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or hate. 스코틀랜드 아일라섬의 거친 바다와 척박한 땅에서 만들어지는 피트(peat) 위스키는 그 별명처럼 호불호가 갈리는 장르다. 하지만 피트 스모크의 어둡고 우울한 매력에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어렵다. 결국 사랑하는 쪽을 택했다면 곁에 두어야 할 텐데. 가이드가 되어 줄 다음 리스트를 참고해보자.
아드벡 10년
가장 직관적인 피트 위스키를 경험하고 싶다면 아드벡 10년. 타오르는 모닥불에서 바닷바람의 소금기까지 아일라 위스키의 정수를 담았다. 헤비 피트로 처리되어 훈연 향이 아주 강한 편에 속한다. 텍스쳐는 가벼워서 피트 향이 더 날카롭게 다가온다. 색도 연한 편. 11만 원대. 가격은 모두 2023년 기준.
아드벡 우거다일
피트 위스키를 셰리 캐스크에 숙성한 셰리 피트. 아드벡 피트에 달콤함과 스파이시함 등 강한 캐릭터들이 부여되면서 새로운 밸런스를 창조한다. 텍스쳐는 더 무겁고 진한 편. 피트의 건조함, 셰리의 달콤 쌉싸름이 함께 뛰노는 매력이란! 52.4%의 고도수 위스키. 16만 원대.
라프로익 쿼터 캐스크
라프로익 10년과 비교해 쿼터 캐스크는 더 섬세하고 복합적인 풍미를 가졌다. 숙성 연수는 더 짧지만, 작은 오크통에서 숙성된 캐릭터는 더 짙은 우디함을 만든다. 라프로익 증류소의 요오드 같은 피트 향에 과실의 단맛, 마무리 플로럴 뉘앙스까지, 매력적인 보틀이 완성됐다. 10만 원대.
라가불린 16년
아드벡 10년과 함께 스모키함이 강한 편이지만 리치한 텍스쳐로 인해 느껴지는 피트 향은 꽤나 부드럽고 풍성하다. 무거운 텍스쳐 때문에 한층 더 깊은 호박색을 띤다. 전설적인 위스키 평론가 마이클 잭슨이 최고점을 부여한 피트 위스키. 20만 원대.
보모어 15년
탐스러운 캐러멜 색, 은은한 피트 스모키, 셰리 캐스크 숙성이 주는 달콤한 토피 향과 과실의 맛이 특징. 아드벡 우거다일보다 피트의 존재감은 약하지만 피트를 처음 경험한다면 시도해봄 직한 셰리 피트 위스키. 15만 원대.
킬호만 사닉
버번 캐스크 30%, 셰리 캐스크 70% 비중으로 숙성되는 셰리 피트 위스키. 두터운 피트 스모크 뒤에 단맛의 여운이 입안을 감싼다. 다른 셰리 피트보다 좀 더 거친 피트 향을 느낄 수 있다. 강렬한 캐릭터들의 복합적인 맛을 느껴보고 싶을 때 추천한다. 14만 원대.
부나하벤 12년
논피트 아일라 위스키의 대표주자. 부나하벤 12년은 오일리한 셰리 베이스에 솔티한 바닷바람, 아일라의 스모키를 한 스푼씩 더한 풍미다. 46.3%의 높은 도수로 피니시가 길게 남는다. ‘스모키’ 뉘앙스를 조심스럽게 경험해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 10만 원대.
블랙보틀
다음으로 가성비 라인업. 2만 원대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 위스키 전문가들도 인정한 극가성비의 스모키 위스키. 탄산수와 3:1 비율로 섞어 맛있는 스모키 하이볼을 즐겨보자.
탈리스커 10년
‘Made by the Sea’ 슬로건 답게 바다의 정취를 한껏 머금은 피트 위스키. 아드벡 10년보다는 부드럽고 라가불린 16년보단 날렵한 피트 향을 가졌다. 은은한 흙내음으로 마무리되는 것이 특징. 8만 원대.
보모어 12년
스모키한 첫인상 뒤에 이어지는 적당한 바디감, 다크 초콜릿의 달콤함, 시트러스 터치가 부드러움을 만든다. 조화로운 밸런스가 선사하는 반전이 이 위스키의 진짜 매력. 덕분에 피트가 어려운 입문자들도 금세 친해질 수 있다. 숙성 연수 대비 매우 합리적인 가격. 8만 원대.
일리악 캐스크 스트렝스
증류소, 숙성 연수, 캐스크 타입 등 원액 정보가 철저하게 비밀에 싸여있는 위스키. 물 타지 않은 캐스크 스트렝스(CS) 위스키로 58%의 도수가 주는 강렬한 타격감이 있다. 노을 지는 해변에서 즐기는 매운 캠프파이어가 연상된다. 11만 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