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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 정연 "청춘은 무서울 게 없는 것 같아요"

2023.02.23김은희

정연이 그리는 상향선.

트랙 재킷, 이자벨 마랑. 블랙 후디, 알렉산더 왕. 발라클라바, 와이씨에이치.

블루 티셔츠, 위크엔드 막스마라. 패턴 쇼츠, 쿠메. 시스루 패턴 원피스, 엠포리오 아르마니. 롱 블랙 워커, 포츠 1961. 볼 캡, 어썸니즈. 이어커프, 포트레이트리포트. 네크리스, 스와로브스키.

바시티 재킷, 앨리스앤 올리비아. 블랙 브라 톱, 쇼츠, 모두 나이키. 시스루 드레스, 프라다. 볼 캡, 어썸니즈.부츠, 지안비토로시. 이어링, 비올리나. 양말은 스타일리스트의 것.

핑크 원피스, 듀이듀이. 시스루 시폰 원피스, 방떼. 볼 캡, 프롬아를. 진주 네크리스, 비올리나. 체인 네크리스, 현케이.

니트, 구찌. 스커트, 포츠 1961. 첼시 부츠, 위크엔드 막스마라. 골드 네크리스, 모스키노. 양말은 스타일리스트의 것.

GQ 백핸드에 자신 있나요, 포핸드가 익숙한가요?
JY 백핸드. 저는 백핸드에 더 자신 있어요.
GQ 테니스 수련생답게 바로 알아들으시네요.
JY 프흐흐흐, 네. 배운 지 이제 7개월 정도지만.
GQ 백핸드 자세는 손 바깥쪽으로 공을 밀어치는 거라 포핸드 스트로크보다 힘이 떨어지기 쉽다던데요.
JY 오⋯, 이유는 모르겠지만 저는 백핸드 자세에서 좀 더 힘이 세고 좋아요. 더 잘 쳐요. 제가 왼손잡이인데 선생님 말씀으로는 테니스는 왼손잡이가 유리한 운동 중 하나라고 하더라고요.
GQ 테니스의 어떤 매력에 이끌렸어요?
JY 공 하나를 정말 세게 쳐야 하잖아요. 그게 너무 스트레스가 풀릴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해보니까 정말 그렇더라고요. 스트레스가 많이 풀려요.
GQ 정연 씨에게 “테니스란 공 하나를 정말 세게 쳐야 하는” 종목이군요?
JY 맞아요. 제가 손에 힘이 좀 없는데 테니스를 하면서 잘 알게 됐어요. 힘의 강약을. 힘을 어떻게 쥐었다 풀어야 하는지 알게 됐죠.
GQ 또 무엇을 배웠나요?
JY 먼저 뭐부터 배우냐면요, 라켓 잡는 방법부터 배워요. 그다음에는 포즈. 춤추는 것처럼 안무 비슷하게 외워야 하는 동작이 있거든요. 아, 이때 선생님이 춤춰본 사람들이 동작을 잘 습득한다고, 초보 중에서도 잘하는 편이라고 칭찬을 좀 해주셔서 거기에 또 열심히 하게 됐죠.
GQ 운동 실력이 좀 있는 편이다?
JY 정작 트와이스 멤버들 중에서는 제가 제일 안무를 못 외우지만, 으하하하. 안무 같은 ‘원 투 스리’ 동작을 배운 다음에는 선생님이 공을 밑으로 떨어뜨려줘요. 그 공을 치는 거예요. 이 공을 약간 앞에서 치는지 뒤에서 치는지, 빨리 치는지 늦게 치는지에 따라 공이 가는 방향이 다 달라요. 그런 것도 배우고⋯, 아직 배울 게 많아요.

니트 집업, 잉크. 니트 베스트, 보카바카. 테니스 스커트, 아미. 슈즈, 로저비비에. 이어링, 에스실. 네크리스, 현케이. 양말은 스타일리스트의 것.

