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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부터 미국까지 새로 생긴 뉴 랜드마크 추천

2023.01.27전희란

느닷없이 등장해 도시의 얼굴을 뒤바꾼 뉴 랜드마크.

TÜRKIYE


급기야 이름까지 고쳤다. 터키는 갔고, 튀르키예가 왔다. 그리고 이스탄불은 예술의 허브로 환생하기 위한 오랜 숨 고르기를 했다. 마치 팬데믹을 예견이라도 했던 것처럼. 1969년 튀르키예 국립 오페라 발레단과 국립 극장의 메인 무대로 쓸 심산으로 지었던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컬처 센터(AKM)는 이전 건물을 모두 철거 후 완전히 새로운 얼굴로 장막을 걷었다. 2천 석이 넘는 오페라 하우스, 8백2석을 갖춘 극장홀, 4백10제곱미터의 갤러리, 홀, 레스토랑, 카페테리아, 북 카페 등은 다만 그 규모를 어렴풋 짐작하게 할 뿐이다. 이 안에서는 음악, 디자인, 아트, 연극, 그러니까 어떤 형태의 예술도 펼쳐진다. AKM재개관은 튀르키예 베이욜루 컬처 로드 프로젝트의 하나로, 이스탄불을 예술적으로 우아하게 여행할 수 있게 하는 거점으로의 까치발이다. 탁심 광장, 아타튀르크 공원, 갈라타 타워 등 이스탄불 유럽 지구의 주요 스폿을 이을 때 AKM이 있는 베이욜루 문화 루트가 훌륭한 징검다리가 되는 셈. AKM은 그동안 이스탄불 하면 번뜩 떠올렸던 여러 장면을 가뿐히 지울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이스탄불의 달라진 얼굴을 극적으로 목도하려면 이곳을 여행의 첫 장, 혹은 마지막 여정에 둔다.

NORWAY

©Munchmuseet

도시와 깊은 인연을 지닌 예술가의 이름을 당당히 건 미술관이 있다면, 반드시 여정에 추가하길 권한다. 예술가의 시선이라는 프레임으로 보는 도시는 더 농밀한 여행의 맛을 선물할지 모르니. 노르웨이는 뭉크의 고향이자 생의 대부분을 보낸 곳이다. 뭉크 뮤지엄은 팬데믹의 충격으로 모두가 절규하는 혼돈의 시기에 주소지를 바꾸어 새롭게 문을 열었다. 그 유명한 ‘절규’를 찾아 절규하는 관람객이 어찌나 많은지 미술관 홈페이지에는 ‘절규가 전시되어 있는 곳’을 친절히 안내하는 페이지도 갖춰두었다.

©Visit Oslo

‘절규’는 회화, 소묘, 판화 등 여러 시리즈의 작품이 존재하는데, 그중 8점이 뭉크 미술관에 있다. 미술관 4층에 1년 내내 걸려 있는데, 빛에 취약한 까닭에 작품 보호를 위한 명목으로 로테이션해 전시한다. 회화 작품 중 몇 점이 세상의 빛을 보는 동안 나머지 작품은 어둠 속에서 잠자는 식이다. 단지 이름값에 기대지 않는 참신한 기획력도 돋보인다. 2022년에는 뭉크를 감상하며 노르웨이 블랙 메탈 밴드 ‘사티리콘 Satyricon’의 음악을 듣는 매콤한 전시도 진행했다. 매주 수요일 저녁에는 6시부터 9시까지 무료로 입장할 수 있고, 홈페이지에서 미리 신청해야 한다.

SWITZERLAND

유로팔레.

팬데믹으로 유럽이 영락없이 셧다운되는 동안, 어쩐 일인지 취리히 한복판에는 ‘유로팔레 Europaallee’라는 거대한 도심 프로젝트가 마침내 공개되었다. 취리히 중앙역 바로 옆에 생겨난 프로젝트로, 질포슈트 빌딩에서 랑슈트라세 Langstrasse까지 이어진 쇼핑몰이다. 느닷없는 등장은 아니다. 2006년 9월 시민 투표를 통과했고, 2009년부터 2020년까지 차근차근 개발을 마쳤다. 레스토랑, 바, 카페, 2개의 광장, 설치 미술, 여러 카테고리의 숍이 들어선 풍경은 취리히의 힙스터들이 완성한다.

