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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갈 필요가 없는 진짜배기 서울 오뎅바 맛집 4

2023.01.27정은아

시리도록 차가운 겨울 바람에 마음까지 꽁꽁 얼어붙은 애주가들의 마음을 녹이는 한 마디가 있다. “뜨끈한 오뎅탕에 술 한 잔 할래?”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다가도 당장 차를 돌릴 확률이 100%. 오뎅과 술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에디터가 선별한 오뎅바 맛집 TOP 4를 공개한다.

동꾼

가게 소개ㅣ혼술하고 싶은 사람도 데이트 장소를 찾고 있는 사람도 모두 주목하자. ‘동꾼’은 홍대, 합정, 상수까지 마포 주민들이 보석처럼 아끼는 이자카야다. 기본 안주로 미소(된장) 양배추 샐러드가 제공되는데 감칠맛이 폭발하는 이 된장 소스가 안주가 나오기도 전에 웰컴 맥주 한 잔을 금세 비워버리게 만든다. 오뎅모듬을 시켰을 때 나오는 치쿠와, 아츠아게 등 다양한 종류의 오뎅부터 쑥갓을 돌돌 감싼 베이컨은 마치 일본 영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극강의 비주얼을 자랑한다. 사실 이 곳은 모든 안주가 다 맛있지만 그래도 사이드 메뉴 딱 하나만 추천하자면 단골들의 필수 메뉴인 고구마스틱과 허니버터다. 감자튀김처럼 생긴 얇은 고구마스틱이 아닌 숭덩숭덩 썰어낸 두툼한 고구마스틱을 허니버터 소스에 찍어 먹다보면 설마 내게 고구마스틱 배가 따로 있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끊임없이 들어가니 당신의 고구마스틱 배를 확인하고 싶다면 반드시 주문해서 먹어보자.
추천 메뉴ㅣ오뎅모듬, 고구마스틱과 허니버터
주소ㅣ서울 마포구 동교로22길 19 1층 좌측 (17:00-24:00, 일요일 휴무)

린가네

가게 소개ㅣ신촌 현대백화점 뒷골목에 시부야 뒷골목 바이브의 스낵바가 있다고? 사실이다. 혹시 내가 서울 지하철을 타고 신촌역에 내린게 아니라 야마노테선을 타고 시부야역에 내린게 아닌가 착각할만큼 ‘린가네’ 외관부터 일본 바이브가 물씬 풍긴다. 문을 열자마자 큼지막한 오뎅 판에 종류별로 담겨있는 아름다운 오뎅들이 맞이해주는데 그 황홀한 자태에 입장부터 술이 마구 당기고 만다. 오뎅모리(오뎅모둠)는 혼술러부터 여러 사이드 메뉴와 함께 즐기고 싶은 손님들을 위해 1인 사이즈까지 준비되어 있다. 한 가지 꿀팁을 주자면 이 곳을 방문할 때는 절대 저녁을 먹지 마라. 여기는 점심 때엔 돈까스, 함박 스테이크, 카레 등의 메뉴만을 내세워 밥집으로 운영하는데 이미 근처 대학생들에게는 맛집으로 불릴만큼 상당한 퀄리티를 자랑하니 꼭 시켜 먹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괜히 본인처럼 2차로 방문했다가 작은 배를 탓하며 후회하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추천 메뉴ㅣ오뎅모리, 코돈부르
주소ㅣ서울 서대문구 연세로5길 2 1층 (11:30-23:00, 월요일 휴무)

하루노유키

가게 소개ㅣ네이버에도 구글에서도 그 어떤 대기업 플랫폼에 검색해도 지도에 안 나온다. 소개할까 말까 정말 고민 많이 했다. 하지만 어느 누군가가 슬픔은 나누면 절반이 되고 행복은 나누면 배가 된다 했었나. 그래서 모두의 행복을 위해 공개한다. 이 곳은 바로 주소없는 선술집 ‘하루노유키’다. 벽에 붙은 일본 영화 포스터부터 작은 소품들이 마치 도쿄 로컬 이자카야에 온 기분이 들게 한다. 오뎅 모리아와세를 시키면 자작하게 깔린 국물 위로 오뎅, 가리비, 무, 달걀, 물떡이 놓여진 커다란 접시가 나온다. 여기는 특이하게도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소세지도 두 덩이 얹어주는데 이 소세지가 정말 술을 술술 넘어가게 만드는 위험한 녀석이니까 조심하도록 하자. 핫한 연남동에 위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주부터 술까지 착한 가격을 보면 분명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먹고 마셔버리게 되니 부디 이 곳을 간다면 다음 날 스케줄을 몽땅 비워두는 걸 추천한다. (p.s. 경험담이다.)
추천 메뉴ㅣ오뎅 모리아와세, 햄카츠
주소ㅣ서울 마포구 연남로 15 1층 (17:00~01:00, 휴무 입간판 참고)

희로

가게 소개ㅣ연희동 도롯가에 뜬금없게 자리 잡은 ‘희로’는 상당한 내공을 자랑하는 오뎅바다. 가게 내부에 들어가면 직접 손으로 써붙인 메뉴들과 벽 한 칸을 가득 메운 아사히 맥주병들이 가히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을 연상케 한다. 이 곳은 무, 스지(소 힘줄), 오뎅, 두부, 달걀, 곤약 중 먹고 싶은 메뉴만 쏙쏙 골라 먹을 수 있어서 소식가들은 물론 2차 장소로도 제격이다. 같이 갔던 연희동 주민 친구가 여기는 무조건 무를 먹어야 한다고 하길래 “오뎅 먹으러 와서 무를 왜 먹어?”라고 말 한 마디 잘못 했다가 바로 무릎 꿇고 사죄했다. 달짝지근한 간장 양념을 한껏 머금은 달달한 겨울 무의 맛은 무를 왜 먹느냐던 본인같은 사람도 그 뒤로는 무를 먹기 위해 굳이 찾아올 정도로 엄청났으니까. 거기다 서울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부산 소주 ‘대선’마저 판매하고 있으니 이건 말 다 했다. 이제 앞으로 일본과 부산으로 여행을 가지 않아도 된다. 희로에 오면 여기가 일본이고 부산인데 뭐.
추천 메뉴ㅣ무우, 도테야끼
주소ㅣ서울 서대문구 성산로 325 1층 (17:00-24:00, 수요일 휴무)

에디터
글 / 정은아 (프리랜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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