GQ 배워도 배워도 잘 안 되는 것도 있어요?
JY 아직 서브를 잘 못 해요. 서브에 정말 약하거든요. 좀 더 잘하고 싶어요.
GQ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JY 서브를 잘하려면 공을 올릴 때 그 자리에서 똑같이 올려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공이 어디로 휘게 하지 말고 똑같이 한 방향으로 올려야 하는데 저는 공 올리는 게 항상 달라요. 계속 치다 보면 감각을 알게 돼서 쉬워진다고 하던데 아직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상대방과 주고받는 걸 랠리라고 하는데 그걸 정말 많이 해봐야 해요. 못해도 연습, 연습만이 살 길이에요.
GQ 흥미가 곧 식는 편은 아니고요?
JY 전혀요. 흥미 정말 많고요, 정말 재밌어요. 한 10분만 쳐도 온몸에서 땀이 나니까 너무 좋더라고요. 테니스는 3년 차까지는 초보래요. 초보는 벗어나야죠.

재킷, 셔츠, 타이, 모두 악토버31. 쇼츠, 나이키. 볼 캡, 보카바카. 이어링, 비올리나.

GQ 오늘 테니스장에서 꼭 촬영하고 싶었던 이유가 있어요.
JY 오, 뭐예요?
GQ 정연 씨가 건강 이슈로 트와이스 활동을 잠시 쉬었죠. 그러다 오랜만에 보게 된 정연 씨 얼굴, 땀에 젖은 민낯으로 환하게 웃고 있는 얼굴 사진 배경이 테니스장이었어요. 아마 정연 씨의 테니스 선생님이 SNS에 올린 사진일 거예요.
JY 아아, 맞아요! 와⋯.
GQ 혹시 이런 이야기들 금기인가요?
JY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렇지 않아요.
GQ 정연 씨의 그 시간들이 궁금했어요. 운동화 끈을 다시 묶는 시간이었을까? 이제는 다시 잘 여며 묶었을까?
JY 그 시간을 가지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이거였어요. ‘사람 마음이 정말 한 끗 차이구나.’ 내가 마음을 조금만 더 열어서 반대로 생각했으면 나는 이렇게 아프지 않았을 텐데. 그런데 그랬던 과정이 있어서 제가 다시 일어날 수 있었지 않았나 싶어요.
GQ ‘반대로 생각했으면’의 반대는 무엇이었어요? 그러니까, 정연 씨를 힘들게 만든 생각은 무엇이었나요?
JY 절 힘들게 했던 생각은 마음대로,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 내 몸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 그게 정말 힘들었어요.
GQ 물리적인 신체 움직임, 그 자체 말이죠?
JY 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그 생각을 그냥 부숴버리고, 그냥 해봤으면, 해보면 될 텐데. ‘그냥 좀 더 힘을 내서 움직여보면 괜찮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그땐 못 했던 것 같아요. 점점 좋아지고 나니까 그제야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GQ 그런데 조금 움직여보는 것, 그게 한 끗 차이라는 거군요.
JY 맞아요. 몸이 아플 때, 움직이기도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스트레칭이라도 해볼까?’ 이런 생각이라도 해보는 것 있잖아요.
GQ 갇힌 생각을 부순 건 어떤 계기였어요? 오랫동안 가만히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스스로 싫었나요?
JY 아뇨. 제게는 진짜 멤버들의 힘이 컸어요. 멤버들이 다시 일으켜줬어요. 정말 멤버들이 너무너무 소중해요. 제게 “힘내, 할 수 있어” 이런 이야기는 절대 안 했고요, 그냥 항상 찾아와줬어요. 전화해서 오늘 이런 일이 있었다 이야기해주고, “여기 갈 건데 같이 갈래?” 끄집어내주고.
GQ 오히려.
JY 네, 오히려. 어떠한 말 대신, 그냥, 저를 믿지 않는 친구가 한 명도 없었어요. 전부 저를 믿어줬고, 저를 기다려줬고, 그래서 원래도 그랬지만, 멤버들과 더 끈끈해지지 않았나 싶어요.
GQ 그 시간을 저는 신발 끈을 다시 묶는 시간이라고 표현했는데 정연 씨에게는 어떤 시간이었어요?
JY 저한테는⋯ 취미를 찾아준 시간. 그러니까, 저는 쉬면서 이것저것 많이 해본 것 같아요. 말 그대로 움직이는 일을 많이 해봤고, 그래서 테니스를 취미로 시작하게 됐고, 그러다 보니 ‘어? 내가 역동적인 걸 좋아하네?’ 하면서 서핑도 해보게 되고, 스노보드도 배우게 되고, 취미를 많이 찾았어요. 그래서 진짜 취미를 찾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GQ 즐기기 위해 하는 일을 취미라고 하죠.
JY 정말요. 제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움직여서 즐겨보는.