취리히 시립미술관 쿤스트하우스.

취리히를 대표하는 축제 푸드 취리히, 크리스마스 행사는 앞으로 이곳에서 열릴 참이다. 그런가 하면 취리히 시립미술관 쿤스트하우스가 덩치를 키우면서 스위스 최대의 미술관으로 환생했다. 프로젝트를 했다 하면 도시의 랜드마크를 바꾸는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키를 쥐었다. 에밀 뷔를레 컬렉션, 미들 규모의 특별전, 체험을 위한 퍼블릭 스페이스로 기능하는 입구 홀이 프로젝트의 키포인트다. 이곳이 진화하면서 미술관 주변으로 여러 문화 요소가 자석처럼 끌려와 하나의 아트 데스티네이션이 되었다. 이 곳에서 한나절을 보낸대도 결코 아깝지 않다.

AUSTRALIA


호주 역사상 최초의 대형 도시 재생 사업의 일환이자, 대규모 도시 재생 공간. 2023년 완공을 앞둔 바랑가루를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그러하다. 본래 컨테이너 터미널로 사용되다가 수십 년 동안 방치되었던 시드니 항만의 흉물이 새로운 랜드마크로의 데뷔를 앞둔 것이다. 시민 공원, 예술, 문화가 뒤섞이는 주상복합 용도의 바랑가루는 지하철역, 호텔, 문화 공간, 카지노, 아파트 건물이 있는 파크랜드로 채워진다. 특히 센트럴 바랑가루는 아트 갤러리, 야외 콘서트가 열리는 만남의 광장 역할을 하게 되며, 자연 보호 구역으로 다시 태어난 바랑가루 리저브는 1800년대 초기 산업화 이전의 자연 생태계를 다시 불러왔다. 게다가 샌드스톤, 재활용한 모래, 나무 부스러기 등 친환경 재료를 사용해 이곳을 건설했다. 역시, 호주답다. 아무런 계획 없이 바랑가루 지역에 갔다면, 시드니 도시 풍경이 시선의 끝에서 끝으로 펼쳐지는 전망대에 훌쩍 올라 다음 여정을 계획해봐도 좋겠다. 여기선 산책, 자전거, 러닝 등의 여러 방법으로 제 속도에 따라 도시를 탐미할 수 있다. ‘진짜 호주를 만날 시간, G’day’이란 호주 관광청의 새로운 글로벌 캠페인이 괜한 말로 들리지가 않는다.

USA

시르카 리조트 & 호텔.

새로움이 없는 라스베이거스는 상상해본 적이 없다. 팬데믹으로 잠시 주춤했던 라스베이거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이글이글 부활했다. 그럼 그렇지. 이 기괴하고 아름다운 환상의 도시는 본격적으로 어덜트를 위한 천국이 될 것 같다. ‘노키즈존’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라스베이거스는 원래 그런 도시인 걸. 최근 도시 최초의 노키즈 호텔 ‘Circa Resort & Casino’이 얼굴을 드러냈다. 라스베이거스 다운타운 프리몬트 스트리트 지역에 35층 규모로 우뚝 선 호텔은 7백77개의 객실과 2개 층의 게임 공간, 43미터의 대형 스크린으로 채워져 있다. 그 자체로 목적지가 되기에 충분한 호텔형 테마파크다. 성인만을 위한 복합 문화 공간 ‘아레아 15’도 팬데믹 기간에 등장했다. 총 4개의 다른 테마로 구획된 공간은 4천5백 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몸집이 거대하다. 그 밖에도 일론 머스크의 루프를 경험해볼 수 있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 대형 리조트 리조트 월드 라스베이거스, 기존 하드락 호텔 부지에 지은 버진 호텔 라스베이거스 등 새롭게 등장한 덩치 큰 건물들이 라스베이거스의 스카이라인을 천지개벽 수준으로 바꿔놓았다.

루마 호텔 샌프란시스코.

샌프란시스코 공항.

