스 리갈을 경험해본 사람들이라면 듀어스도 한 번 마셔보는 건 어떨까? 5만원 대
싱글 몰트 위스키
스모키 스캇ㅣSMOKY SCOT
가성비가 엄청나게 뛰어난 싱글 몰트 위스키다. 스모키 스캇의 본고장 스코틀랜드에서도 32파운드(5만원 대)에 판매되는 위스키인데도 한국에서는 4만원 대에 구입할 수 있어서 오히려 국내에서 사는 게 더 저렴하다. 피트 위스키는 오래 숙성할수록 피트 향이 떨어지는 편인데 스모키 스캇은 5년 정도의 저숙성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피트 향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없던 후각도 생길 정도로 강렬하다. 거칠고 스모키한 피트 풍미를 경험해보고 싶은 피트 위스키 입문자들에게 추천한다. 4만원 대
글렌그란트 아보랄리스ㅣTHE GLENGRANT ARBORALIS
스카치 업계의 최고 장인 ‘데니스 말콤’이 만든 싱글 몰트 위스키다. 인지도나 가격대에 비해 품질이 굉장히 우수해서 이미 알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엔트리급(입문용)인데도 글렌그란트 특유의 화사한 꽃과 과일 풍미가 담뿍 느껴진다. 아보랄리스Arboralis는 ‘나무 사이로 비치는 빛’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한 모금 마셨을 때 정말 석양의 빛이 느껴지듯 황홀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위스키를 잘 모르는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할 때 함께 마시기에 이만한 위스키가 없을 걸. 5만원 대
탐나불린 셰리 캐스크ㅣTAMNAVULIN SHERRY CASK
‘이 가격에 이 맛이 난다고?’ 싶을 정도다. 싱글 몰트 위스키는 가격이 좀 나가는 편이라서 최소 10만원 대 정도는 돼야 어느 수준의 맛을 느껴볼 수가 있는데 유일하게 가성비와 가심비를 둘 다 잡은 위스키다. 굉장히 부드러워서 입에 계속 머금고 향을 즐겨도 부담이 없다. 싱글 몰트 위스키를 입문해보고 싶지만 가격 때문에 부담이 되는 사람들이 있다면 달달한 과일 향이 나는 탐나불린으로 시작해보자. 종종 행사를 하는 경우도 많아서 실제로 저번에는 마트에서 4만원 대에 구매를 한 적도 있다. 5만원 대
버번 위스키
에반 윌리엄스ㅣEVAN WILLIAMS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린다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버번 위스키다. 거기다 우리 나라에서도 출시 한 달 만에 1만 병까지 팔릴 정도였으니. 저렴한 가격에 비해 맛까지 훌륭해서 버번 애호가들에게도 높은 평을 받는다. 그리고 마트나 주류 판매점에서도 쉽게 구매가 가능해서 접근성까지 좋다. 가끔 1L 대용량 에반 윌리엄스를 판매하는 경우가 있으니 혹시 발견하게 된다면 당장 구매해서 마셔볼 것을 추천한다. 싸고 크고 맛있는 이 위스키를 어떻게 안 마시고 배겨. 2만원 대
벤치마크 넘버 8ㅣBENCHMARK NO 8
켄터키 스트레이트 버번 위스키다. 바닐라와 캬라멜을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단맛이 느껴지다가 마지막에는 스파이시함이 목을 자극한다. 그렇게 무겁지도 않으면서 버번이 가진 특유의 맛은 잘 보여주는 정석 위스키다. 버번 위스키의 맛은 궁금하지만 혹여나 내 입맛에 맞지 않을까봐 걱정되는 이들이라면 부담없이 벤치마크 넘버 8 으로 입문해보자. 설령 입맛에 맞지 않아도 괜찮다. 버번 위스키는 콜라를 타 먹으면 맛있다. 흔히 알고들 있는 ‘잭 콕’처럼 ‘버번 콕’으로 만들어 먹으면 금방 한 병을 뚝딱 비워낼 수 있거든. 3만원 대
와일드 터키 101ㅣWILD TURKEY 101
아무래도 버번 입문 3대장이라고 불리는 와일드 터키 101, 버팔로 트레이스, 메이커스 마크를 빼놓을 수가 없다. 그 중에서도 에디터의 취향인 와일드 터키 101을 추천한다. 3대장 중에 가장 개성이 강한 위스키다. 강력한 타격감과 쫀쫀한 맛이 ‘이게 버번이구나’ 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든 정도이니. 문제는 와일드 터키에 빠지면 50도 이하의 위스키는 앞으로 밍밍해서 못 마신다. 참고하자. 에디터 본인과 입맛이 다른 사람들을 위해 나머지 2대장들의 맛도 살짝 표현하자면 버번 위스키의 복합적인 풍미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버팔로 트레이스, 무난하고 달달한 버번 위스키로 입문하고 싶다면 메이커스 마크를 선택하자. 5만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