재킷, 셔츠, 타이, 모두 악토버31. 볼 캡, 보카바카. 이어링, 비올리나.

GQ 3월 10일에 공개되는 트와이스 미니 앨범 12집의 힌트가 ‘Our Youth’예요. 정연 씨가 정의하는 젊음은 어떤 모양인가요?
JY 무서울 게 없는 것. 제가 생각하는 청춘은 무서울 게 없는 것 같아요. 일단 하고 싶으면 해보잖아요. 무서워하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고. 그게 젊음, 청춘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GQ 정연 씨에게는 지금이 그런 젊음의 순간들인가요?
JY 아직 좀 더 무서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쉬는 동안 삶에 대해서 무언가 생각을 많이 하게 됐는데, 인생은 성공과 실패가 아니라 성공과 과정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는 지금 하나의 과정을 지나고 있지,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지, 그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GQ 지난해 기록해둔 작은 소망 두 가지가 지금은 어떤 과정에 있을까, 그렇다면 궁금해지는데, 먼저 겨울 캠핑. 겨울 캠핑 했어요?
JY 다녀왔어요! 친언니 승연 언니랑, 제가 ‘당근’에서 텐트도 구입해서 다녀왔어요. 갖고 싶은 면 텐트가 있었는데 당근에 딱 올라온 거예요.
GQ 오두막처럼 생긴 텐트 말이죠? 직거래했어요?
JY 오, 그런 텐트 맞아요. 어떻게 아세요? 네, 직거래했어요. 당근 애용하는데 지금까지 저를 한 번도 알아보신 적이 없어요.
GQ 꽁꽁 가려서 그런가?
JY 아뇨, 그렇지도 않은데 원래 당근 하시는 분들은 얼굴을 잘 안 보고 물건을 유심히 봅니다. 물건을 잘 봐야 해요.
GQ 하하하하. 그래서, 겨울 캠핑은 성공적이었어요?
JY 유튜브 영상에서는 한 사람이 텐트를 20분 만에 치던데 저는 한 시간 넘게 걸린 것 같아요. 면 텐트가 무겁더라고요. 언니는 또 캠핑이 처음이니까 제가 혼자 해보겠다고 했죠. 완전 애먹었어요.
GQ 텐트 다시 팔아버렸어요?
JY 아뇨, 아뇨. 절대, 절대. 프흐흐흐. 텐트는 되게 따뜻하고 예뻐요. 겨울 지나면 또 가야죠.
GQ 나를 좀 더 사랑하자고, 자존감을 높이자던 목표는요?
JY 그건 아직 이루진 못 한 것 같아요. 이루진 못 했지만, 나아가는 중이에요.
GQ 과정이군요.
JY 과정이에요. 음⋯, 그래프? 그래프 같아요. 그래프는 올라갈 때도 있고, 떨어질 때도 있고, 또 같은 자리에서 계속 나아갈 때도 있잖아요. 그런데 그래프라는 것에는 끝이 없잖아요. 그렇죠?
GQ 끝을 내지 않는다면요.
JY 네. 끝내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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