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순간 간담이 서늘해진다. 듣자마자 무서운 애인의 말과 그에 어울리는 답변.
🖤할 말 있어
듣는 순간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다. 저렇게까지 각을 잡고 해야 하는 말이라면 대체 뭘까? 갑자기 유학이나 이민을 간다든지, 투병 사실을 고백한다든지, 오래 숨겨온 비밀을 털어놓는다든지, 그동안 쌓아온 서운함을 토로하는 정도는 되어야겠지. 리액션이 고민되겠지만 침착하게 답변하자.
모범답안 ➡ “무슨 얘긴데? 긴장되잖아.”
상대가 분위기를 무겁게 만듦으로써 나 역시 긴장된다는 것을 알린다. 대화에 집중하고 있음을 알리는 것. 동시에 상대가 얘기를 꺼낼 때마다 ‘나 할 말 있어.’로 시작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얘기 좀 해
차게 식은 눈동자와 찬바람 쌩쌩 부는 대화 신청. 하던 일이 있다면 뭐라도 핑계를 대며 얘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싶다. 내가 사람들 앞에서 말실수를 했나? 나 때문에 불편한 일이 있나? 뭐 때문에 화가 났지? 어떤 대화던 늘 편안하게 나누는 우리 사이에 얘기를 따로 해야 할 일이 뭐가 있는 걸까.
모범답안 ➡ “그러자.”
“뭐 할 말 있냐?”거나 “갑자기 무슨 얘기야?”라고 되묻지 말자. 일단 소통의 문을 열어두자. 이때 상대의 애칭을 다정하게 부른다. 분위기가 한결 나아진다.
🖤나한테 할 말 없어?
일방적으로 쏘아붙이는 것보다 질문이 더 무섭다. 내가 뭘 잊어버렸나? 기념일인가? 듣고 싶은 말이 뭐지? 고마워인가, 사랑해인가, 미안해인가. 상대에게 특별히 할 말은 아무리 기억을 뒤져봐도 없는데… 당장 뭐라도 대단한 사건을 만들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된다. 나는 아무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은데 상대는 이미 분위기를 전체를 쥐고 있다.
모범답안 ➡ “사랑해?”
우선 굳은 분위기를 푼다. 당장 생각나는 게 없다면 사랑 고백이라도 하는 거다. 이때 상대가 그저 떠 본 거였다면 반대로 화를 내도 좋다. 사람을 가지고 놀아?
🖤나 생각할 시간이 좀 필요해
진짜로 시간이 필요하단 거면 얼마든지 줄 수 있다. 문제는 이 말이 헤어지기 전에 시간을 벌겠다는 건지, 나에게 서운한 일이 있어 벌을 주고 싶다는 건지 가늠이 어렵다는 것. 떨어져 있는 동안 온갖 상상이 머리를 지배해 불안하기도 할 거다. 그러나 남과의 관계란 애초에 힘들고 어려운 것. 침착하게 이 위기를 극복해 보자.
모범답안 ➡ “언제든 연락해도 좋아.”
생각할 시간을 가지되, 언제든 원할 때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전달하자. 내가 기다리고 있음을 알리기에도 좋다. 다른 상대가 생겨 데이트 시간이 필요하다거나 이별을 결정하고 정리할 시간을 갖는다면 어떤 말도 별 효과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