샌프란시스코에도 랜드마크가 될 만한 새 호텔들이 속속 등장했다. 그중에서도 샌프란시스코의 골든 게이트 브리지 전망이 차경으로 넉넉하게 들어오는 ‘LUMA hotel San Francisco’는 힙의 성지다. 루프톱 라운지에서 도시의 스카이라인과 주변 베이의 낭만적 풍경을 눈에 담으며 크래프트 칵테일, 스페셜티 커피를 꿀꺽 삼킬 수 있는 곳. 그런가 하면 골든 게이트 브리지 남쪽에는 낮고 드넓은 랜드마크가 하나 추가되었다. 고속도로 건설 폐기물 잔해가 나뒹구는 터널 꼭대기를 활용한 시민 공원 ‘터널톱스’가 주인공이다.

터널 톱스.

습지를 복원하고 원래 그곳의 지리적 개성을 반영한 데다, 바위와 나무 줄기 등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쌓아 올렸으니 이것이야말로 지속 가능성이 아니고 무어란 말인가. 골든 게이트 브리지의 풍경이 지척으로 걸리는 터널톱스의 피크닉 사이트에서는 바비큐도 경험할 수 있다. 그리고 하나 더.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단계적 프로젝트로 세계 최초로 성소수자 이름을 딴 하비 밀크 터미널을 완성해가고 있다. 이미 25개의 게이트가 추가로 열렸고, 2023년에 모든 국제선 터미널을 연결하는 작업만 남겨두고 있다.

NEW ZEALAND

©Te Pae Christchurch

팬데믹 기간 동안 가장 강경한 방법으로 빗장을 걸어 잠근 뉴질랜드는 어쩌면 2023년 가장 구미가 당기는 데스티네이션이 될지 모르겠다. 그중에서도 뉴질랜드 남섬의 관문, 크라이스트처치는 노련한 여행자에게도 새로운 발견이 될 것이다. 에너제틱한 도심 풍경과 고전적인 자연을 한 폭에 품은 뉴질랜드 간판 관광지. 2011년 대지진이 발생한 뒤 도시 재건 작업과 거리 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영특한 임기응변을 보인 이 도시는 강렬한 색감과 자유분방한 스케치의 벽화가 도시에 그려진 타투처럼 인상적이다. 최근 ‘테 파에 크라이스트처치 컨벤션 센터’가 등장해 도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데뷔를 마쳤다. 도심을 가르지르는 에이번강의 둑을 따라 세워진 테 파에 크라이스트처치 컨벤션 센터는 넉넉한 좌석을 갖춘 공연장, 레스토랑, 휴식 공간으로 채워져 있다. 빅토리아 공원도 지척에 있으니 접근성도 좋다. 거기다 ‘IF YOU SEEK’이란 뉴질랜드 관광청의 글로벌 캠페인 하에 여러 여행 테마로 제작한 영상이 2023년 6월까지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뉴질랜드 여행을 위한 새롭고 친절한 가이드가 될 것임에 분명하다.

QATAR

루사일 스타디움. ©foster+ Partners

카타르 월드컵은 막을 내렸지만, 월드컵이 남긴 흔적은 이곳에 머문다.오히려 점점 혼이 깃들어 이 도시를 예쁘게 기억하게 할 것이다. 카타르 월드컵의 결승전이 열린 루사일 스타디움은 2022년을 영원히 새길 뉴 랜드마크다. 거미줄처럼 섬세한 패턴으로 직조한 거대한 경기장은 금빛으로 반짝이는데, 그 자체로 설치 미술처럼 보인다. 실제로 ‘금빛 선박’을 표방한 이 작품은 건축 집단 포스터 + 파트너스의 솜씨다. 루사일 스타디움이 자리한 루사일 지역은 도하에서도 가장 힙한 동네로 꼽힌다.

반얀트리 도하.

도하 곳곳에 지난 1년 사이 새로 오픈한 호텔만 수두룩한데,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건축가와 실력자들이 모두 투입되어 실험의 장이 되었으니 고개를 치켜 들어 구경하는 것만으로 입이 쩍쩍 벌어진다. 묵지 않아도 좋다. 레스토랑, 바, 라운지는 호텔의 아이덴티티를 충분히 드러내니까. 주목할 만한 뉴 호텔 리스트를 열거한다. 반얀트리 도하, 풀만 도하 웨스트 베이, 안다즈 도하, 페어몬트 도하, 래플스 도하, 르 로얄 메르디앙 도하, 더 체디 카타라 호텔 앤드 리조트, 세인트 레지스 마르사 아라비아, 그리고 월도프 아스토리아 루사일.

피처 에디터
전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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